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위반' 잡음 이어지는 심평원 국제 프로젝트

발행날짜: 2020-01-14 05:45:58
  • 경찰, 심평원에 바레인 수출 관련 김영란법 위반 의견 전달
    초동 대처 미숙해 사안 키웠다는 내부지적까지…심평원 '난감'

'한국형 보건의료관리시스템'이라 불리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바레인 프로젝트를 둘러싼 청탁금지법 논란이 계속되는 모습이다.

소위 김영란법 논란에 휘말린 직원들을 두고 경찰이 과태료 대상이 될 수 있단 판단을 내렸기 때문인데, 향후 재판으로 넘겨져 최종 결정이 내려질 전망이다.

지난해 9월 복지부 박능후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최종 프로젝트 마무리 행사를 겹한 사후협력 체결식 모습이다.
14일 익명 제보에 따르면, 경찰은 바레인 프로젝트 관련 부정청탁 위반 사건을 둘러싸고 조사를 진행한 결과 위반이라고 판단, 해당 의견을 수사를 의뢰한 심평원에 전달했다.

건강보험시스템 수출이 주요 골자인 바레인 프로젝트는 국가 대 국가 간 사업을 통해 건강보험제도와 운영 시스템을 수출한 세계 최초의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9월 최종 사업이 마무리 된 데 이어 후속으로 유지관리 사업까지 따내며 심평원은 바레인 프로젝트를 통해 계약 금액 310여억원과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 등 민간 일자리 200여개(유지관리 사업 포함) 등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사업 막판 소위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청탁금지법을 위반했다는 제보가 접수되면서 논란에 휘말렸다.

지난 4월 바레인 인사가 참여한 가운데 제주도에서 열린 '제7차 운영위원회' 행사 진행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내용이 불법·부당행위 내부 신고시스템인 '레드휘슬' 등을 통해 접수됐다. 이 후 심평원은 관련된 직원 전원을 경찰에 수사 의뢰해 김영란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기에 이르렀다.

취재 결과, 최근 경찰은 심평원이 수사 의뢰한 건에 대해 김영란법을 위반했다고 판단, 과태료 처분 대상으로 본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권익위가 '김영란법 위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판단한 데 이어 경찰의 추가 판단이 내려진 것이다.

재판에 넘겨져 최종 판단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심평원 입장으로서는 부담스런 결정.

심평원은 관련된 직원 전원을 경찰에 수사 의뢰함으로써 해당 결과를 통해 징계 여부를 판가름하겠다는 의도였는데 난감한 상황에 놓인 것이다. 비록 3만원도 안되는 과태료 결정이지만 위반은 위반이기 때문이다.

심평원 관계자는 "경찰 조사는 나온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경찰 수사 이후 최종 재판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최종 결정이 내려진 것은 아니다. 최종 판단은 좀 더 기다려야 한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다만, 심평원 내부적으로는 부정청탁법 대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초동 대처가 미숙해 논란을 키웠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실제로 계약서 상 바레인 프로젝트 관련 운영위원에 더해 관련 행정업무를 처리하는 직원들에게도 식사와 숙박 제공 등이 계약서 상에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결국 국민권익위원회나 경찰에게 관련 내용을 정확하게 전달했다면 애초부터 김영란법 위반 논란이 휘말리지 않았을 것이라는 논리다. 더구나 수사 의뢰 대상이 된 해당 직원들은 이미 '경고' 처분을 심평원 자체적으로 받았기 때문에 남은 법원의 결정 여부를 떠나 추가적인 징계도 내려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심평원 관계자는 "애초 논란이 제기된데서 부터 올라간다면 심평원 자체적으로도 제대로 대처 못한 측면이 있다"며 "식사와 숙박 등을 제공받을 정당한 근원이 계약서 상에 명시돼 있다. 행정직원들도 운영위원 말고도 적용받을 수 있는데 이것에 대한 검토 자체가 미숙한 측면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정당한 권리안에 있는 데다 공식적인 행사자리에서 제공된 식사였다"며 "다만, 공식적인 행사를 진행하는 데 책임이 있는 고위직의 경우 관리의 책임이 뒤 따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심평원은 김영란법 위반 논란에 휘말린 후 바레인 프로젝트의 공식 종료가 되는 시점에서 사업을 수행한 심평원 내 국제협력단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인사 조치를 내린 바 있다. 국제협력단 소속 부장급 이하 직원 모두를 전보 조치하는 등 김영란법 위반 논란에 따른 문책성 인사를 단행하면서 내부 수습 작업을 진행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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