"전공의 줄이고 호스피탈리스트로 메우고…맞는 길인가"

발행날짜: 2015-10-17 05:59:28
  • 신경외과학회 임영진 이사장 "실제 수련 현장과 괴리감"

"전공의 수련은 의료계의 미래가 달린 일입니다. 눈 앞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이리 저리 땜빵 정책을 지속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에요."

대한신경외과학회 임영진 이사장(경희의료원장)은 16일 더 케이 호텔에서 개최된 추계학술대회에서 수련제도 개편안에 대해 이같은 의견을 내놨다.

전공의들의 수련환경을 개선하는 것은 분명 필요한 일이지만 무작정 근무 시간을 줄이고 정원을 쳐내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임 이사장은 "정부의 전공의 정원 감축 정책으로 신경외과 전공의 수가 115명에서 89명으로 줄어들었다"며 "하지만 현재 의료 현실을 감안할때 적정 수요는 125명 규모"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대로 가면 10년, 20년 후에는 신경외과 전문의가 모자라 뇌수술을 받기 위해 하염없이 기다리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며 "단순히 몇 년앞을 내다보고 정원을 쳐내는 것은 옳지 않은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전공의 80시간 근무제를 골자로 하는 수련제도 개편안 또한 칼로 자르 듯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실제 수련 현장과 괴리감이 크다는 것이다.

임영진 이사장은 "많은 전공의들과 얘기를 나눠봤지만 상당수가 수술방에 한번이라도 더 들어가고 싶어하고 더 많은 환자 케이스를 보고 싶어했다"며 "하지만 모든 진료과목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다보니 이러한 기회를 잃고 있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당장 전공의들의 몸은 편하게 할 수 있겠지만 외과 계열은 수련 자체가 불가능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련환경을 개선하고자 한다면 실제 수련 형태와 방법, 문제를 면밀히 살펴 진료과목별로 적절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런 측면에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의 대책으로 거론되는 호스피탈리스트 또한 고민해 봐야할 문제라는 것이 임 원장의 설명이다.

과연 호스피탈리스트가 전공의 수련환경에 도움이 되는지, 의료의 질 향상과 병원 경영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

임 이사장은 "전공의 정원을 쳐내고, 근무시간을 칼로 자른 후에 이 구멍을 메우려 호스피탈리스트를 넣는 것이 올바른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며 "실제 호스피탈리스트를 도입한 병원들에 나이가 환갑이 다된 의사들이 지원하고 있는 현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학회들은 호스피탈리스트를 하고 싶어 하지만 모든 병원들은 이를 부담스러워 하는 부조리 또한 현실에 맞지 않는 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정부 정책을 마냥 부정하기 보다는 실제 현실을 알려 정책이 올바르게 적용될 수 있도록 학회가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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