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대리수술 후폭풍…법사위 개정안 상정 두고 의료계 '한숨'
"말도 안되는 법이다. 후배의사들 앞길이 깜깜하다."
"설명의 의무는 의사라면 당연히 지키는 부분이다. 이를 굳이 형벌로 다스려야하는가."
16일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된 의료법 개정안 '수술 등 의료행위 제공시 설명의무 부여'를 두고 의료계가 발칵 뒤집혔다.
당장 대한병원협회 등 병원계에선 법 통과에 팔을 걷어부쳤다. 병원협회 홍정용 회장은 "말도 안 되는 법이 국회 통과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국회 다양한 통로를 통해 설득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법안 내용을 살펴보면 의사는 환자에게 수술 등 대통령령으로 정한 의료행위시 미리 설명을 하고 서면동의를 받은 후 환자에게 사본을 교부해야 한다.
설명의무를 위반하거나 중요사항이 변경됐을 때 안내하지 않을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혹은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해당 의사는 자격정지가 가능하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또 설명내용에 대한 사본을 교부 하지 않았을 경우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안도 신설했다.
이는 앞서 사회적으로 질타를 받은 삼성서울병원 대리수술 논란과 관련 당시 해당 교수가 수술의사 변경에 대해 고지 하지 않았다는 문제의식에서 도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대리수술의 후폭풍인 셈.
이번 개정안을 두고 일선 병원장들은 격한 감정을 감추지 않고 있다.
심장전문 세종병원 박진식 병원장은 "의사와 환자, 서로 못믿는 사회로 만드는 법안으로 의사의 한사람으로서 안타깝다"고 했다.
박진식 병원장은 "이는 처벌과잉 입법이다. 의사는 환자의 치료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설명의 정도를 결정하는데 결국 이 법안의 피해자는 환자가 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중소병원협회 이송 회장은 "의사를 이 지경으로 몰아가도 되느냐. 최근 국회 법안이 계속해서 의사를 형벌로 다스리는 식이다. 결국 의사하지 말라는 얘기"라고 언성을 높였다.
이미 수술 전 환자에게 질환 등 필요한 부분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하고 있는데 이례적으로 발생한 사건을 빌미로 형법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과하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그는 "약국에서 약을 판매하는데 설명이 부족했다고 징역형을 매기겠다는 식인데 상식적으로 지나치다"면서 "빈대잡으려다 초가산간 잡는 격"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