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공시 논란에 진양곤 회장 "금융당국 조사 맞지만 신약 입증 자신"
의학계 "1차 목표 실패면 실패다…제약사 주도 임상 공개 방식 개선해야"
에이치엘비가 자사 항암 치료제인 '리보라세닙'의 미국 내 3상 임상시험 결과를 허위로 공시했다는 혐의를 받으면서 자의적 임상 해석 관행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제약사 측은 조사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향후 논문 등을 통해 임상 결과를 입증하겠다고 맞서고 있지만 의학계에서는 이번 기회에 제약사들의 임상 결과 공시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것.
에이치엘비 진양곤 회장은 16일 유튜브를 통해 '리보라세닙' 임상 결과를 자의적으로 해석, 허위로 공시했다는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골자는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임상 결과를 허위로 공시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그렇지 않다며 부정하는 모습.
현재 에이치엘비는 지난 2019년 리보라세닙의 미국 내 3상 시험 결과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허위 공시한 혐의에 대해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심의위원회(자조심)가 심의를 마치고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 심의가 진행중인 상황이다.
진양곤 회장 역시 금융당국의 조사가 진행 중임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지난 2019년에도 리보라세닙의 임상 결과를 공개하면서 무진행 생존기간(PFS)과 전체 생존기간(OS) 2개의 데이터 중 OS 지표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사실 그대로 직접 밝혔다"며 임상 결과에 대한 자의적 해석은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진 회장은 "예비 임상허가신청(NDA) 미팅을 FDA와 진행하면서 'Fail(실패)'이라는 단어가 사용된 문장이 회의록에 있지만 이는 임상 실패가 아닌 앞서 밝힌 사항인 통계적 유의성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 것”이라며 "임상 실패가 아닌 만큼 추가적인 서류 보완 등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로 보완하는 과정에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진 회장은 현재 리보라세닙과 관련된 국제 논문 발표 등을 통해 신약의 우수성을 입증해내겠다고 자신했다.
진 회장은 "충분히 증선위에 소명한 뒤 신약의 효과를 입증할 것"이라며 "서류 보완 등 과정이 남아있어 NDA 등 신청 단계는 지연될 수 있겠지만, 단순한 실패와는 다른 만큼 끝가지 소명함으로써 명예를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의학자들 "관행적 임상 발표 방식 개선할 때"
하지만 리보라세닙을 둘러싼 허위 공시 논란을 접한 의학계는 이번 기회에 제약사들의 임상결과 발표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번 논란과 상관없이 일부 제약사 혹은 바이오사들이 주가 부양 혹은 급락 우려 등을 이유로 실제 임상 결과와 다르게 발표하거나 주요 지표 등을 숨기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는 것.
세포주 변경 이슈로 국내에서 퇴출된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 인보사가 대표적 사례다. 코오롱생명과학이 성분 변경 사실 등을 숨겼다고 결론이 난 것인데, 이로 인해 지난해 한국거래소는 개발사인 코오롱티슈진의 주식 거래를 정지하고 개선 기간 1년을 부여한 상태다.
금융위원회도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지난해 2월 제약‧바이오 기업의 공시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금융위는 제약‧바이오 기업의 임상시험 공시와 관련해 계획과 신청(변경신청) 및 결과, 임상시험 중지, 의약품 등의 사용금지 등 조치 등을 구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특히 임상시험 결과에 대해선 통계분석보고서 또는 임상시험보고서 등을 통해 임상시험 수탁기관(CRO)으로부터 제출받은 임상시험 'Topline Data'를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의료현장에서는 가이드라인 제시만으로는 투명한 임상시험 결과 공개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가이드라인으로는 임상 결과를 왜곡하는 기업들을 사실상 가려내기 힘들다는 것이다.
대한암학회 임원인 A대학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사실 항암제 등 임상시험에서 1차 연구목표가 가장 중요한데 설정한 목표를 충족하지 못하면 실패로 봐야 한다"며 "일부 제약사는 목표를 실패했지만 서류보완 혹은 추가 임상을 통해 입증하겠다는 방식으로 대응하는데 이런 관행은 없어져야 맞다"고 지적했다.
그는 "매출을 거두기 어려운 바이오 기업의 특성상 만성적자를 기록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상장 퇴출 요건이 되는 만큼 임상 왜곡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이번 기회에 임상 결과의 투명성을 담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더불어 의학계에서는 허가용 임상과 연구자 혹은 기업 주도 임상시험의 명확한 구분을 더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서울의 한 대학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허가용 임상 시험의 경우 식약처와 협의를 통해 진행된다. 임상 시작부터 목표치를 정하고 시작하는 형태"라며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규제기관은 실패로 간주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연구자 혹은 기업 주도 임상시험은 허가용 임상과 다르게 규제기관과 논의없이 진행되는 만큼 임상시험의 가치가 떨어진다"며 "임상시험 데이터의 접근 권한이 연구자 혹은 기업에게 주어지기 때문에 실제 임상을 관리하는 규제 기관은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점에서 임상시험 가치에 있어 천지차이"라고 강조했다.
제약사 측은 조사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향후 논문 등을 통해 임상 결과를 입증하겠다고 맞서고 있지만 의학계에서는 이번 기회에 제약사들의 임상 결과 공시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것.
에이치엘비 진양곤 회장은 16일 유튜브를 통해 '리보라세닙' 임상 결과를 자의적으로 해석, 허위로 공시했다는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골자는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임상 결과를 허위로 공시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그렇지 않다며 부정하는 모습.
현재 에이치엘비는 지난 2019년 리보라세닙의 미국 내 3상 시험 결과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허위 공시한 혐의에 대해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심의위원회(자조심)가 심의를 마치고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 심의가 진행중인 상황이다.
진양곤 회장 역시 금융당국의 조사가 진행 중임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지난 2019년에도 리보라세닙의 임상 결과를 공개하면서 무진행 생존기간(PFS)과 전체 생존기간(OS) 2개의 데이터 중 OS 지표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사실 그대로 직접 밝혔다"며 임상 결과에 대한 자의적 해석은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진 회장은 "예비 임상허가신청(NDA) 미팅을 FDA와 진행하면서 'Fail(실패)'이라는 단어가 사용된 문장이 회의록에 있지만 이는 임상 실패가 아닌 앞서 밝힌 사항인 통계적 유의성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 것”이라며 "임상 실패가 아닌 만큼 추가적인 서류 보완 등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로 보완하는 과정에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진 회장은 현재 리보라세닙과 관련된 국제 논문 발표 등을 통해 신약의 우수성을 입증해내겠다고 자신했다.
진 회장은 "충분히 증선위에 소명한 뒤 신약의 효과를 입증할 것"이라며 "서류 보완 등 과정이 남아있어 NDA 등 신청 단계는 지연될 수 있겠지만, 단순한 실패와는 다른 만큼 끝가지 소명함으로써 명예를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의학자들 "관행적 임상 발표 방식 개선할 때"
하지만 리보라세닙을 둘러싼 허위 공시 논란을 접한 의학계는 이번 기회에 제약사들의 임상결과 발표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번 논란과 상관없이 일부 제약사 혹은 바이오사들이 주가 부양 혹은 급락 우려 등을 이유로 실제 임상 결과와 다르게 발표하거나 주요 지표 등을 숨기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는 것.
세포주 변경 이슈로 국내에서 퇴출된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 인보사가 대표적 사례다. 코오롱생명과학이 성분 변경 사실 등을 숨겼다고 결론이 난 것인데, 이로 인해 지난해 한국거래소는 개발사인 코오롱티슈진의 주식 거래를 정지하고 개선 기간 1년을 부여한 상태다.
금융위원회도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지난해 2월 제약‧바이오 기업의 공시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금융위는 제약‧바이오 기업의 임상시험 공시와 관련해 계획과 신청(변경신청) 및 결과, 임상시험 중지, 의약품 등의 사용금지 등 조치 등을 구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특히 임상시험 결과에 대해선 통계분석보고서 또는 임상시험보고서 등을 통해 임상시험 수탁기관(CRO)으로부터 제출받은 임상시험 'Topline Data'를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의료현장에서는 가이드라인 제시만으로는 투명한 임상시험 결과 공개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가이드라인으로는 임상 결과를 왜곡하는 기업들을 사실상 가려내기 힘들다는 것이다.
대한암학회 임원인 A대학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사실 항암제 등 임상시험에서 1차 연구목표가 가장 중요한데 설정한 목표를 충족하지 못하면 실패로 봐야 한다"며 "일부 제약사는 목표를 실패했지만 서류보완 혹은 추가 임상을 통해 입증하겠다는 방식으로 대응하는데 이런 관행은 없어져야 맞다"고 지적했다.
그는 "매출을 거두기 어려운 바이오 기업의 특성상 만성적자를 기록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상장 퇴출 요건이 되는 만큼 임상 왜곡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이번 기회에 임상 결과의 투명성을 담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더불어 의학계에서는 허가용 임상과 연구자 혹은 기업 주도 임상시험의 명확한 구분을 더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서울의 한 대학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허가용 임상 시험의 경우 식약처와 협의를 통해 진행된다. 임상 시작부터 목표치를 정하고 시작하는 형태"라며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규제기관은 실패로 간주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연구자 혹은 기업 주도 임상시험은 허가용 임상과 다르게 규제기관과 논의없이 진행되는 만큼 임상시험의 가치가 떨어진다"며 "임상시험 데이터의 접근 권한이 연구자 혹은 기업에게 주어지기 때문에 실제 임상을 관리하는 규제 기관은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점에서 임상시험 가치에 있어 천지차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