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사들 효자품목 자리매김…제약업계선 라니티딘 사태 이유 지목
의료현장선 정형외과 중심 증가 확연…진통제 병용 처방 사례 급증
위식도역류질환(GERD) 치료제 시장이 프로톤펌프억제제(PPI)의 처방 증가에 힘입어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제약사의 주요 품목들 대부분이 성장세를 보인 것. 특히 이 가운데 진료과목별 추이를 보면 내과 처방은 줄고 오히려 정형외과의 처방이 크게 늘어나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내사 품목들의 선전…라니티딘 퇴출 극복해내
4일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국내 제약사 중심으로 GERD 치료제 처방이 눈의 띄게 증가했다. 코로나 혼란 속에서 의료기관을 찾는 환자가 줄어들면서 처방액도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을 보기 좋게 비웃는 결과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HK이노엔의 P-CAB 제제인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의 성장세가 독보적이다.
케이캡은 2019년 3월 출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프로톤펌프억제제(PPI) 계열 치료제들을 여유롭게 제치며 처방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자리매김했다. 2019년 298억원이었던 처방액은 한 해 사이 400억원 넘게 늘어나 725억원을 기록할 정도다.
하지만 PPI 계열의 국내사 주요 품목들도 처방 시장에서 선전했다.
한미약품 에소메졸(에스오메프라졸스트론튬사수화물), 대원제약 에스원엠프(에스오메프라졸마그네슘삼수화물), 일양약품 놀텍(일라프라졸), 일동제약 라비에트(라베프라졸나트륨) 등 대부분 처방액이 늘어나면서 각 제약사의 효자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우선 한미약품의 에소메졸의 경우 매년 처방액이 늘어나면서 2020년에는 406억원 기록, 전년 대비 12.3%라는 두자릿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일양약품의 놀택 역시 성장세를 이어가 지난해 352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했으며, 대원제약의 에스원엠프(202억원)도 전년대비 14.2% 성장하면서 제약사의 성장을 이끌어냈다.
여기에 일동제약 라비에트의 경우 160억원의 처방액을 기록, 라니티딘 사태에 따른 제약사의 매출 감소를 최소화하는데 큰 역할을 해냈다는 평가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9년 9월 26일 라니티딘 성분이 함유된 의약품을 판매 중지한 바 있다. 라니티딘 성분 원료의약품을 수거·검사한 결과 발암가능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잠정관리기준을 초과했다는 이유에서다.
일동제약의 경우 효자품목 중 하나였던 라니티딘 계열 항생제 '큐란'이 이로 인해 시장에서 퇴출됐는데 그나마 라비에트가 성장세를 기록해 매출 감소를 만회했다는 것이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큐란이 판매 정지 된 후 영업현장에서는 큐란 매출을 복원하고자 하는 열망이 있었다"며 "마케팅에서는 라비에트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메시지를 동영상으로 제작해서 병‧의원에서 적극적인 영업 활동을 펼쳤다"고 강조했다.
대한소화기학회 박병규 보험위원(건강보험 일산병원)은 "라니티딘 사태 이 후 PPI 제제로 처방이 옮겨 간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처방이 늘어난 것을 라니티딘 사태로만은 볼 수 없다. 심장내과에서 혈전 치료제를 처방하면서 출혈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PPI를 처방하는 사례도 늘어나면서 처방액이 증가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PPI 처방 봤더니…내과는 줄고 '정형' 급증
이 가운데 PPI 계열 치료제 처방이 주로 이뤄지는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처방을 분석한 결과, 정형외과의 증가세가 확연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최근 3년간 '병원급 이상 PPI 계열 치료제 처방 현황'을 받아 분석한 결과, 매해 처방건수가 증가하며 2020년에는 796만 5010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료과목 별로 살펴보면, PPI 계열 처방은 단연 내과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집계됐다. 2020년 약 452만 6000여건이 처방되며 전체 처방 건수의 절반을 넘게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 3년간으로만 보면 처방 건수는 오히려 줄어들면서 전년과 비교해 7% 감소한 결과가 나왔다.
반면, 정형외과를 중심으로 신경외과, 신경과, 가정의학과 등을 중심으로 PPI 계열 치료제의 처방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의료현장에서는 이 같은 현상을 두고서 급여기준에서 원인을 찾았다.
PPI 계열 치료제의 급여기준 상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 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 투여에 따른 위장병 예방에 PPI 계열 치료제가 허가돼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정형외과의 처방 사례가 증가하는 양상을 뗬다는 분석이다.
동시에 과거에는 급여기준 상 PPI 계열 치료제 처방 시 내시경 검사가 필수였지만 관련 기준이 삭제돼 진단명만으로 기준에 부합해도 처방할 수 있는 점이 처방 증가에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충북대병원 한정호 교수(소화기내과)는 "소염진통제를 처방하면 내시경 검사 없이 PPI 계열 치료제를 처방할 수 있도록 급여기준이 변화됐다"며 "정형외과에서 동시에 위장보호를 위해 소염진통제를 처방하면서 급여로 PPI 계열 치료제를 처방하는 것이 가능함에 따라 관련 시장도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제약사의 주요 품목들 대부분이 성장세를 보인 것. 특히 이 가운데 진료과목별 추이를 보면 내과 처방은 줄고 오히려 정형외과의 처방이 크게 늘어나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내사 품목들의 선전…라니티딘 퇴출 극복해내
4일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국내 제약사 중심으로 GERD 치료제 처방이 눈의 띄게 증가했다. 코로나 혼란 속에서 의료기관을 찾는 환자가 줄어들면서 처방액도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을 보기 좋게 비웃는 결과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HK이노엔의 P-CAB 제제인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의 성장세가 독보적이다.
케이캡은 2019년 3월 출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프로톤펌프억제제(PPI) 계열 치료제들을 여유롭게 제치며 처방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자리매김했다. 2019년 298억원이었던 처방액은 한 해 사이 400억원 넘게 늘어나 725억원을 기록할 정도다.
하지만 PPI 계열의 국내사 주요 품목들도 처방 시장에서 선전했다.
한미약품 에소메졸(에스오메프라졸스트론튬사수화물), 대원제약 에스원엠프(에스오메프라졸마그네슘삼수화물), 일양약품 놀텍(일라프라졸), 일동제약 라비에트(라베프라졸나트륨) 등 대부분 처방액이 늘어나면서 각 제약사의 효자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우선 한미약품의 에소메졸의 경우 매년 처방액이 늘어나면서 2020년에는 406억원 기록, 전년 대비 12.3%라는 두자릿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일양약품의 놀택 역시 성장세를 이어가 지난해 352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했으며, 대원제약의 에스원엠프(202억원)도 전년대비 14.2% 성장하면서 제약사의 성장을 이끌어냈다.
여기에 일동제약 라비에트의 경우 160억원의 처방액을 기록, 라니티딘 사태에 따른 제약사의 매출 감소를 최소화하는데 큰 역할을 해냈다는 평가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9년 9월 26일 라니티딘 성분이 함유된 의약품을 판매 중지한 바 있다. 라니티딘 성분 원료의약품을 수거·검사한 결과 발암가능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잠정관리기준을 초과했다는 이유에서다.
일동제약의 경우 효자품목 중 하나였던 라니티딘 계열 항생제 '큐란'이 이로 인해 시장에서 퇴출됐는데 그나마 라비에트가 성장세를 기록해 매출 감소를 만회했다는 것이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큐란이 판매 정지 된 후 영업현장에서는 큐란 매출을 복원하고자 하는 열망이 있었다"며 "마케팅에서는 라비에트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메시지를 동영상으로 제작해서 병‧의원에서 적극적인 영업 활동을 펼쳤다"고 강조했다.
대한소화기학회 박병규 보험위원(건강보험 일산병원)은 "라니티딘 사태 이 후 PPI 제제로 처방이 옮겨 간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처방이 늘어난 것을 라니티딘 사태로만은 볼 수 없다. 심장내과에서 혈전 치료제를 처방하면서 출혈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PPI를 처방하는 사례도 늘어나면서 처방액이 증가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PPI 처방 봤더니…내과는 줄고 '정형' 급증
이 가운데 PPI 계열 치료제 처방이 주로 이뤄지는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처방을 분석한 결과, 정형외과의 증가세가 확연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최근 3년간 '병원급 이상 PPI 계열 치료제 처방 현황'을 받아 분석한 결과, 매해 처방건수가 증가하며 2020년에는 796만 5010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료과목 별로 살펴보면, PPI 계열 처방은 단연 내과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집계됐다. 2020년 약 452만 6000여건이 처방되며 전체 처방 건수의 절반을 넘게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 3년간으로만 보면 처방 건수는 오히려 줄어들면서 전년과 비교해 7% 감소한 결과가 나왔다.
반면, 정형외과를 중심으로 신경외과, 신경과, 가정의학과 등을 중심으로 PPI 계열 치료제의 처방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의료현장에서는 이 같은 현상을 두고서 급여기준에서 원인을 찾았다.
PPI 계열 치료제의 급여기준 상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 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 투여에 따른 위장병 예방에 PPI 계열 치료제가 허가돼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정형외과의 처방 사례가 증가하는 양상을 뗬다는 분석이다.
동시에 과거에는 급여기준 상 PPI 계열 치료제 처방 시 내시경 검사가 필수였지만 관련 기준이 삭제돼 진단명만으로 기준에 부합해도 처방할 수 있는 점이 처방 증가에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충북대병원 한정호 교수(소화기내과)는 "소염진통제를 처방하면 내시경 검사 없이 PPI 계열 치료제를 처방할 수 있도록 급여기준이 변화됐다"며 "정형외과에서 동시에 위장보호를 위해 소염진통제를 처방하면서 급여로 PPI 계열 치료제를 처방하는 것이 가능함에 따라 관련 시장도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