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병원 사건 후 임상 현장은 살얼음판"

발행날짜: 2018-03-12 06:00:50
  • 거리로 나온 전공의들 "전공의 감염관리 책임 정부 답변 기다린다"

'강압수사 중단하라, 무죄 추정 원칙 준수하라', '의료진을 희생양으로 만들려는 검경 수사 중단하라!'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신생아 연쇄 사망 사건 문제가 현재 진행형이다. 전공의가 피의자로 지목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현실을 비판하기 위해 동료 전공의들이 이같이 쓰인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왔다.

고려의대 전공의협의회는 11일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 원인 규명 시위를 열었다.

김태신 회장(신경외과 레지던트)은 "이대목동병원 사건 이후 우리 병원에서만 해도 신생아실에서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환자가 고소부터 하려는 분위기가 이미 만들어지고 있다"며 "살얼음판 같은 현실적인 문제가 발생, 확산되는 것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소아청소년과 레지던트 4년차인 한 전공의는 이대목동병원 사건 후 바뀐 현장 분위기를 전달했다.

그는 "이대목동병원 사건 후 신생아중환자실에서는 아기가 한 명 사망할 때마다 모든 게 문제가 되고 있다"며 "미숙아는 혼자서는 살아내기 어려운 상태로 태어난다. 의료진이 매일 옆에서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범죄자 취급을 받고 강압적인 수사를 받아야 하는 현실에서 누가 신생아중환자실을 지원하고, 중환자를 돌보겠나"라고 반문했다.

동료 전공의가 처한 현실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아기가 태어난 순간부터 호흡이 잘 안되는 아기를 돌봐서, 그 아기가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는 것에 의미를 갖고 아기 돌보는 일에 헌신을 다하고 있다"며 이대목동병원 사고도 의사 입장에서는 어느 누구도 원하지 않는 죽음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기가 잘못되면 그 트라우마 때문에 한 달이 넘도록 힘이 든다. 싸늘해진 아기를 만지면 마음이 무너져 내린다"며 "4명의 아기가 눈앞에서 사망하는 것을 본 이대목동병원 전공의가 살아주는 것만도 감사하다. 그의 마음을 헤아려 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이성희 변호사
현재 이대목동병원 전공의의 법률 대리인인 이성희 변호사(법무법인 천고)는 전공의의 책임 범위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제대로 된 답변이 올 때까지는 수사가 종결되면 안 된다고 했다.

그는 "감염관리, 간호사 지도감독에 대한 전공의의 책임 여부에 대해 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에 물었다"며 "감염관리 책임이 없다는 내용의 공문만 있으면 무혐의로도 결론이 날 수 있는 문제다. 정부의 공문이 오기 전에 수사를 종결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상급종합병원에도 감염관리위원회가 있고, 질병관리본부가 있다. 이들은 다 뭐하고 밤낮없이 잠도 못자고 뛰어다닌 전공의에게 모든 책임을 지운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한 기호 5번 김숙희 후보도 전공의들의 움직임에 힘을 보탰다.

김 후보는 "서울시의사회장으로서 참석했다"는 것을 강조하며 "이대목동병원 사건 교수와 전공의는 끝까지 보호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사건 처음부터 피의자로 몰려 수사가 시작됐다.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고 수사 방향도 과학적이지 않다"며 "서울시의사회장으로서 회원들의 말도 안 되는 희생은 반드시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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