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질환관리제 취지 좋았지만 시스템 한계 여전"

발행날짜: 2019-04-15 06:00:55
  • 개원내과의사회, 본인부담금 문제, 자료 입력 로딩 등 지적
    "좋은 뜻에 신청했지만 어려운 시스템에 포기 의사 속출"

만성질환관리제 시범사업 모델이 의사와 환자에게 모두 지나치게 어렵도록 설계돼 사용에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참여 의원이 크게 늘어나는데도 제도가 자리잡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것. 따라서 본 사업 추진시 실제 이를 사용하는 의사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사진 왼쪽부터 서울시 개원내과의사회 박근태 회장, 대한개원내과의사회 김종웅 회장
대한개원내과의사회는 14일 롯데호텔에서 열린 춘계 학술대회에서 만관제의 문제점을 이같이 지적하고 본 사업 추진을 위한 개선과 대책을 주문했다.

개원내과의사회 김종웅 회장은 "만관제가 여러가지 시범사업들을 급하게 합치다 보니 실제로 과거 시범사업에 참여했던 의사들조차 접근하기가 까다롭게 설계됐다"며 "참여를 신청했지만 아예 접근조차 못하는 원장들도 많고 한두번 해보다가 포기한 원장들도 부지기수"라고 지적했다.

서울시 개원내과의사회 박근태 회장도 "서울시의 내과 원장들도 시범사업에 참여 의지를 보이고도 너무 어려운 시스템으로 포기하거나 아예 뒤로 밀어 놓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실제로 이를 사용하고 있는 내과 의사들이 전하는 만관제 시스템의 문제는 무엇일까.

그들은 우선 본인부담금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만관제 이전에 진행된 시범사업에서는 없었던 본인부담금이 생겨나면서 의사와 환자간에 갈등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

박근태 회장은 "만관제 직전 모델인 지역 일차의료 시범사업은 본인부담금이 없어 환자들에게 권유가 어렵지 않았다"며 "하지만 만관제는 등록시 4천원, 통합 교육시 800원 등 계속해서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 생겨나면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의사들이 감당해야 하는 부담이 너무 크다는 점도 이들이 지적하고 있는 부분 중 하나다. 시간과 노력이 지나치게 많이 들어가 과거 시범사업을 진행했던 원장들조차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

김종웅 회장은 "기본 진료는 그대로 하면서 만관제를 설명한 뒤 기본 서류에 사인을 받고 문자 설명을 위한 동의서에 서명을 받은 뒤 개인정보보호법을 또 다시 설명해야 한다"며 "더욱이 상담이 끝난 뒤에는 이러한 내용을 모두 컴퓨터로 다시 정리하고 검사 수치를 일일히 날짜까지 작성해야 하니 차라리 환자 한두명을 더 보는게 낫다는 원장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특히나 앞으로의 관리 계획을 설정하고 이를 설명하는 케어 플랜 비용이 올해는 4만원이지만 내년에는 2만원으로 줄어든다"며 "과연 원장들이 2만원을 받고 이 모든 과정을 진행하겠느냐"고 되물었다.

이외에도 내과 의사들은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에서 만관제 프로그램을 로딩하는데만도 시간이 상당히 걸리는데다 화면도 전체화면 보기가 불가능해 돋보기를 껴야만 보인다는 점 등 실제 사용에 불편함을 지적하고 있는 중이다.

결국 실제 이를 사용하는 의사들과 참여하는 환자들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지 않고 지나치게 교과서적으로만 시스템을 설계해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는 주장인 셈이다.

김 회장은 "첫 교육 프로그램이 30분을 의무화해놓고 있는데 29분간 교육을 하고 종료하면 아예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다시 30분을 시작해야 하는 등 문제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며 "결국 큰 그림은 좋았지만 구체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실제로 이를 사용하는 개원 의사들이 아닌 의료관리학 등 비임상 의사들이 시스템을 설계하다보니 지나치게 규격화된 프로그램이 나오게 된 것"이라며 "본 사업에 앞서서는 반드시 실제로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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