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자단체 "수가협상 기한 내 마무리, 건정심 안 간다"

발행날짜: 2016-05-10 05:01:59
  • 위원장 바뀐 건보공단 재정운영위, 공급자 "밴딩 공개해라" 압박

2016년 의약단체별 요양급여비용 협상(이하 수가협상)을 앞두고 큰 변화를 꼽자면 바로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운영위원회(이하 재정운영위)의 개편이다.

재정운영위는 의약단체의 수가인상 폭을 결정하는 핵심 키를 쥐고 있는 협의체.

건보공단이 매년 진행하는 환산지수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추가 재정 분(수가 밴딩 폭)을 논의,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재정운영위에 최근 중요한 변화가 생겼다.

그동안 재정운영위를 이끌던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정형선 교수가 보건복지부 산하 건강보험정책심의원회 합류로 위원장직을 사퇴한 것이다. 이를 대신해 조재국 교수(동양대 보건행정학과)가 합류, 위원장직을 수행키로 했다.

재정운영위 개편을 바라보는 공급자단체들은 내심 기뻐하는 분위기다.

공급자들의 수가인상론에 대해 그동안 신중론을 펼쳐왔던 정형선 교수와 달리 새롭게 위원장을 맡은 조재국 교수는 공급자들에게 우호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조재국 교수는 재정운영위 위원장 임명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공급자 일방적인 희생 아래 수가협상이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시사하기도 했다.

특히 공급자단체들은 이번 수가협상으로 삼아 그동안 끝없이 주장했던 수가 밴딩 폭 공개를 이뤄내겠다는 의지까지 보이고 있다.

제8기 재정운영위원회 명단.
한 공급자단체 관계자는 "매년 공급자단체들이 한목소리로 주장했던 내용이지만, 올해만큼은 다르다. 밴딩 폭을 사전에 공개할 수 있도록 재정운영위에 요구하겠다"며 "지난해에는 건정심 소위에서도 이에 대한 사전 공개 여부가 논의 대상으로 올랐었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건보공단은 의약단체들의 수가 밴딩 폭 공개 요구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이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의약단체들은 항상 환산지수 연구에 대해선 요구하지 않지만 수가 밴딩 폭은 항상 공개를 요구한다"며 "하지만 수가 밴딩 폭을 처음부터 공개하고 수가협상을 시작하게 된다면 건보공단에 이익이 없다. 가입자 측도 찬성할리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어 "협상이라는 차원에서 재정운영위도 공개를 원하지 않는다"며 "만약 수가 밴딩 폭을 사전에 공개하고 수가협상을 시작한다면 재정운영위가 임시 수가 밴딩 폭을 밝힐지 모른다"고 언급했다.

"건정심 가도 기대할 것이 없다"

공급자단체들은 5월 31일 자정까지인 수가협상 기한 내에 합의를 이뤄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즉 건정심까지 가서 내년 수가인상률을 결정하지 않겠다는 것.

그 이유는 건정심 공익위원으로 새롭게 합류한 정형선 교수를 되도록 피하겠다는 포석이다.

정 교수는 지난해 재정운영위 위원장을 맡아 물가인상률을 고려해 재정흑자에도 불구하고 수가인상에 대해 신중론을 펼친 바 있다.

또 다른 공급자단체 관계자는 "수가협상을 가급적 기한 내에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건정심 공익위원으로서 재정운영위 위원장이었던 정형선 교수가 참여하게 됐기 때문"이라며 "그것이 아니더라도 기대할 만한 내용이 없다. 지난해 병협도 건정심을 택했지만 변화된 것이 전형 없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더구나 재정원영위 위원장 시절 정 교수는 수가협상을 좌지우지하다시피 했던 인물로서 최근 몇 년간의 수가협상에서 큰 영향을 끼쳤다"며 "수가인상에 항상 신중했던 인물이기에 수가 협상을 결렬하고 건정심을 택한다 해도 희망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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