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분쟁 사례집 2권 낸 병원법무 담당자들 "의사라면 법률 지식 필수"
"의료분쟁의 당사자는 의사다. 그렇기 때문에 법을 알아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의료분쟁에 휘말린 직접적인 관계자는 의료진이다. 하지만 이들을 대신해 전면에 나서는 제삼자가 있다. 병원 법무 담당자들이다.
이들은 의사들도 언제든지 의료분쟁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에 법에 더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메디칼타임즈는 지난 21일 대학병원에서 일하는 법무 담당자들을 만나 현실에 대한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들었다.
노상엽(부천성모병원 원무팀), 정석관(아주대병원 법무팀), 정재훈(양산부산대병원 총무팀) 씨는 최근 의료분쟁이 생겼을 때 겪을 수 있는 실무적인 내용을 판례와 함께 담아 '의료사고 분쟁 사례집(II)'을 발간했다. 지난해에 이어 벌써 두 번째다.
의료사고 발생 후 소송까지 진행된 사건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다음 사건의 쟁점, 법리를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실무에서 유의해야 할 부분과 각종 서식을 비롯해 비슷한 사례까지 담았다.
이들은 의료분쟁조정 강제개시법 통과로 의료분쟁 증가 가능성이 늘고 있는 현실 속에서 환자와 병원 사이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한 '법무'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고 강조한다.
정석관 씨는 "의료분쟁조정 강제개시법 통과로 현장에서 특별한 변화는 없다"면서도 "기존에 접수는 됐지만 참여하지 않았던 사건들 중 법에 해당한다면 앞으로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할 사건이 늘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특히 아주대병원처럼 권역외상센터가 있는 병원들은 의료분쟁에 휘말릴 위험이 확실히 높아졌기 때문에 의료진은 수술을 하기 전 한번 더 고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실제 의료현장에서는 아직 '법'은 딴 나라 이야기라는 게 그들의 설명이다. 무관심은 이들 세 사람이 속해 있는 팀 상황을 봐도 알 수 있다.
그나마 아주대병원은 2년 전 법무팀까지 꾸리고 변호사를 고용하며 의료분쟁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는 보이고 있다. 물론 내부에서의 관심도는 낮다.
정석관 씨는 "(의료진의) 관심이 상당히 낮다. 일례로 판결문을 요약해서 내부 인트라넷에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는데 클릭수가 20건도 안된다"며 "올해부터 바뀌는 의료법에 대한 자료도 만들고 있는데 몇 명이나 볼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부천성모병원과 양산부산대병원은 별도로 분쟁을 담당하는 팀이 없다. 가톨릭의료원은 산하 병원 법무 담당의 역할을 축소하고 법률문제를 중앙으로 일원화했다. 양산부산대병원도 총무팀에 법무 담당자 한 명이 속해 있는 상황이다.
노상엽 씨는 "일 년에 적어도 한두 번씩은 간호부에서 의료법 관련 교육을 진행했었는데, 올해부터는 이마저도 하지 않고 있다"며 "(의료진의) 법에 대한 인지도가 낮았었는데 더 낮아질 수 있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100병상 당 의료소송이 1건 정도 된다는 기록도 있다"며 "병상이 많을수록 법무 역할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관심이 낮으니 업무 과부하가 생길 수밖에 없다. 새로운 판례와 법서를 공부하고 경험이 어우러지면 시너지 효과를 보는 게 법"이라고 강조했다.
정재훈 씨도 "법무 담당자는 소송이 생겼다고 변호사한테 관련 자료를 전달만 해주는 1차원적인 전달자의 역할을 하는 게 아니다"라며 "지식과 스킬을 쌓고 트레이닝을 통해 소송 전 합의에 이르도록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게 법무담당자"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의료분쟁이 생기면 처음부터 끝까지 의료진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석관 씨는 "의사라는 직군은 그들만을 위한 별도의 법까지 있다"며 "본인이 엮여있는 법을 잘 모르면 면허가 박탈될 수도 있다. 몇 년을 고생해서 의사가 됐는데 법을 몰라서 최악의 상황까지 발생하면 억울하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법을 몰랐다는 항변은 법원에서 통하지 않는다"며 "의사들도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법률적 지식을 가져야 한다. 그런 지식을 서포트할 수 있는 사람들이 법무 담당자들이다"고 말했다.
노 씨는 "의료분쟁 당사자는 환자와 의료인인데 의료인이 분쟁에서 빠져버리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분쟁이 최종적으로 해결될 때까지 정확한 진료 경위와 의료적 지식 등을 제공하는 등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
의료분쟁에 휘말린 직접적인 관계자는 의료진이다. 하지만 이들을 대신해 전면에 나서는 제삼자가 있다. 병원 법무 담당자들이다.
이들은 의사들도 언제든지 의료분쟁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에 법에 더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메디칼타임즈는 지난 21일 대학병원에서 일하는 법무 담당자들을 만나 현실에 대한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들었다.
노상엽(부천성모병원 원무팀), 정석관(아주대병원 법무팀), 정재훈(양산부산대병원 총무팀) 씨는 최근 의료분쟁이 생겼을 때 겪을 수 있는 실무적인 내용을 판례와 함께 담아 '의료사고 분쟁 사례집(II)'을 발간했다. 지난해에 이어 벌써 두 번째다.
의료사고 발생 후 소송까지 진행된 사건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다음 사건의 쟁점, 법리를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실무에서 유의해야 할 부분과 각종 서식을 비롯해 비슷한 사례까지 담았다.
이들은 의료분쟁조정 강제개시법 통과로 의료분쟁 증가 가능성이 늘고 있는 현실 속에서 환자와 병원 사이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한 '법무'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고 강조한다.
정석관 씨는 "의료분쟁조정 강제개시법 통과로 현장에서 특별한 변화는 없다"면서도 "기존에 접수는 됐지만 참여하지 않았던 사건들 중 법에 해당한다면 앞으로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할 사건이 늘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특히 아주대병원처럼 권역외상센터가 있는 병원들은 의료분쟁에 휘말릴 위험이 확실히 높아졌기 때문에 의료진은 수술을 하기 전 한번 더 고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실제 의료현장에서는 아직 '법'은 딴 나라 이야기라는 게 그들의 설명이다. 무관심은 이들 세 사람이 속해 있는 팀 상황을 봐도 알 수 있다.
그나마 아주대병원은 2년 전 법무팀까지 꾸리고 변호사를 고용하며 의료분쟁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는 보이고 있다. 물론 내부에서의 관심도는 낮다.
정석관 씨는 "(의료진의) 관심이 상당히 낮다. 일례로 판결문을 요약해서 내부 인트라넷에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는데 클릭수가 20건도 안된다"며 "올해부터 바뀌는 의료법에 대한 자료도 만들고 있는데 몇 명이나 볼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부천성모병원과 양산부산대병원은 별도로 분쟁을 담당하는 팀이 없다. 가톨릭의료원은 산하 병원 법무 담당의 역할을 축소하고 법률문제를 중앙으로 일원화했다. 양산부산대병원도 총무팀에 법무 담당자 한 명이 속해 있는 상황이다.
노상엽 씨는 "일 년에 적어도 한두 번씩은 간호부에서 의료법 관련 교육을 진행했었는데, 올해부터는 이마저도 하지 않고 있다"며 "(의료진의) 법에 대한 인지도가 낮았었는데 더 낮아질 수 있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100병상 당 의료소송이 1건 정도 된다는 기록도 있다"며 "병상이 많을수록 법무 역할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관심이 낮으니 업무 과부하가 생길 수밖에 없다. 새로운 판례와 법서를 공부하고 경험이 어우러지면 시너지 효과를 보는 게 법"이라고 강조했다.
정재훈 씨도 "법무 담당자는 소송이 생겼다고 변호사한테 관련 자료를 전달만 해주는 1차원적인 전달자의 역할을 하는 게 아니다"라며 "지식과 스킬을 쌓고 트레이닝을 통해 소송 전 합의에 이르도록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게 법무담당자"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의료분쟁이 생기면 처음부터 끝까지 의료진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석관 씨는 "의사라는 직군은 그들만을 위한 별도의 법까지 있다"며 "본인이 엮여있는 법을 잘 모르면 면허가 박탈될 수도 있다. 몇 년을 고생해서 의사가 됐는데 법을 몰라서 최악의 상황까지 발생하면 억울하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법을 몰랐다는 항변은 법원에서 통하지 않는다"며 "의사들도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법률적 지식을 가져야 한다. 그런 지식을 서포트할 수 있는 사람들이 법무 담당자들이다"고 말했다.
노 씨는 "의료분쟁 당사자는 환자와 의료인인데 의료인이 분쟁에서 빠져버리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분쟁이 최종적으로 해결될 때까지 정확한 진료 경위와 의료적 지식 등을 제공하는 등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