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분리 철회한 화이자 '컨슈머 사업부' 매각하나

원종혁
발행날짜: 2016-11-10 12:09:00
  • 로이터 '매각' 혹은 '분사' 저울질 보도…본사 "금시초문, 계획 없다"

화이자제약에 '일반약(OTC) 사업부 매각설'이 고개를 들었다.

최근 화이자 글로벌본사가 '컨슈머 헬스케어 사업부'의 분사와 매각을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소식통에 따르면 화이자가 140억 달러(한화 16조 1700여 억원) 가치의 컨슈머 사업부를 매각 혹은 분사(spin-off) 할지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올해 초 화이자가 앨러간과 1600억 달러(한화 184조 6000여 억원)의 합병설이 무산된 만큼, 이후 가장 큰 규모의 거래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해당 사업부의 연매출은 35억 달러(한화 4조원) 수준으로 집계된다.

하지만 화이자 본사측은 "이러한 소식은 아직 예비 조사단계로, 어떠한 결정도 내려진게 없다"며 일축하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해 한국화이자제약 관계자는 "글로벌 본사의 방침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되거나 전해들은 것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현재 화이자 컨슈머 헬스케어 사업부는 입술보호제 '챕스틱(ChapStick)'을 비롯해 진통제인 '애드빌', 종합 비타민약인 '센트룸' 등을 판매하고 있다.

'아니뗀 굴뚝에 연기'…글로벌 본사 입장부터 국내 ERP 노사갈등까지

컨슈머 사업부의 매각설은 화이자 본사 이안 리드(Ian Read) CEO의 입장에서도 나타난다.

최근 열린 분기 실적발표 자리에서 그는 "화이자의 다른 사업부와 마찬가지로, 컨슈머 헬스케어 사업부의 회사 가치 기여를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가습기 살균제 피해로 도마에 오른 옥시레킷벤키저 영국 본사 CEO 라케시 카푸어(Rakesh Kapoor) 회장이 작년 미디어에 밝인 입장도 의혹을 남겼다. 작년 카푸어 회장은 "화이자가 컨슈머 헬스케어 사업부를 시장에 내놓는다면, 매입을 고려할 것"이라고 언급한 것.

국내에선 이미 컨슈머 헬스케어 사업부와 관련한 구조조정이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작년 9월 한국화이자의 '희망 퇴직 프로그램(Early Retirement Program, 이하 ERP)' 시행이, 실적부진이 야기된 컨슈머 사업부를 주 타깃으로 했다는 논란을 낳으며 노사갈등이 불거진 것이다.

제약사 포트폴리오 간소화 차원, 일반약 사업부 '매각·합병' 줄줄이

그렇다면 제약사간 OTC 사업부 기업거래는 드문 일일까.

포트폴리오 간소화 차원에서 소비자 사업부문을 매각한 사례는 적지 않았다. OTC가 처방약인 전문의약품(ETC)보다 마진율이 낮다는 게 이유였다.

2014년 5월 미국 머크는 OTC 사업부를 독일 제약사인 바이엘에 142억 달러(한화 16조 3000여 억원)에 매각했고, 이듬해엔 GSK PLC와 노바티스 AG가 'GSK 컨슈머 헬스케어'로 명명된 조인트벤쳐를 설립하고 일반의약품 사업부 합병 소식을 알렸다.

여기에도 서로 다른 종류의 자산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200억 달러 규모의 자산스왑(Asset swap)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본사 결정에 한국지사 '갈팡질팡'

한편 화이자 글로벌 본사는 지난 9월말 2014년에 발표한 기업분사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신약 부문'과 '특허만료 의약품 부문' 2개의 회사로 분할하는 데 기대효과가 낮다는 판단에서다.

분사에 따른 주주 가치 향상이 어려워, 분사 대신 신약과 인수·합병(M&A) 전략으로 노선을 틀었다는 분석이었다. 이에 따라 한국화이자제약 역시 지난 10월 4일 예정된 법인 분리 계획을 전면 백지화했다.

당시 한국화이자는 "한국의 법인체제 재편에 대한 논의를 재검토한 결과, 기존대로 하나의 한국화이자제약 법인 체제로 운영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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