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적자 허덕이던 의료기기 기업들 코로나로 기지개

발행날짜: 2021-02-10 05:45:58
  • K-의료 바람타고 수출 길 열리며 수년 만에 '턴어라운드'
    피씨엘 등 어닝서프라이즈 기록…사업 다각화로 새 기회

만성 적자에 허덕이며 절망에 놓였던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이 코로나라는 전 세계적인 위기를 발판 삼아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K-의료의 바람을 타고 수출을 통해 활로를 열며 턴어라운드 기회를 맞고 있는 것. 이러한 호조에 힘입어 이들은 사업 다각화를 노리며 재기의 기회를 엿보는 모습이다.

코로나를 통해 만성 적자에 시달리면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이 재기의 기회를 잡고 있다.
9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코로나 대유행이라는 위기 상황을 발판으로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이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진단 키트 등을 기반으로 수출 실적이 크게 늘면서 내수 시장에서 빛을 보지 못하던 기업들이 새로운 기회를 얻고 있는 것.

가장 대표적인 기업은 바로 필로시스헬스케어다. 2019년 토필드에서 필로시스헬스케어로 사명을 바꾼 이 기업은 사실상 존폐 위기까지 놓였던 것이 사실이다.

토필드 시절부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물론, 당기 순이익이 큰 폭의 적자를 내며 사상 최대 위기에 놓였던 것.

이로 인해 지난해 3월에는 최근 3년간 손실액이 자기 자본의 절반을 초과해 관리종목에 지정되면서 상장 폐지에 대한 우려감도 상당히 높아진 상태였다.

이러한 필로시스헬스케어를 살린 것은 바로 코로나였다. 토탈 헬스케어 기업을 표방하다 체외진단기기에 집중하겠다는 사업 목표를 세운 뒤 1년만에 코로나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진단 키트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필로시스헬스케어가 올린 매출은 공시를 기준으로 226억원이다. 2017년에 83억원, 2018년에 69억원, 2019년에 94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과 비교하면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 사실상 3년치 실적에 육박하는 매출액이다.

영업이익도 마찬가지다. 필로시스헬스케어는 2017년 23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이래 2018년에는 -50억, 2019년에는 -6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관리종목에 지정된 이유다.

하지만 지난해 필로시스헬스케어는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2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추세가 지속된다면 관리종목 탈피를 기대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이는 비단 필로시스헬스케어만이 입은 수혜는 아니다. TV 등 가전제품 기업을 유지하며 지속 적자를 내다가 의료기기 회사로 탈바꿈하며 기회를 노린 파버나인도 코로나로 심폐소생을 했다.

파버나인은 2019년 1분기 10억 적자를 낸 이래 분기별로 10억원 이상의 영업 손실을 지속하며 위기에 빠진 바 있다. 하지만 흉부 X레이를 기반으로 하는 의료기기 수출액이 크게 늘어나면서 위기 극복의 길이 열렸다.

파버나인은 지난해 코로나 수혜를 입으며 의료기기에서만 216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만성 적자에서 13억원의 영업이익을 얻어내며 턴어라운드한 배경이다.

코로나 사태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꼽히는 피씨엘 등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씨젠과 함께 국내에서 손꼽히는 진단 키트 수출 기업으로 발돋음한 피씨엘은 수년간 참담한 실적을 지속해왔다.

2017년 매출은 단 5억원에 불과했고 영업손실은 41억원에 달했다. 2018년에도 매출은 1억원. 당연하게도 영업손실은 60억에 달했다. 더욱이 2019년 매출은 3600만원에 불과해 기업 가치를 의심받던 상황까지 몰린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코로나가 본격화되고 피씨엘의 진단 키트가 주목을 받으면서 상황은 완전히 역전됐다. 세계 30여개국에 제품이 수출되며 획기적 전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피씨엘은 지난해 3월 4억원의 매출을 낸 이래 6월 208억원, 9월 246억원의 매출을 내며 잠정 매출액 537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매출이 3600만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무려 1500배 이상 매출이 증가한 셈이다.

영업이익 또한 마찬가지다. 매년 수십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던 적자 회사에서 벗어나 단숨에 256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우량 회사로 거듭났다. 어닝서프라이즈 수준을 넘어선 비약적 성장이다.

필로시스헬스케어 관계자는 "지난해 영업 이익이 흑자로 전환되면서 관리종목 탈피에 청신호가 들어왔다"며 "올해도 코로나와 관련한 지속적인 납품이 예정되어 있는 만큼 많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를 바탕으로 신사업 역시 지속적으로 확대 중에 있어 코로나 이후에도 회사의 지속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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