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안보인다" 요양급여 선지급 등 지원책 '언발에 오줌누기'
경기도병원회 긴급 회의서 회원병원들 진료시간 단축 논의
|메디칼타임즈 공동취재단| "메르스 때와 확실히 다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경영난에 몰린 의료기관이 한목소리로 하는 이야기다.
정부는 메르스 사태 당시 실시했던 요양급여비 선지급, 저금리 대출 등의 구제책을 내놓고 있지만 의료기관들은 그때보다 더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전국으로 확대된 요양급여비 선지급도 의원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메디컬론'이 있으면 요양급여비 선지급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진료비를 담보로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의료기관은 선지급을 받을 수 없다.
경기도 D이비인후과 원장은 "대출 한도가 꽉차 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비 선지급 신청을 했는데 이미 메디칼론을 받은 터라 불가능해 보인다"라며 "봉직의 2명과 주5일제로 의원을 운영했는데 최근 주4일까지로 단축했다. 현재 상황이 계속된다면 정리해고까지도 고민하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경상북도 S산부인과 원장도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병의원은 대부분 채권양도 기관"이라며 "세제혜택이나 금융혜택도 아니고 단지 요양급여비를 앞당겨 준다는 것인데 이렇게 제한을 두면 진짜 어려운 기관은 어쩌라는 소린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정부는 더이상 메르스 때와 같은 지원책을 내면 안된다"라며 "한 발 더 나아가 세제혜택도 병행해야 한다. 조세 및 준조세 등에 대한 세제 혜택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선지급 '언 발에 오줌 누기' 비관…비급여과, 대출 지원책 필요
요양급여비 선지급을 받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언 발에 오줌누기'에 불과하다는 비관도 나왔다.
서울 P내과 원장은 "하루 평균 20건 정도 건강검진을 했는데 요즘은 하루 한 건도 힘들다. 내시경도 마찬가지"라며 "이대로 몇 달 있으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그나마 선지급을 해준다고는 하지만 이 또한 가불이니 결국 갚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한숨을 쉬었다.
서울 H내과 원장 역시 "하루 평균 환자 수가 100명은 됐는데 지금은 10명 내외다. 이마저도 전화처방, 대리처방으로 하다보니 환자 자체가 없다"라며 "요양급여비 선지급으로 당장의 손실을 메울 수 있지만 언 발에 오줌누기인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비급여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진료과 병의원은 요양급여비 선지급보다는 저금리 대출 가능 여부에 더 관심이 많다. 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서울 N병원 원장은 "요양급여비 선지급도 없는 것보다는 분명 낫지만 사실 비급여 매출이 60~70%를 차지하는 병의원은 저금리 대출이 보다 도움이 된다"라면서도 "이마저도 메르스 때와는 분위기가 확실히 다르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메르스 때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5억원을 대출받았는데 신청부터 지급까지 비교적 일사천리였다"라며 "현재는 대출 신청 단계에서부터 실패했다. 나라 전체 경제가 마비되고 있다 보니 의료기관뿐만이 아닌 중소상공인 모두 자금 지원 신청을 하는 것이다. 이 신청자가 너무 많아 신청부터 어려운 것"이라고 토로했다.
"직원이 몇명인데…" 당장 월급걱정 극심
인건비 비중이 큰 200병상 이상 규모 병원들의 고민은 더 깊다.
특히 지방 환자 비중이 높았던 척추·관절병원은 환자 수가 급감했다. 메르스 때와는 달리 정부 차원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펼치면서 이에 따라 기차를 타고 병원을 오가는 환자도 사라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들 병원이 직원을 대거 채용하면서 몸집을 키워온 만큼 경영난에 닥쳤을 때 인건비 부담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점이다.
상황이 이렇자 경기도병원회 차원에서 경기도권 중소병원은 진료시간을 단축하자는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에 이르렀다.
경기도병원회는 26일 회원병원들과 긴급 회동을 갖고 내달부터 진료시간을 오후 4시로 축소해 운영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환자 감소가 극심한 상황에서 직원 급여라도 줄이려면 진료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해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회의에 참석한 A중소병원장은 "코로나19 사태는 메르스와는 다르다. 이번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다. 그게 가장 힘들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메르스 당시에는 일부 지역, 일부 병원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는 수준에 그쳤고 대유행 시점도 길지 않았지만 코로나19는 올해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만약 감염에 대한 우려로 의료기관 방문 자체를 꺼리고 필요한 진료를 미루는 현상이 1년 내내 계속되면 줄도산은 면하기 어렵다는 게 병원계 전망.
경기도병원회 관계자는 "200병상 이상 300병상 이하의 전문병원을 포함한 많은 회원병원이 당장 직원 급여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4월부터 진료시간을 오후 4시까지로 단축하자는 의견이 나왔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경기도 일대 중소병원들이 연대해서 진료시간을 단축하기 시작하면 전체 병원계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며 "현재로서는 달리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경영난에 몰린 의료기관이 한목소리로 하는 이야기다.
정부는 메르스 사태 당시 실시했던 요양급여비 선지급, 저금리 대출 등의 구제책을 내놓고 있지만 의료기관들은 그때보다 더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전국으로 확대된 요양급여비 선지급도 의원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메디컬론'이 있으면 요양급여비 선지급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진료비를 담보로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의료기관은 선지급을 받을 수 없다.
경기도 D이비인후과 원장은 "대출 한도가 꽉차 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비 선지급 신청을 했는데 이미 메디칼론을 받은 터라 불가능해 보인다"라며 "봉직의 2명과 주5일제로 의원을 운영했는데 최근 주4일까지로 단축했다. 현재 상황이 계속된다면 정리해고까지도 고민하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경상북도 S산부인과 원장도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병의원은 대부분 채권양도 기관"이라며 "세제혜택이나 금융혜택도 아니고 단지 요양급여비를 앞당겨 준다는 것인데 이렇게 제한을 두면 진짜 어려운 기관은 어쩌라는 소린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정부는 더이상 메르스 때와 같은 지원책을 내면 안된다"라며 "한 발 더 나아가 세제혜택도 병행해야 한다. 조세 및 준조세 등에 대한 세제 혜택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선지급 '언 발에 오줌 누기' 비관…비급여과, 대출 지원책 필요
요양급여비 선지급을 받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언 발에 오줌누기'에 불과하다는 비관도 나왔다.
서울 P내과 원장은 "하루 평균 20건 정도 건강검진을 했는데 요즘은 하루 한 건도 힘들다. 내시경도 마찬가지"라며 "이대로 몇 달 있으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그나마 선지급을 해준다고는 하지만 이 또한 가불이니 결국 갚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한숨을 쉬었다.
서울 H내과 원장 역시 "하루 평균 환자 수가 100명은 됐는데 지금은 10명 내외다. 이마저도 전화처방, 대리처방으로 하다보니 환자 자체가 없다"라며 "요양급여비 선지급으로 당장의 손실을 메울 수 있지만 언 발에 오줌누기인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비급여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진료과 병의원은 요양급여비 선지급보다는 저금리 대출 가능 여부에 더 관심이 많다. 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서울 N병원 원장은 "요양급여비 선지급도 없는 것보다는 분명 낫지만 사실 비급여 매출이 60~70%를 차지하는 병의원은 저금리 대출이 보다 도움이 된다"라면서도 "이마저도 메르스 때와는 분위기가 확실히 다르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메르스 때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5억원을 대출받았는데 신청부터 지급까지 비교적 일사천리였다"라며 "현재는 대출 신청 단계에서부터 실패했다. 나라 전체 경제가 마비되고 있다 보니 의료기관뿐만이 아닌 중소상공인 모두 자금 지원 신청을 하는 것이다. 이 신청자가 너무 많아 신청부터 어려운 것"이라고 토로했다.
"직원이 몇명인데…" 당장 월급걱정 극심
인건비 비중이 큰 200병상 이상 규모 병원들의 고민은 더 깊다.
특히 지방 환자 비중이 높았던 척추·관절병원은 환자 수가 급감했다. 메르스 때와는 달리 정부 차원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펼치면서 이에 따라 기차를 타고 병원을 오가는 환자도 사라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들 병원이 직원을 대거 채용하면서 몸집을 키워온 만큼 경영난에 닥쳤을 때 인건비 부담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점이다.
상황이 이렇자 경기도병원회 차원에서 경기도권 중소병원은 진료시간을 단축하자는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에 이르렀다.
경기도병원회는 26일 회원병원들과 긴급 회동을 갖고 내달부터 진료시간을 오후 4시로 축소해 운영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환자 감소가 극심한 상황에서 직원 급여라도 줄이려면 진료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해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회의에 참석한 A중소병원장은 "코로나19 사태는 메르스와는 다르다. 이번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다. 그게 가장 힘들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메르스 당시에는 일부 지역, 일부 병원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는 수준에 그쳤고 대유행 시점도 길지 않았지만 코로나19는 올해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만약 감염에 대한 우려로 의료기관 방문 자체를 꺼리고 필요한 진료를 미루는 현상이 1년 내내 계속되면 줄도산은 면하기 어렵다는 게 병원계 전망.
경기도병원회 관계자는 "200병상 이상 300병상 이하의 전문병원을 포함한 많은 회원병원이 당장 직원 급여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4월부터 진료시간을 오후 4시까지로 단축하자는 의견이 나왔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경기도 일대 중소병원들이 연대해서 진료시간을 단축하기 시작하면 전체 병원계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며 "현재로서는 달리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