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만성질환 관리 시범사업 참여기관 모집에 나선 가운데 의료계에서는 참여에 대한 긍정적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전화상담 수가로 책정된 비용이 적지 않고, 과거 금연상담 사업이나 지역사회 1차의료 시범사업 등이 우려와 달리 제대로 운영된 전례에 비춰볼 때 다수의 내과나 가정의학과가 참여할 것이란 전망이다.

17일 내과의사회 등 의료계에 따르면 다수의 의원급 의료기관이 만성질환 관리 시범사업에 참여할 분위기다.

앞서 복지부는 17일부터 26일까지 고혈압·당뇨병 재진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만성질환 관리 시범사업 참여 의료기관 모집에 나섰다.

시범사업에서는 의사가 대면 진료시 환자별 관리계획을 수립하고, 대면진료 사이에 주 1회 이상 주기적으로 혈압․혈당정보를 관찰, 월 2회 이내로 전화 상담을 실시하게 된다.

내과의사회 관계자는 "기관 모집 공고가 나간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소식을 아는 회원들이라면 많이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시범사업의 문제점이나 제도의 장단점을 파악하기 위해서라도 본인도 참여할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의료계가 반대했던 소아 NIP 사업이나 치과 스케일링 보험 적용, 지역사회 1차의료 시범사업들도 우려와 달리 제대로 운영되고 있다"며 "금연상담 사업에도 참여 열기가 뜨거웠던 것을 보면 이번에도 다수의 기관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의협 관계자 역시 "시도의사회에서 참여를 희망하는 회원들의 문의가 종종 온다"며 "만성질환관리제에 대한 의견조회에서도 조건부 찬성이 많았던 것처럼 회원들도 우려보다는 기대가 큰 것 같다"고 거들었다.

지역의사회의 분위기도 마찬가지.

모 시도의사회 회장은 "모집 첫 날이라 많은 회원들이 모집 내용을 숙지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반면 참여에 관심이 많은 내과나 가정의학과 쪽에서는 많이 지원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는 "복지부가 기존 진찰료와 별도로 계획수립 및 평가, 지속관찰·관리, 전화 상담 행위에 대한 수가를 책정했다"며 "계획 수립, 점검 및 평가에 9270원, 지속관찰 관리 1만 520원, 전화상담 7510원 등 결코 적은 편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런 까닭에 민초의사들은 굳이 참여를 거부해야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며 "특히 환자 수가 적거나 지속적으로 환자를 늘려야 하는 기관에서는 참여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한정된 예산 때문에 아무래도 참여 기관이나 지역, 과가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며 "참여 기관 신청이 늘어나더라도 참여 기관의 수나 전문과목에 제한을 두지는 않을 방침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