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병의원 독감 검체 체취 기준 공개 후 후폭풍

박양명
발행날짜: 2020-11-19 11:38:59
  • 정부, 코로나19-독감 동시유행 대비 진료절차 지침 공개
    별도 공간 보호구 4종 입는것 현실성 떨어져..의협 수정 요구

"인플루엔자(독감) 신속항원검사를 해야 한다면 환기가 잘 되는 별도공간에서 4종 보호구를 착용한 다음 검체 채취를 해야 한다."

정부가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독감) 동시유행을 대비해 만든 진료 절차 권고안 내용 중 일부다. 대한의사협회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권고안 수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중앙방역대책본부와 중앙사고수습본부는 19일 '코로나19-인플루엔자 동시유행 대비 일반 의료기관 진료절차 안내' 지침을 만들어 공개했다. 지침은 어디까지나 권고일뿐 강제사항은 아니다.

일반 의료기관 진료 절차 흐름도
의료기관이 선택할 수 있는 진료방법은 의사 판단에 따라 전화상담 처방, 대면진료, 다른 의료기관 안내 등 크게 세가지다.

대면진료를 위해 환자가 의료기관을 찾았을 때는 사전예약, 진입, 접수, 대기, 진료 단계로 구분해서 행동 지침을 마련했다.

발열, 호흡기 환자가 동네의원을 찾았을 때는 사전예약을 통해 병원 방문인원을 최대한 조정하고 환자에게 마스크를 착용하고 내원하도록 한다.

환자가 의료기관에 들어오기 전 또는 들어온 즉시 체온을 측정하고 손 소독, 마스크 착용을 안내한다. 체온은 비접촉식 체온계를 환자쪽으로 두고 환자 스스로 체온을 측정토록 해야 한다.

접수 창구에는 투명 가림막을 설치하거나 직원이 페이스 쉴드를 착용토록 해야 하고 대기 단계에서는 사람 간 거리를 최소 1미터 이상 둬야 한다. 발열, 비발열 환자 간 동선을 최대한 분리해서 운영해야 한다. 대기실 내 잡지 등 공용물품 비치는 최소화하고 놀이공간 등은 폐쇄해야 한다.

진료 단계에서는 비말이 발생하는 검사나 시술 등은 자제토록 하고 문진, 청진, 시진 등을 최대한 환자가 마스크를 벗지 않은 상태로 시행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독감이 의심된다면 유행 여부와 관계 없이 선제적으로 항바이러스제 처방이 가능하다. 항바이러스제를 처방할 때는 환자가 약 복용으로 열이 떨어지고 24시간 추가 경과 관찰 후 등교, 출근을 하도록 안내해야 한다. 투약 24시간 후에도 증상 호전이 없으면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자체적으로 독감 확인 검사가 가능하다면 환기가 잘 되는 별도 공간에서 KF94 이상 마스크, 고글이나 안면보호구, 일회용 장감, 일회용 방수성 긴팔 가운 등 4종 보호구를 착용하고 검체 채취를 해야 한다.

코로나19가 의심된다면 환자가 선별진료소로 내원토록 안내하고 검사의뢰서를 발부한다.

정부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권고지침을 만들어 지난달 의료계 의견 조회를 실시했다.

의협은 산하단체 의견을 수렴해 일부 내용이 현실과 동떨어진다며 수정을 요구했다. 우선 전화상담을 적극 활용토록 권하고 있는 것은 의료계와 충분한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했다.

4종 보호구로 명시한 부분도 '진료 상황에 적합한 의료진 보호구 착용 권고' 정도로 수정하길 제안했다. 환기가 잘 되는 별도 공간에서 독감 검사를 실시토록 하는 것은 시설 및 구조 변경 없이는 즉각 적용이 어려 어렵기 때문에 다른 선택지를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더불어 정부가 만든 진료 지침은 권고사항으로 미이행 시 의료기관에서는 법적 처벌이나 불이익이 없으며 각 의료기관 상황에 맞게 적절히 수정 변경이 가능하다는 문구 삽입도 요청했다.

의협의 이같은 제안은 지침에 반영되지 않은 상황.

의협 관계자는 "의협이 낸 의견 중 일부는 반영됐지만 의료기관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은 반영이 되지 않았다"라며 "코로나19와 독감 동시 유행을 대비한 지침이 필요하다는 부분에서는 공감하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내용이 곳곳에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침 안에서도 앞에서는 독감 환자에게 항바이러스제 투약 후 24시간 관찰하라고 하고 뒤에서는 전염력이 최대 7일까지 간다는 등의 사소한 오류가 있다"라며 "지침은 이미 권고됐지만 수정을 계속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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