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정책에 맞춰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도입하는 병원들이 늘고 있지만 이마저도 간호인력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학병원 경력직 모집으로 중소병원 간호사들이 이동하면서 중소병원들이 간호간병서비스 병동 운영에 차질을 빚는 상황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A중소병원 병원장은 23일 "종합병원급에서는 사실상 거의 출발선을 끊다시피 간호간병서비스를 시작했다"며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겠다는 판단에서였다"고 운을 띄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지금은 솔직히 아예 병동을 접고 싶은 심정"이라며 "아무리 좋은 서비스를 하고 싶어도 운영할 수 있는 여력이 안되니 방법이 없지 않느냐"고 토로했다.

실제로 이 병원은 대학병원들도 간호간병서비스를 망설이고 있을 시점에서 야심차게 서비스 도입을 선언하고 간호사 10여명을 고용해 운영을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 선발했던 간호사들은 단 한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이직한 상태. 더욱이 이로 인해 충원한 인력들도 계속해서 이탈하며 병동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이 병원장은 "큰 맘 먹고 시작한 일인데 인근 대학병원으로 간호사들이 잇따라 이탈하면서 하루가 멀다 하고 채용공고를 내고 있다"며 "간호간병서비스 병동 근무 경험이 이직의 발판이 되는 듯 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결국 간호사들에게 날개만 달아서 계속 떠나보내는 상황이 되고 나니 이제는 과연 우리 병원이 해도 되는 일인지 회의감마저 드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비단 A병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중소병원에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도입했던 병원들 상당수가 서비스 도입에 회의감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

특히 이미 서비스를 시작한 상태에서 간호사 이탈이 시작되면서 계속해서 간호사들을 충원하고 발령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어 깊은 한숨을 내쉬는 모습이다.

대학병원에서 경력직을 모집할때 마다 간호사가 이탈하면서 빈번하게 인사이동이 진행되고 있어 내부 불만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B중소병원 원장은 "그래도 경력이 있고 서비스 마인드가 좋은 간호사들을 간호간병서비스 병동에 넣었는데 인근 대학병원에서 대규모 경력직 모집을 실시하면서 상당수가 이탈했다"며 "결국 급한 마음에 다른 병동 간호사들로 이를 메웠는데 내부 불만이 상당하다"고 털어놨다.

또한 그는 "새로 충원할때 마다 다시 발령을 내고 인사이동이 진행되니 간호부 내부의 분위기가 그리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러다가 멀쩡히 잘 운영되던 병동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닌지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