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심폐소생술 환자 못살린다...정확도 연구 나와

발행날짜: 2020-04-21 09:40:57
  • 한림대동탄 이정아 교수팀, 심폐소생술 정확도 영향 연구
    총 2400여건 중 정확한 심폐소생술 6% 불과…고령층 2.2%

심폐소생술을 정확한 방법대로 시행해야만 환자의 생존율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자료사진. 본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입니다.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응급의학과 이정아 교수팀은 21일 '일반인에 의한 심폐소생술 정확도와 관련된 요인(Factors Associated with High-Quality Cardiopulmonary Resuscitation Performed by Bystander)' 연구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정아 교수팀은 보건복지부에서 시행 중인 스마트의료지도 시범사업 코호트 자료에서 2016년부터 2017년까지 18개 지역에서 발생한 심정지 환자에 대한 일반인의 심폐소생술 2491건을 분석했다.

심폐소생술의 정확도는 심정지 발생 후 환자 주변 일반인에 의한 심폐소생술이 시행되고 있을 때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이 평가하도록 했다.

가슴을 압박하는 손의 위치가 정확하고, 분당 압박 횟수는 최소 100회, 압박 깊이는 최소 5cm인 경우 정확한 심폐소생술로 분류했고, 이 중 한 가지라도 충족시키지 못하면 부정확한 심폐소생술로 기록했다.

구조자의 연령대별 정확한 심폐소생술 비율
분석 결과 일반인에 의한 2491건의 심폐소생술 중 정확한 심폐소생술을 시행한 경우는 6%인 149건에 불과했다. 특히 정확한 심폐소생술의 비율은 일반인 구조자의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낮아졌다. 40세 미만은 9.1%, 40대는 7.7%, 50대는 6.5%, 60대 이상은 2.2%로 나타났다.

정확한 심폐소생술은 환자의 생존 및 신경학적 예후에 영향을 끼쳤다.

정확한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을 때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생존퇴원율은 2.8배, 신경학적 회복율은 4.3배 증가했다. 특히 60세 이상의 일반인 구조자가 올바른 심폐소생술을 한 경우 환자의 생존퇴원율은 4.4배, 뇌기능 회복율은 7.6배까지 높아졌다.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이정아 교수
생존퇴원은 식물인간 등의 상태로 퇴원한 환자들이 포함되며, 신경학적 회복은 보호자 없이 독립적으로 생활이 가능한 정도를 말한다. 심폐소생술은 신경학적 회복을 목표로 한다.

이정아 교수는 "일반인의 심폐소생술 참여가 늘어났지만 정확한 방법으로 시행하는 비율은 매우 낮았다"며 "정확한 방법으로 심폐소생술을 하는 것은 자동제세동기를 사용하거나 빠른 속도로 심폐소생술을 하는 것보다 중요하며 이번 연구에서도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고 예후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 이 교수는 "고령층에서 심폐소생술 정확도가 낮았던 것은 신체적으로 약하고, 은퇴 후 심폐소생술 교육 참여의 기회가 적어 심폐소생술 지식이 부족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고령화로 인해 노인 인구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만큼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심폐소생술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논문은 SCIE 저널인 국제응급의학회지(Emergency Medicine International)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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