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초대석 최낙원 대한노인신경외과학회 상임고문
고령인구 비율이 7%를 넘으면 고령화사회, 14%를 넘으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분류된다. 한국의 작년 9월 기준 65세 고령자 인구는 768만명으로 전체의 14.9%를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2000년에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이후, 2017년에 고령사회로, 2026년 경엔 초고령사회 진입이 예상된다.
노령 인구가 늘면서 고령자 중 치매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도 증가 추세다. 노인 치매 환자는 2015년 36만여 명에서 2018년 50만 여명으로 3년 만에 36.5%가 증가했다.
정부는 치매 환자를 국가에서 전적으로 관리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국가치매책임제’를 내세우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치매를 절망을 주는 알 수 없는 질환으로 생각한다. 의료진 또한 마찬가지다. 뒤로 돌아갈 수 없는 비가역적인 질환이고, 치료제가 없다는 점에서 치매가 우리 사회의 시한폭탄이 될 것이라는 게 다수의 판단.
반면 최낙원 대한노인신경외과학회 상임고문(전 대한신경외과학회 회장)의 생각은 다르다. 11일 '나는 치매를 다스릴 수 있다'는 책을 출간한 그를 만나 치매에 대한 치료 해법 및 국가 치매 정책에 대한 생각을 들었다.
▲치매 관련 서적 집필이 활발하다.
지난 해 '치매의 모든 것'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해당 책은 구독자를 의료인이나 의료기관 근무자 등 전문가를 대상으로 했다. 세종도서 학술부문 우수도서로 선정되면서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역할은 어느 정도 소임을 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치매 부모를 둔 보호자나 일반인 등을 대상으로 보다 치매에 대해 이해를 쉽게하고 관리할 수 있는 책이 필요하다는 데 생각이 미쳤다.
이에 눈높이를 낮춘 '나는 치매를 다스릴 수 있다' 집필에 착수했다. 특히 묻고 답하는 형태로 정보를 알려주면 쉽게 이해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삽화 및 일러스트를 많이 넣은 것도 그런 이유다. 과거 KBS 라디오 대담을 하면서 사할린, 우즈베키스탄 등에 거주하는 동포들로부터 들었던 많은 치매 관련 질의들을 한데 정리했다. 질문에 대해 정의만 내려주는 선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관리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치매는 사실상 치료제가 없다. 다스릴 수 있다는 의미는?
치매가 불치병이나 포기하는 병으로 인식이 박혀있다. 하지만 정확한 원인을 따져보면서 악화 요인을 제거하거나 선행 요인을 줄이면 인지기능의 개선 및 유지가 가능한 부분이 있다. 항산화제를 복용하거나 뇌 안의 염증성 물질이 많은 경우 디톡스와 같은 방법론이 있다.
우리나라는 치매를 신경과/정신과에서 치료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약 15~20% 수술적 요법으로 좋아질 수 있다. 수두증의 경우 뇌실 내 뇌척수액의 순환로가 막혀 뇌척수액의 축적을 일으킨다. 이런 경우 뇌의 발달 장애나 행동, 인지 장애가 생길 수 있다. 문제는 이런 부분까지 우리나라는 모두 치매로 간주해버린다는 점이다.
경막하혈종이나 양성 혹, 혈관성 치매도 외과적인 영역이고 미리 발견하고 적절히 조치하면 일상생활이 가능하지만 국내에서는 이런 부분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치매 진단에 다학제간 접근이 필요한데 치매는 무조건 신경과/정신과 영역이라는 편견이 병을 키누는 게 아닌가 한다. 이런 인식론을 바꾸면 치료의 스펙트럼이 넓어져 완치는 아니더라도 말 그대로, 관리 영역에서 치매를 다스릴 수 있다.
▲해외와 국내의 치매 환자 관리 실태는?
앞서 언급한 대로 우리나라에서는 기억력 떨어지고 인지 기능에 장애가 생기면 대학병원을 찾는데 거기서부터 문제가 발생한다. 수술적으로 외과적으로 나올 수 있는 증상이 엄밀한 진단없이 치매로 간주돼 버린다. 뇌에 필요한 영양물질 결핍은 영양 공급으로, 염증성 물질 축적은 디톡스가 필요한 것인데 신경과, 정신과로 가면 그런 접근을 못한다.
외국은 가장 먼저 외과적 수술로 질환의 개선이 가능한지 여부부터 따진다. 비가역적인 질환이라는 판정이 나온 이후에야 정신과 등으로 간다. 이런 주장을 10여년 동안 해왔다. 그나마 작년 10월 복지부 치매 정책과에서 치매 전문과에 신경외과, 한방정신과 두 개과를 추가한 것이 성과라고 하면 성과다. 다만 아직 치매 전문과끼리 교류가 활발하지 않다. 이런 부분은 좀 더 개선해 나가야 한다.
▲도네페질, 콜린알포세레이트 등 보험 영역에 있던 치매 치료제의 급여 퇴출이 가시화되고 있다.
잘못된 일이다. 치매는 결과론적으로 판단하면 안 된다. 원인이 수십가지에 달하기 때문이다. 아세틸콜린에스터라제(AChE) 억제제 계열 약은 치매 완화제다. 이런 약만 쓰다보면 결국 쓰는 양이 많아지고 부작용이 증가한다. 행동 정신장애 부작용이 커지면 결국 약물 치료로 손쓰기 어려운 경우까지 간다. 신경 전달을 촉진 물질인 콜린의 분해를 막는 AChE 억제제를 사용하면서 콜린의 원료인 콜린알포세레이트를 함께 주면 당연히 효과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 효과를 원천 차단하는 것과 미미하더라도 효과를 인정하면서 치료하는 것은 향후 병의 질행 경과, 속도, 예후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치매 관리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론이 있나?
이 책에는 '리코드(RECODE)라는 새로운 치료 프로그램'과 다양한 식이요법 및 생활지침의 개선으로 인한 치매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소개하고 있다. 인지장애 및 치매의 원인, 종류, 임상증상, 예방, 치매지원제도 및 돌봄과 법적인 문제까지 치매와 관련된 대부분의 주제를 삽화와 함께 설명하고 있다.
현재까지 치매를 완치시킬 수 있는 특별한 약물은 없지만 원인 분류와 그에 따른 최선의 치료 계획과 함께 치매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처하는가에 따라 치매를 이겨낼 수 있다. 이 책이 널리 배포돼 치매에 대한 전문지식을 원하는 환자와 보호자, 치매를 진료하는 의사 등 의료현장에서 일하는 간호사, 요양보호사들에게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노령 인구가 늘면서 고령자 중 치매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도 증가 추세다. 노인 치매 환자는 2015년 36만여 명에서 2018년 50만 여명으로 3년 만에 36.5%가 증가했다.
정부는 치매 환자를 국가에서 전적으로 관리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국가치매책임제’를 내세우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치매를 절망을 주는 알 수 없는 질환으로 생각한다. 의료진 또한 마찬가지다. 뒤로 돌아갈 수 없는 비가역적인 질환이고, 치료제가 없다는 점에서 치매가 우리 사회의 시한폭탄이 될 것이라는 게 다수의 판단.
반면 최낙원 대한노인신경외과학회 상임고문(전 대한신경외과학회 회장)의 생각은 다르다. 11일 '나는 치매를 다스릴 수 있다'는 책을 출간한 그를 만나 치매에 대한 치료 해법 및 국가 치매 정책에 대한 생각을 들었다.
▲치매 관련 서적 집필이 활발하다.
지난 해 '치매의 모든 것'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해당 책은 구독자를 의료인이나 의료기관 근무자 등 전문가를 대상으로 했다. 세종도서 학술부문 우수도서로 선정되면서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역할은 어느 정도 소임을 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치매 부모를 둔 보호자나 일반인 등을 대상으로 보다 치매에 대해 이해를 쉽게하고 관리할 수 있는 책이 필요하다는 데 생각이 미쳤다.
이에 눈높이를 낮춘 '나는 치매를 다스릴 수 있다' 집필에 착수했다. 특히 묻고 답하는 형태로 정보를 알려주면 쉽게 이해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삽화 및 일러스트를 많이 넣은 것도 그런 이유다. 과거 KBS 라디오 대담을 하면서 사할린, 우즈베키스탄 등에 거주하는 동포들로부터 들었던 많은 치매 관련 질의들을 한데 정리했다. 질문에 대해 정의만 내려주는 선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관리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치매는 사실상 치료제가 없다. 다스릴 수 있다는 의미는?
치매가 불치병이나 포기하는 병으로 인식이 박혀있다. 하지만 정확한 원인을 따져보면서 악화 요인을 제거하거나 선행 요인을 줄이면 인지기능의 개선 및 유지가 가능한 부분이 있다. 항산화제를 복용하거나 뇌 안의 염증성 물질이 많은 경우 디톡스와 같은 방법론이 있다.
우리나라는 치매를 신경과/정신과에서 치료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약 15~20% 수술적 요법으로 좋아질 수 있다. 수두증의 경우 뇌실 내 뇌척수액의 순환로가 막혀 뇌척수액의 축적을 일으킨다. 이런 경우 뇌의 발달 장애나 행동, 인지 장애가 생길 수 있다. 문제는 이런 부분까지 우리나라는 모두 치매로 간주해버린다는 점이다.
경막하혈종이나 양성 혹, 혈관성 치매도 외과적인 영역이고 미리 발견하고 적절히 조치하면 일상생활이 가능하지만 국내에서는 이런 부분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치매 진단에 다학제간 접근이 필요한데 치매는 무조건 신경과/정신과 영역이라는 편견이 병을 키누는 게 아닌가 한다. 이런 인식론을 바꾸면 치료의 스펙트럼이 넓어져 완치는 아니더라도 말 그대로, 관리 영역에서 치매를 다스릴 수 있다.
▲해외와 국내의 치매 환자 관리 실태는?
앞서 언급한 대로 우리나라에서는 기억력 떨어지고 인지 기능에 장애가 생기면 대학병원을 찾는데 거기서부터 문제가 발생한다. 수술적으로 외과적으로 나올 수 있는 증상이 엄밀한 진단없이 치매로 간주돼 버린다. 뇌에 필요한 영양물질 결핍은 영양 공급으로, 염증성 물질 축적은 디톡스가 필요한 것인데 신경과, 정신과로 가면 그런 접근을 못한다.
외국은 가장 먼저 외과적 수술로 질환의 개선이 가능한지 여부부터 따진다. 비가역적인 질환이라는 판정이 나온 이후에야 정신과 등으로 간다. 이런 주장을 10여년 동안 해왔다. 그나마 작년 10월 복지부 치매 정책과에서 치매 전문과에 신경외과, 한방정신과 두 개과를 추가한 것이 성과라고 하면 성과다. 다만 아직 치매 전문과끼리 교류가 활발하지 않다. 이런 부분은 좀 더 개선해 나가야 한다.
▲도네페질, 콜린알포세레이트 등 보험 영역에 있던 치매 치료제의 급여 퇴출이 가시화되고 있다.
잘못된 일이다. 치매는 결과론적으로 판단하면 안 된다. 원인이 수십가지에 달하기 때문이다. 아세틸콜린에스터라제(AChE) 억제제 계열 약은 치매 완화제다. 이런 약만 쓰다보면 결국 쓰는 양이 많아지고 부작용이 증가한다. 행동 정신장애 부작용이 커지면 결국 약물 치료로 손쓰기 어려운 경우까지 간다. 신경 전달을 촉진 물질인 콜린의 분해를 막는 AChE 억제제를 사용하면서 콜린의 원료인 콜린알포세레이트를 함께 주면 당연히 효과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 효과를 원천 차단하는 것과 미미하더라도 효과를 인정하면서 치료하는 것은 향후 병의 질행 경과, 속도, 예후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치매 관리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론이 있나?
이 책에는 '리코드(RECODE)라는 새로운 치료 프로그램'과 다양한 식이요법 및 생활지침의 개선으로 인한 치매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소개하고 있다. 인지장애 및 치매의 원인, 종류, 임상증상, 예방, 치매지원제도 및 돌봄과 법적인 문제까지 치매와 관련된 대부분의 주제를 삽화와 함께 설명하고 있다.
현재까지 치매를 완치시킬 수 있는 특별한 약물은 없지만 원인 분류와 그에 따른 최선의 치료 계획과 함께 치매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처하는가에 따라 치매를 이겨낼 수 있다. 이 책이 널리 배포돼 치매에 대한 전문지식을 원하는 환자와 보호자, 치매를 진료하는 의사 등 의료현장에서 일하는 간호사, 요양보호사들에게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