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정 심평원 업무상임이사
의원 중심으로 폐렴‧혈액투석…종합병원은 중증질환 투트랙
고혈압‧당뇨 시작으로 내년 평가와 심사 도구 통일화 시도
'가치기반 심사'라는 슬로건 아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심사체계 개편의 일환으로 분석심사 시범사업을 시작한 지 1년 4개월이 지났다. 그 사이 의원급 의료기관으로 중심으로 진행했던 기존 시범사업과는 별도로 병원급 의료기관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심사 모형 도입도 차근차근 준비 중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심평원의 사업 추진이 원만하게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다. 의료계로부터 들었던 ‘심평의학’이라는 비판을 청산하겠다고 추진한 것이지만, 정작 정책적 파트너가 돼야 할 의료계로부터는 큰 호응을 받지 못하는 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메디칼타임즈는 지난 8일 심평원 원주 본원에서 심사체계 개편을 총괄하는 강희정 업무상임이사(사진)를 직접 만나 내년도 구상 중인 분석심사 확대 계획을 들어봤다.
코로나19 애먹은 분석심사, 폐렴‧혈액투석 초읽기
앞서 심평원은 의원급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고혈압, 당뇨,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 병원급 의료기관은 슬관절치환술에 한해 시범사업을 적용했다. 기존 8단계 전산심사를 개선, 필수점검 위주 심사결정만 하고나서 진료비 청구의 변화가 감지되면 안내를 해주는 형태로 운영된다.
즉 심평원의 안내에도 불구하고 청구 경향이 개선되지 않는 의료기관은 심사 삭감으로 이어지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심사의 과정이다.
하지만 지난 1년 동안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심평원이 계획했던 분석심사의 그림을 완벽하게 그리지 못했다는 것이 자체적인 평가다. 감염병 장기화의 영향으로 현지조사와 마찬가지로 의료기관의 어려움을 고려, 직접 현장에 나가 컨설팅하거나 심층 심사를 하던 것을 보류해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희정 업무이사는 심사체계 개편 방향에 대해 의사협회를 비롯해 의료계 관계자들이 필요성에 공감했다는 것에 높은 의미를 부여했다.
강희정 업무이사는 "올해는 코로나19 변수가 발생해 직접 의료기관을 컨설팅해주는 것을 보류하면서 분석심사 추진에 따른 변화를 계량화해 보여주는데 한계가 있었다"면서도 "심평의학이라는 부정적 이미지에서 탈피해 심사제도의 획을 긋는 큰 변화를 실행에 옮겼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업무 추진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심평원은 이 같은 올해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 의원을 대상으로 한 분석심사를 더 확대할 계획이다.
기존 의원에만 적용했던 질환은 병원에까지 확대하면서 신규항목으로 폐렴과 혈액투석을 포함한 신장질환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단 내년 상반기 도입방안을 마련한 뒤 늦어도 내년 하반기에는 분석심사 대상으로 넣겠다는 것이 심평원의 구상이다.
강 업무이사는 "의원 외래 대상으로 시행 중인 고혈압, 당뇨, 천식, COPD는 병원으로 종별을 확대하는 한편, 슬관절치환술은 수술만이 아닌 외래에까지 적용할 계획"이라며 "신규항목은 우리나라 사망률 상위 3위인 폐렴, 환자수가 지속 증가하고 생존율이 낮은 신장질환(혈액투석 포함)을 대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CMO 삭감 같은 사례 재발 없을 것"
이 가운데 심평원은 내년 상급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새로운 심사 모형도 도입을 준비 중이다. 자율형 분석심사가 그것이다.
상급종합병원 등 대형병원에서 의사의 임상‧의학적 판단이 큰 영향을 주는 질환에 대해선 '진료 자율성'을 보장해주겠다는 것이 기본 골격이다. 기존의 심사지침에 어긋나더라도 환자 치료에 있어 필요했던 것이라면 의사의 판단을 인정, 자율성을 부여해주겠다는 것이다.
중증질환과 응급상황에서 발생하는 의사의 판단을 최대한 인정해주겠다는 것.
가령 과거 무더기 삭감으로 의료계로부터 비판받아온 'ECMO' 사례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서 심평원은 자율형 분석심사를 두고 적정성평가와 연계해 상위등급을 받은 종합병원 이상에게만 이 같은 자율권을 부여해주겠다는 구상이다.
강 업무이사는 "자율형 분석심사는 암질환, 뇌졸중, 외상센터 등 중증질환이나 특수중증진료영역에 의사의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방향 설정에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설계될 것"이라며 "심사지침 때문에 환자 치료에 차질이 빚어지는 행태의 재발을 막아보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종합병원 이상에서 적정성평가 등이 우수한 기관을 중심으로 시범 적용할 생각"이라며 "제한적 심사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진료의 자율성을 대폭 보장하고자 한다. 향후 모니터링‧평가해 지속 유지 또는 전문심사 전환 등 결과를 환류하는 방식으로 내년부터 도입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와 함께 내년부터는 의원을 대상으로 한 주요 적정성평가도 심사와 통합될 예정이다. 그 대상은 분석심사 대상이기도 한 고혈압과 당뇨다.
적정성평가와 심사 지표를 통일하겠다는 것으로 일단 대표 만성질환인 고혈압과 당뇨를 시작으로 확대해나가겠다는 계획.
강 업무이사는 "그동안 평가 따로, 심사 따로 운영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내부적으로 이를 연계시켜야 한다는 인식을 가져왔다"며 "일단 고혈압과 당뇨를 시작으로 적정성평가와 심사 지표를 개선, 통합해나갈 예정이다. 심사에 평가의 도구가 같아진다고 이해하면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강 업무이사는 "만성질환은 의원 중심으로 개편이 추진되고 있지만 정작 의사협회의 동참 지연으로 회의 개원가 등 전문가 목소리 청취에 제한이 있다. 현재 병원협회나 학회 등이 간접적으로 의견을 제시해주고 있다"며 "하지만 의협, 개원의의 참여는 여전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심사체계 개편은 임상현장 전문가 참여형으로 앞으로도 계속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동참을 호소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심평원의 사업 추진이 원만하게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다. 의료계로부터 들었던 ‘심평의학’이라는 비판을 청산하겠다고 추진한 것이지만, 정작 정책적 파트너가 돼야 할 의료계로부터는 큰 호응을 받지 못하는 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메디칼타임즈는 지난 8일 심평원 원주 본원에서 심사체계 개편을 총괄하는 강희정 업무상임이사(사진)를 직접 만나 내년도 구상 중인 분석심사 확대 계획을 들어봤다.
코로나19 애먹은 분석심사, 폐렴‧혈액투석 초읽기
앞서 심평원은 의원급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고혈압, 당뇨,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 병원급 의료기관은 슬관절치환술에 한해 시범사업을 적용했다. 기존 8단계 전산심사를 개선, 필수점검 위주 심사결정만 하고나서 진료비 청구의 변화가 감지되면 안내를 해주는 형태로 운영된다.
즉 심평원의 안내에도 불구하고 청구 경향이 개선되지 않는 의료기관은 심사 삭감으로 이어지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심사의 과정이다.
하지만 지난 1년 동안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심평원이 계획했던 분석심사의 그림을 완벽하게 그리지 못했다는 것이 자체적인 평가다. 감염병 장기화의 영향으로 현지조사와 마찬가지로 의료기관의 어려움을 고려, 직접 현장에 나가 컨설팅하거나 심층 심사를 하던 것을 보류해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희정 업무이사는 심사체계 개편 방향에 대해 의사협회를 비롯해 의료계 관계자들이 필요성에 공감했다는 것에 높은 의미를 부여했다.
강희정 업무이사는 "올해는 코로나19 변수가 발생해 직접 의료기관을 컨설팅해주는 것을 보류하면서 분석심사 추진에 따른 변화를 계량화해 보여주는데 한계가 있었다"면서도 "심평의학이라는 부정적 이미지에서 탈피해 심사제도의 획을 긋는 큰 변화를 실행에 옮겼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업무 추진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심평원은 이 같은 올해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 의원을 대상으로 한 분석심사를 더 확대할 계획이다.
기존 의원에만 적용했던 질환은 병원에까지 확대하면서 신규항목으로 폐렴과 혈액투석을 포함한 신장질환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단 내년 상반기 도입방안을 마련한 뒤 늦어도 내년 하반기에는 분석심사 대상으로 넣겠다는 것이 심평원의 구상이다.
강 업무이사는 "의원 외래 대상으로 시행 중인 고혈압, 당뇨, 천식, COPD는 병원으로 종별을 확대하는 한편, 슬관절치환술은 수술만이 아닌 외래에까지 적용할 계획"이라며 "신규항목은 우리나라 사망률 상위 3위인 폐렴, 환자수가 지속 증가하고 생존율이 낮은 신장질환(혈액투석 포함)을 대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CMO 삭감 같은 사례 재발 없을 것"
이 가운데 심평원은 내년 상급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새로운 심사 모형도 도입을 준비 중이다. 자율형 분석심사가 그것이다.
상급종합병원 등 대형병원에서 의사의 임상‧의학적 판단이 큰 영향을 주는 질환에 대해선 '진료 자율성'을 보장해주겠다는 것이 기본 골격이다. 기존의 심사지침에 어긋나더라도 환자 치료에 있어 필요했던 것이라면 의사의 판단을 인정, 자율성을 부여해주겠다는 것이다.
중증질환과 응급상황에서 발생하는 의사의 판단을 최대한 인정해주겠다는 것.
가령 과거 무더기 삭감으로 의료계로부터 비판받아온 'ECMO' 사례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서 심평원은 자율형 분석심사를 두고 적정성평가와 연계해 상위등급을 받은 종합병원 이상에게만 이 같은 자율권을 부여해주겠다는 구상이다.
강 업무이사는 "자율형 분석심사는 암질환, 뇌졸중, 외상센터 등 중증질환이나 특수중증진료영역에 의사의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방향 설정에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설계될 것"이라며 "심사지침 때문에 환자 치료에 차질이 빚어지는 행태의 재발을 막아보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종합병원 이상에서 적정성평가 등이 우수한 기관을 중심으로 시범 적용할 생각"이라며 "제한적 심사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진료의 자율성을 대폭 보장하고자 한다. 향후 모니터링‧평가해 지속 유지 또는 전문심사 전환 등 결과를 환류하는 방식으로 내년부터 도입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와 함께 내년부터는 의원을 대상으로 한 주요 적정성평가도 심사와 통합될 예정이다. 그 대상은 분석심사 대상이기도 한 고혈압과 당뇨다.
적정성평가와 심사 지표를 통일하겠다는 것으로 일단 대표 만성질환인 고혈압과 당뇨를 시작으로 확대해나가겠다는 계획.
강 업무이사는 "그동안 평가 따로, 심사 따로 운영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내부적으로 이를 연계시켜야 한다는 인식을 가져왔다"며 "일단 고혈압과 당뇨를 시작으로 적정성평가와 심사 지표를 개선, 통합해나갈 예정이다. 심사에 평가의 도구가 같아진다고 이해하면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강 업무이사는 "만성질환은 의원 중심으로 개편이 추진되고 있지만 정작 의사협회의 동참 지연으로 회의 개원가 등 전문가 목소리 청취에 제한이 있다. 현재 병원협회나 학회 등이 간접적으로 의견을 제시해주고 있다"며 "하지만 의협, 개원의의 참여는 여전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심사체계 개편은 임상현장 전문가 참여형으로 앞으로도 계속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동참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