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1초를 살아가는 의사

마새별
발행날짜: 2017-07-24 12:00:00
  • 경희대 의학전문대학원 3학년 마새별신경외과실습기

작년 실습 때부터 수많은 외과 수술을 봐 왔지만 뇌를 수술하는 경우는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왜냐하면 뇌를 수술하는 것은 신경외과에서나 볼 수 있는데, 4학년 마이너 전공들을 돌 때가 되서야 참관할 기회가 나기 때문이다.

몸의 수많은 장기들을 절제하거나 갖가지 수술을 할 때면 과연 뇌 수술을 볼 때 기분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고도의 기술을 요하면서도 신경들이 많은 까다로운 수술이기에 막연히 호기심이 더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신경외과를 돌기 전에는 자세히 어떤 환자들이 가장 많을지 궁금했는데, 실습 첫 날 입원환자 현황 명단을 보니 stroke 환자와 디스크 수술을 하거나 할 예정인 환자들이 제일 많이 보였다.

신경외과는 크게 뇌와 척추 파트로 나뉘는데 실습을 돌기 전에는 뇌 수술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과라는 생각에 척추 파트를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뇌 파트 중에서도 stroke 환자는 크게 두 분류로 나뉘는데, 출혈성(hemorrhagic) 뇌졸중과 허혈성(ischemic) 뇌졸중이 바로 그 예에 해당한다. 허혈성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더 많다고 했고, 출혈성과 허혈성을 겉보기만으로 바로 구별하기란 쉽지는 않으나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의 모습을 보면서 영상 검사를 하기 전에 어느 정도 impression을 잡을 수 있다고 하였다.

Stroke 환자의 경우 영상검사로 진단이 내려지면 최대한 빨리 수술을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응급실이나 외래를 찾은 환자의 병력을 청취하면서 stroke이 의심되는 경우는 재빠르고 정확한 판단이 필요하리란 생각이 들었다.

혹시나 응급실 인턴이나 작은 병원에서 당직 근무를 하는 경우 이런 환자를 만나게 되면 꼭 응급 상황이 어떠한 경우인지를 구별해서 환자의 생명에 지장을 주는 큰 실수는 절대 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교수님 지도 아래 같은 실습 조원들끼리 각자 환자와 의사 역할을 하며 병력 청취나 신체 검진 하는 법을 모의로 연습해 보았고, 그러면서 꼭 감별해 내야할 질환, 이를 위해 시행해 보아야 하는 검사, 그에 따른 처치 및 치료법 등을 다시 한번 숙지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또 신경외과의 또 다른 꽃인 척추 파트 수술도 보았는데, 생각 외로 꽤 젊은 환자들도 디스크나 척추 협착증으로 수술을 받는 경우를 보고 경각심을 갖게 되었다. 척추 역시도 수술 시 신경 손상을 주의해서 신경 써야 하고, 수술 후에 환자의 삶의 질을 증진 시키기 위해 재활이나 관리에도 힘써야 함을 주지시켰다.

그 밖에 감마나이프 시술도 참관할 수 있었는데, 수술적인 치료 없이도 뇌 종양 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고 외과 파트는 무조건 수술을 강행하리라는 편견을 깨게 된 좋은 계기가 되었다.

외과 의사가 된다면 몸을 전반적으로 지배하는 뇌와 우리 인체의 중심이 되는 척추를 전문으로 하는 신경외과 의사가 된다는 것도 참으로 멋진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에 따른 막중한 책임감과 임무는 반드시 각오해야 하는 중요한 부분이라는 생각도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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