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제약 정책은 땜빵 수준에 불과, 시장환경 조성이 핵심"

손의식
발행날짜: 2015-10-26 16:04:08
  • KERI 윤상호 연구위원 "'리베이트는 현행 약가제도 부산물' 인식 필요"

제약산업이 기대수명, 사망률, 신체조건과 같은 국민의 삶을 질적으로 개선시켜 국민소득을 증가시키는데 기여하는 등 국민경제의 발전을 모색하는 중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 공공정책실 윤상호 연구위원은 26일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한국제약협회 창립 70주년 특별 강연을 통해 '우리나라 제약산업의 사회적·경제적 기여도'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제약산업은 기대수명의 증가와 같은 건강 증진에 기여뿐 아니라 산업적 측면에서 미래 경제성장동력으로 발전할 잠재력이 가장 높은 산업 중 하나이다.

윤상호 연구위원은 "한국경제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의료산업에 대한 규제가 완화된다면 생산유발효과가 2020년 기준 62조 4000억원, 약 29만명의 고용유발효과가 추정되고 있다"며 "그러나 이같은 결과는 의료서비스산업 중심의 분석 결과이며 제약산업 자체만의 잠재적 산업역량의 추정 및 평가는 미진하다"고 밝혔다.

특히 제약산업의 사회적·경제적 기여도를 정확히 측정하고 분석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작업이라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윤 연구위원은 "제약산업이 경제·사회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경로는 매우 다양하고 상호적으로 연관돼 있어 모든 경로를 다각면에서 함께 살펴보는 분석은 중첩과 중복되는 상호적 경로를 통해 그 기여도가 과대평가하게 된다"며 "또한 모든 경로를 구별하고 식별하기 위한 적절하고 적정한 방법도 부재하다. 하지만 정확한 사실은 제약산업의 목적과 역할이 국민을 질병으로부터 해방시키고 건강한 삶을 오랫동안 영위하도록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따라서 제약산업의 사회적·경제적 기여도는 첫째 기대수명, 사망률, 사망확률, 신장 등 건강과 수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그리고 둘째 이러한 건강과 수명에 대한 영향이 인적자본이라는 생산요소의 생산성을 개선시켜 경제발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두가지 단계라는 단면적 경로를 설정해 살펴보는 것이 가장 적합하고 적정한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제약산업이 건강과 수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와 관련해 의료비지출이 대표적 지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윤 연구위원은 "지난 2세기 동안의 괄목할만한 건강과 수명의 증진의 요인으로 많은 연구들은 영양의 개선에 따른 생활수준의 향성, 공공 보건 환경에서의 개선, 그리고 의학적 발전을 제시하고 있다"며 "이러한 요인들을 총괄적으로 요약할 수 있는 대표적 지표가 의료비지출"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의료비지출 중 상당부분이 의약품지출로 구성돼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우리나라의 경우 의료비지출 중 상당부분이 의약품지출로 구성돼 있다. 의약품 지출은 국민의료비의 20.8%를 차지하며 OECD가입국의 평균인 16%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에 도달해 있다"며 "따라서 의료비지출과 각종 건강과 수명지표의 관계를 살펴본다면 간접적으로 제약산업이 건강과 수명의 증진에 어떠한 영향을 미쳐왔는지를 살펴보게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를 직접 사망률, 기대수명과 같은 건강지표와 연결해 관계를 파악하는 데에는 두 변수간 비선형적 관계가 성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여러 통계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한계를 제시했다.

윤 연구위원은 "소득이 낮은 시기에 의료비지출이 건강증진에 가지는 영향은 매우 큰 반면 소득이 이미 높은 시기에 의료비지출이 건강증진에 가지는 영향은 매우 낮아지기 때문에 두 변수간의 직접적 관계를 보여주는 선형적 상관관계는 두 변수간의 관계를 왜곡시키게 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비선형적 관계를 고려해 두 변수간의 관계를 살펴보면 의료비지출이 사망율을 감소시키고 건강증진에 기여를 해왔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윤 연구위원의 주장이다.

그는 "실증분석을 실행해 본 결과 우리나라에서 의료비지출을 1% 증가시킬 때 사망률이 약 0.15% 감소한다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며 "물론 사망률이나 기대수명이 건강과 수명을 측정할 수 있는 유일한 지표가 아니며 신장과 같은 신체변화와 의료비지출과의 관계를 살펴볼 수도 있으며 실증분석 결과, 유아시기 의료비지출의 확대로 인해 우리나라 고등학생의 평균시장이 커지고 신체 발육이 개선됐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건강과 수명의 개선효과는 경제발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그는 "인적자본의 질적 개선을 나타내는 지표인 기대여명의 증가가 우리나라 1인당 GDP의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물론 두 변수간에도 비선형적 관계가 나타나고 있어 이 부분을 통제하고 실증분석을 수행한 결과 기대수명의 1% 증가가 소득 3~4%의 증가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확인 할 수 있었다"며 "이는 건강과 수명의 개선효과가 경제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미를 갖는 결과"라고 덧붙였다.

그는 의약품지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의료비지출이 증가할수록 기대수명이 증진된다는 점에 비쳐볼 때, 제약산업이 국민의 삶을 질적으로 개선시켜 국민소득을 증가시키는데 기여하고 이는 국민경제의 발전을 모색하는 중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상호 연구위원은 "의약품지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의료비지출이 증가할수록 기대수명이 증진되고, 사망율은 낮아지며, 또한 국민의 신체조건이 개선되고 있다"며 "이러한 영향은 우리나라의 주요 생산요소인 인적자본이 제약산업의 기여로 인해 개선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기대수명의 증가 혹은 사망율의 감소와 같이 인적자본의 개선을 나타내는 지표의 변화로 인해 우리나라 국민의 소득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약산업의 사회적·경제적 기여도는 두가지 연결고리를 종합할 때 확실하게 드러나게 된다"며 "제약산업은 기대수명, 사망률, 그리고 신체조건과 같은 국민의 삶을 질적으로 개선시켜 국민소득을 증가시키는데 기여하고 이는 국민경제의 발전을 모색하는 중요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제약산업이 국민의 삶과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한다면 산업적 활성화가 미칠 수 있는 영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제약산업에 적용되는 약가산정제도 등 각종 정책들은 산업적 활성화가 아닌 의료재정에 대한 영향을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접근방식 및 시각을 조금만 바꿀 수 있다면 제약산업의 사회적 및 경제적 기여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정책 입안자는 산업적 특성에 기인해 정책을 따지지 말고 시장환경을 제대로 조성하는 정책일까하는 점을 생각하고 추진해야 한다"며 "정책적 접근이 아닌 제도적 접근방법을 취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리베이트 등의 문제는 현행 약가산정제도의 부산물이지 시장 경쟁의 부산물이 아니라는 인식이 필요하다"며 "또한 산업적 특성에 기인한 정책은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지금과 같은 제도로는 어떻게든 땜빵일 수 밖에 없다"며 "생산적 경쟁이 가능하고 자생적 시장질서가 확립될 수 있는 시장환경의 조성이 가능할 때 사회적 및 경제적 기여도가 극대화된 제약산업으로 도약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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