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방이냐 제외냐...학회도 고민스러운 비타민D 처방 전략

발행날짜: 2019-10-07 05:45:55
  • 대한골다공증학회, 6일 추계학술대회서 유용성 논의
    "골절 예방 근거 없다고 나오지만 현실에서는 유용해"

최근 칼슘과 비타민D병용이 척추골절 및 비척추골절 예방에 효과가 없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비타민D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다만 연구진들은 비타민D를 햇빛과 음식 섭취만으로는 현실적으로 보충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보충제의 필요성에 동의하고, 실제 사례에서도 골밀도량에 유의미한 변화가 관찰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타민D 무용론'은 아직 성급하다는 결론이다.

6일 대한골다공증학회는 드래곤시티에서 추계학술대회 및 연수강좌를 개최하고 골다공증 약물치료의 현재와 미래, 증례를 통한 치료 사례, 병태생리와 진단 등의 지견을 공유했다.

골 건강에는 칼슘과 비타민D가 아동기, 청소년기, 성인기 등 모든 연령층의 골밀도와 유의적인 상관관계를 보인다.

문제는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2007년부터 10년간 칼슘 섭취량은 1일 490mg~510mg 수준으로 한국인 칼슘 권장 섭취량(700mg/일)보다 모든 연령층에서 상당히 부족하다는 점.

특히 최근 JAMA에 게재된 메타분석 연구에서는 노인에서 칼슘과 일반형 비타민D 병용이 척추골절 및 비척추골절을 예방한는 데 효과가 없다는 결론이 보고되면서 비타민D의 효용성을 두고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서울대의대 보라매병원 산부인과 황규리 교수는 "비타민D 보충제가 골절 또는 낙상을 예방하지 않거나 골밀도에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지만 다른 여러 연구자들이 반론을 제기하기도 한다"며 "비타민D는 골격 건강뿐 아니라 근력, 근육수축, 신경근육 기능 조절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비타민D를 햇빛과 음식 섭취만으로는 현실적으로 보충하기 어렵기 때문에 보충제가 필요하다는 데 연구자들도 이견이 없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폐경 후 여성 및 50세 이상 남성의 비타민D 1일 권장량은 800~1000IU로 제시된다"고 설명했다.

2010년 국제 골다공증 학술지에 게재된 메타분석 결과 요추골밀도는 비타민D 투여 1년 후 유의한 차이가 있었고 대퇴골 골밀도 역시 최소 2년 후 유의한 차이가 발생했다. 골밀도에 미치는 영향은 비활성형이 활성형 비타민D에 비해 적어서 활성형 투여 시 대조군에 비해 전신골밀도가 평균 2.1% 증가한 반면 비활성형 비타민D는 0.4% 증가했다.

황규리 교수는 "활성형 비타민D를 1일 0.5ug 이상 투여 시 비활성형 비타민D보다 요추 골밀도와 원위요골 골밀도 증가가 더 컸다"며 "골절에서도 비타민D 단독 투여보다는 칼슘과의 병행 투여 시 유의한 골절 예방 효과가 관찰됐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의 복약 순응도가 높을수록, 혈중 비타민D 수치가 낮은 환자일 수록, 나이가 많을 수록, 시설 입원 노인일수록 비타민D 복용에 의한 골절 효과가 높았다"며 "2012년 메타분석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D를 평균적으로 800IU 이상 투여시 대퇴 골절 30%, 비척추골절 14%의 감소 효과가 관찰됐다"고 강조했다.

비타민D는 음식으로 섭취가 매우 어렵고 실내 생활과 자외선 차단제 사용 등 햇볕 쬐기가 어려운 도시 환경을 고려하면 비타민D 보충제 섭취는 실보다 득이 크다는 게 그의 판단.

아주대 내분비대사내과 최용준 교수는 실제 남성골다공증 치료 사례를 통해 비타민D의 효용성을 강조했다.

최 교수는 "골다공증 유병률은 남성이 여성보다 낮으나 남성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 빈도가 인구 고령화에 맞물려 점차 증가하고 있고 이에 의한 사망률도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골절 사망률은 남성이 여성보다 높다"고 우려했다.

그는 "골밀도가 낮은 경우 적절한 운동과 생활 습관의 교정 및 칼슘, 비타민D 복용이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며 "남성에서는 남성 호르몬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남성 골다공증에서 비타민D만 처방한 사례를 보면 47세 남성이 요추 골밀도 T-스코어 -2.3 소견으로 내원했다"며 "골절력이나 특이 과거력, 약물력은 없었다"고 밝혔다.

해당 남성의 경우 재검사를 통해 T-스코어(L1-L4) -2.8을 기록해 2018년 8월부터 비타민D와 칼슘 병용 요법을 시작, 2019년 7월 T-스코어 -2.2로 완화됐다.

최 교수는 "골밀도가 좋아진 것을 보고 다른 처치 없이 병용요법을 유지하고 있다"며 "전국민의 80%가 비타민D 부족에 시달리고 있고 보편적으로 적절한 칼슘 및 비타민D 섭취가 학술적으로 권장되기 때문에 비티만D를 배척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비타민D 섭취는 알렌드로네이트, 리세드로네이트, 데노수맙과 같은 여러 치료제들과 함께 생각해야 할 옵션"이라며 "경과를 살펴보며 비타민D와 칼슘 병용요법에서 향후 복합 치료로도 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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