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회문화 개선 팔걷은 대학병원…정착과 갈등 사이

발행날짜: 2016-06-08 05:00:59
  • 보호자, 면회객 인식 개선 뚜렷…일각선 여전한 혼란

지난해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각 대학병원들이 면회 문화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현장의 혼란은 여전한 상황이다.

하지만 과거 대부분의 보호자, 면회객들과 극한 갈등을 겪었던 상황들은 점차 개선되는 조짐도 보이고 있어 과도기를 지나고 있는 것이 아니느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A대학병원 보직자는 7일 "초창기 면회 금지 조치를 내렸을때는 하루가 멀다하고 민원과 항의가 끊이지 않았다"며 "심지어 제지하는 직원들과 면회객 사이에 다툼이 일어난 것도 수두룩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하지만 강력한 조치를 이어가면서 이제는 조금씩 환자와 보호자, 면회객들이 어느 정도 인식이 개선된 듯 하다"며 "약간의 갈등은 여전하지만 과거와 같은 막무가내식 민원은 없어진 듯 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A대병원은 전체 병동에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하고 환자에게 나눠준 손목밴드와 보호자 1명에게 주는 RFID카드로만 열릴 수 있도록 조치했다.

아예 다른 보호자나 면회객들이 병동 자체에 들어갈 수 없도록 물리적인 방벽을 친 셈이다.

강력한 조치에 반발은 당연한 일. 특히 우리나라 문화 자체가 면회를 예의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갈등이 상당히 많았다.

이 보직자는 "처음에는 보호자용 카드를 하나 더 달라거나 보호자가 문을 열고 들어가면 면회객이 따라들어가 제지를 당하는 등 혼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제는 대부분이 당연스럽게 여기며 면회 문화가 개선되고 있다"고 전했다.

대부분 병원들도 직원들을 추가로 투입하고 곳곳에 안내문을 설치하며 면회 문화 개선을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중에 있지만 비슷한 갈등을 겪고 있다.

무작정 들어오려는 면회객들과 교대로 간병해야 한다며 상주를 우기는 보호자들을 최대한 갈등을 피하며 처리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B대학병원 관계자는 "면회 문화 개선을 위해 안전 요원을 1.5배로 늘려 배치했다"며 "각 층마다 안전 요원이 돌며 면회객과 다수의 보호자 상주를 제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초창기에는 갈등이 있었지만 지금은 큰 갈등은 많이 해소된듯 하다"며 "상당수 병원들이 면회 문화 개선에 나서면서 병원계 전체 분위기가 변한 것이 영향이 있는 듯 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든 병원이 이처럼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종합병원급 대학병원들은 개선에 한계가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인력도 크게 부족한데다 환자와 보호자들이 병원을 바라보는 시선도 명백히 다르다는 하소연이다.

C대학병원 관계자는 "빅5병원과 우리 병원을 바라보는 환자와 보호자들의 인식이 전혀 다르지 않느냐"며 "대형병원의 위화감에 눌려 크게 항의하지 않던 사람들도 우리 병원에 오면 큰 소리를 내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그는 "그러니 면회 금지 요청도 제대로 받아들여질리가 있겠느냐"며 "이제는 직원들도 얼추 말리는 시늉만 하다가 어쩌지 못하고 들여보는 경우도 많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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