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브스병 치료제 '메티마졸' 급성 췌장염 이슈 논란

원종혁
발행날짜: 2019-11-06 05:45:55
  • ATA 2019, 20여 년 국가 코호트 진행 결과 발표
    메티마졸 및 PTU 사용 환자서 위험도 분석 "분명한 차이 보여"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인 '그레이브스병(Graves disease)'에 널리 사용되는 주요 약제들에 안전성 이슈가 불거졌다.

갑상샘 호르몬 생산을 억제하는 항갑상샘제인 '메티마졸(methimazole, 이하 MTZ)'을 사용한 환자에서 급성 췌장염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한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아직 보고 증례수는 드문 상황이지만, 학계 전문가들은 해당 이상반응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5일(현지시간) 제89차 미국갑상선학회(ATA) 연례학술대회에서는 그레이브스병 치료제인 메티마졸의 안전성 문제를 놓고 열띈 전문가 논의를 진행했다.

현재 그레이브스병 약물 치료제로는, 갑상샘 호르몬 생산을 억제하거나 항체 수치를 줄여주는 항갑상샘제인 'PTU(propylthiouracil)'과 메티마졸이 주로 처방되고 있다.

여기서 문제를 제기한 20년간에 걸친 덴마크 국가 코호트 연구 결과는 "유럽 갑상선학회에서도 메티마졸 사용과 급성 췌장염 발생 사이에 연관성을 놓고 매우 강력한 확신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언급했다.

아직 6례 정도의 증례 보고서만이 나올 정도로 부작용 발생이 드물었지만, 실제 올해 1월 유럽의약품청(EMA)의 경우 이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심각한 이상반응 가운데 하나로 급성 췌장염을 포함한 제품 라벨 변경을 명령한 것이다.

학회측은 이날 패널 논의를 통해 "지난주 열린 유럽갑상선학회에서도 해당 이상반응과 관련한 새로운 관리 프로그램을 만들어 나갈 계획임을 밝혔다"면서 "급성 췌장염 발생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티마졸 급성 췌장염 발생, PTU와 10배 이상 차이

덴마크의 1995년부터 2018년까지 환자 빅데이터를 분석한 연구를 보면, 항갑상샘제를 사용한 경험이 있는 11만8649명이 연구 대상으로 잡혔다. 이들은 메티마졸 사용한 환자 10만3825명, PTU 사용자는 1만4824명이었다.

그 결과, 전체 환자 가운데 급성 췌장염을 보고한 사례는 4만3580건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메티마졸 사용군에서 급성 췌장염 발생이 226례(0.5%)로, PTU 사용군 19례(0.04%) 대비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복합 위험도도 메티마졸 사용군에서는 51%, PTU 사용군에서는 16%로 보고됐다. 다만, 환자 매칭 분석에서는 각 약물별 용량이나 누적 치료 용량에 따른 급성 췌장염 위험도 증가가 없는 것으로 분석했다.

주저자인 오덴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헤지더스(Hegedus) 교수는 "메티마졸에서 급성 췌장염 위험도가 유의하게 증가하면서 연관성을 보였다. 하지만 약물 누적용량에 따른 급성 췌장염 발생 위험이 없었다는 점 만큼은 고려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임상에서 PTU를 사용한 환자수가 너무 소수였기 때문에 급성 췌장염 발생이 낮게 나올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추후 나올 연구들에서 이 부분을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2016년도 약물학회지에 실리 대만 코호트 연구에서는 메티마졸과 급성 췌장염 발생 위험에는 어떠한 연관성도 없는 것으로 보고한 것이다(Indian J Pharmacol. 2016;48:192-195).

학회에서는 패널 토의를 통해 "장기적으로 국가별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이번 메티마졸의 급성 췌장염 이슈는 지난 무과립구증 문제처럼 상당 시간 논의가 진행돼야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그레이브스병은 갑상샘 자극작용을 갖는 갑상샘 자가항체로 인해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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