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인터뷰]우봉식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장
"미래의료, 질병→건강관리 영역 확장 준비할 시점"
원격의료 논의 위해선 수가지원 방안 청사진 제시해야
"이제는 디지털 헬스케어(digital healthcare)를 일차의료 영역에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최근 의료계는 원격의료를 시대적 흐름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정부의 일방적인 원격의료 추진에 반대 입장을 견지해왔던 그간 분위기와는 온도차를 보이기 시작한 것.
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우봉식 소장은 최근 메디칼타임즈와 가진 창간 인터뷰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의료혁신을 준비하면서 무조건 반대만할 시대적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여전히 염려는 있지만 다양한 디지털 헬스케어의 한 형태로 일정 부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의견을 밝혔다.
다만, 전제조건이 있다. 고사 위기에 빠진 일차의료 활성화 방안으로 염두에 둬야한다는 점이다.
원격의료의 시대적 흐름을 언급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앞으로 미래의료는 '원내'가 아닌 '원외'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
다시말해, 단순 질병관리보다는 건강관리 영역으로까지 확장하고 있다는 평가다.
먼저 우 소장은 "원격의료 이슈를 놓고는 의료계 내부적으로도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는 상황"이라면서 "의협 집행부가 선제적으로 정책적 비전을 잡아가는데 있어 여러 안건들에 가능성을 열어놓고 백데이터를 연구하고 검증해나가는 것이 연구소가 가진 포지셔닝"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최근 흐름은 질환중심 진료를 넘어 건강서비스에도 전문적인 어드바이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며 "디지털 헬스케어를 이용해 좀더 많은 건강서비스를 전달하는데 방향성을 잡아가는 추세로 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를테면, 가까운 주치의가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통해 관리 인원들의 생체 데이터를 기록, 모니터링하고 추가적인 건강관리 서비스에 돌입하는 모델이다.
이에 필수적으로 수가 지원방안이 마련된다면, 위기상황에 몰린 일차의료기관들에는 또 다른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것.
우 소장은 "거창한 장비나 디바이스의 개념을 넘어 간단한 모바일 앱 등을 통해 관리 인원에 이상신호가 감지될 경우 방문진료 등 더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해질 수도 있다"며 "디지털 혁명시대에 적극적으로 활용 가능한 다양한 방편들을 찾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수가 인센티브를 성패의 관건으로 꼽았다. "결국엔 이러한 관리체계에 적정수가 지원 문제가 해결된다면 정부가 그토록 원했던 주치의 제도로 자연스레 흘러가지 않겠나"면서 "코로나 팬데믹 사태에서 한시적으로나마 허용한 비대면 전화진료가 활성화된 이유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디지털 헬스케어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인센티브가 따라와야 한다"며 "앞서 비대면 진료에 의원급 참여가 절반 수준을 차지한 것도 수가 지원을 배제할 수 없다. 의료계의 인식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 것도 비대면 진료에 대한 경험"이라고 생각을 전했다.
이와 관련 정부가 작년 2월 14일 비대면 전화상담과 처방을 한시적으로 허용하면서, 2월부터 6월까지 비대면 진료에 참여한 의료기관은 전체 의료기관(6만8949곳)의 약 10% 수준인 7031곳이 참여했다.
특히, 의료기관 종별 참여기관 수는 전체 7031개 기관 중 동네의원이 5431곳으로 77.2%가 차치했다. 이 가운데 실제 전화상담 및 처방이 이뤄진 건수는 전체 56만1706건 중 동네의원은 26만2903건으로 약 47%로 집계된 것.
우 소장은 "원격의료에서 가장 우려하는 전화진료를 경험한 셈인데, 어떻게 보면 글로벌 감염병 팬데믹 사태에서 실험적 검증이 이뤄진 것"이라며 "상황을 짚어보면 생각보다 우려가 크지 않았다는 의견도 나온다"고 말했다.
의료전달체계 선상 원격의료 역할 검증…"중장기적 과제 세부 논의 이어갈 것"
한편 일차의료에 위기감이 꾸준히 제기되는 상황에서, 현행 의료전달체계의 문제점도 짚었다.
우 소장은 "최근 의료정책연구소 1차 워크숍에서도 논의를 했지만, 국내 상급종합병원 쏠림현상이 너무 가속화되고 있고 이런 상태가 계속된다면 우리나라 의료체계의 지속가능성도 결국엔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차의료는 의료전달체계의 뿌리다. 활성화 방안에 다각도로 논의를 집중해야 하는 이유"라면서 "정책적으로도 지속가능하고 국민건강에도 효율적인 시스템을 제안해 나가는 것이 현재 연구소가 맡은 중책"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일차의료의 활성화 방안을 놓고 원격의료가 가진 문제점과 장점을 두고 체계적인 연구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수가보전 방향과 세부적인 모델을 만들어 제안해 나가겠다는 입장.
우 소장은 "일차의료가 계속해서 위축되는 상황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의료정책연구소의 책무도 여기에 있다. 다양한 보건의료정책들을 연구하고 어떤 디자인으로 일차의료에 디지털 헬스케어를 접목시켜 나갈지 집중할 계획"으로 전했다.
이어 "단계적으로 정책적 대안을 가지고 플랜을 만들 계획"이라며 "중장기적 과제를 선제적으로 연구하고 각종 경우의 수를 예측해 준비하려 한다"고 말했다.
우 소장은 "정책적 고민없이 단기적인 시각에 머무른다면 부작용만 키울 수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올바른 정책에 청사진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근거자료들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의학적 유효성과 기술적 안전성 문제를 비롯해 법, 제도 등 의료관리체계도 준비가 안된 상황이라 여전히 의료계 내부에서도 원격의료에 대한 우려가 있는 상황"이라면서 "대면진료와 원격진료에는 동일한 책임을 묻기 어렵다. 염려하는 부분들에는 계속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의료계는 원격의료를 시대적 흐름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정부의 일방적인 원격의료 추진에 반대 입장을 견지해왔던 그간 분위기와는 온도차를 보이기 시작한 것.
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우봉식 소장은 최근 메디칼타임즈와 가진 창간 인터뷰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의료혁신을 준비하면서 무조건 반대만할 시대적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여전히 염려는 있지만 다양한 디지털 헬스케어의 한 형태로 일정 부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의견을 밝혔다.
다만, 전제조건이 있다. 고사 위기에 빠진 일차의료 활성화 방안으로 염두에 둬야한다는 점이다.
원격의료의 시대적 흐름을 언급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앞으로 미래의료는 '원내'가 아닌 '원외'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
다시말해, 단순 질병관리보다는 건강관리 영역으로까지 확장하고 있다는 평가다.
먼저 우 소장은 "원격의료 이슈를 놓고는 의료계 내부적으로도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는 상황"이라면서 "의협 집행부가 선제적으로 정책적 비전을 잡아가는데 있어 여러 안건들에 가능성을 열어놓고 백데이터를 연구하고 검증해나가는 것이 연구소가 가진 포지셔닝"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최근 흐름은 질환중심 진료를 넘어 건강서비스에도 전문적인 어드바이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며 "디지털 헬스케어를 이용해 좀더 많은 건강서비스를 전달하는데 방향성을 잡아가는 추세로 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를테면, 가까운 주치의가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통해 관리 인원들의 생체 데이터를 기록, 모니터링하고 추가적인 건강관리 서비스에 돌입하는 모델이다.
이에 필수적으로 수가 지원방안이 마련된다면, 위기상황에 몰린 일차의료기관들에는 또 다른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것.
우 소장은 "거창한 장비나 디바이스의 개념을 넘어 간단한 모바일 앱 등을 통해 관리 인원에 이상신호가 감지될 경우 방문진료 등 더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해질 수도 있다"며 "디지털 혁명시대에 적극적으로 활용 가능한 다양한 방편들을 찾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수가 인센티브를 성패의 관건으로 꼽았다. "결국엔 이러한 관리체계에 적정수가 지원 문제가 해결된다면 정부가 그토록 원했던 주치의 제도로 자연스레 흘러가지 않겠나"면서 "코로나 팬데믹 사태에서 한시적으로나마 허용한 비대면 전화진료가 활성화된 이유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디지털 헬스케어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인센티브가 따라와야 한다"며 "앞서 비대면 진료에 의원급 참여가 절반 수준을 차지한 것도 수가 지원을 배제할 수 없다. 의료계의 인식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 것도 비대면 진료에 대한 경험"이라고 생각을 전했다.
이와 관련 정부가 작년 2월 14일 비대면 전화상담과 처방을 한시적으로 허용하면서, 2월부터 6월까지 비대면 진료에 참여한 의료기관은 전체 의료기관(6만8949곳)의 약 10% 수준인 7031곳이 참여했다.
특히, 의료기관 종별 참여기관 수는 전체 7031개 기관 중 동네의원이 5431곳으로 77.2%가 차치했다. 이 가운데 실제 전화상담 및 처방이 이뤄진 건수는 전체 56만1706건 중 동네의원은 26만2903건으로 약 47%로 집계된 것.
우 소장은 "원격의료에서 가장 우려하는 전화진료를 경험한 셈인데, 어떻게 보면 글로벌 감염병 팬데믹 사태에서 실험적 검증이 이뤄진 것"이라며 "상황을 짚어보면 생각보다 우려가 크지 않았다는 의견도 나온다"고 말했다.
의료전달체계 선상 원격의료 역할 검증…"중장기적 과제 세부 논의 이어갈 것"
한편 일차의료에 위기감이 꾸준히 제기되는 상황에서, 현행 의료전달체계의 문제점도 짚었다.
우 소장은 "최근 의료정책연구소 1차 워크숍에서도 논의를 했지만, 국내 상급종합병원 쏠림현상이 너무 가속화되고 있고 이런 상태가 계속된다면 우리나라 의료체계의 지속가능성도 결국엔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차의료는 의료전달체계의 뿌리다. 활성화 방안에 다각도로 논의를 집중해야 하는 이유"라면서 "정책적으로도 지속가능하고 국민건강에도 효율적인 시스템을 제안해 나가는 것이 현재 연구소가 맡은 중책"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일차의료의 활성화 방안을 놓고 원격의료가 가진 문제점과 장점을 두고 체계적인 연구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수가보전 방향과 세부적인 모델을 만들어 제안해 나가겠다는 입장.
우 소장은 "일차의료가 계속해서 위축되는 상황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의료정책연구소의 책무도 여기에 있다. 다양한 보건의료정책들을 연구하고 어떤 디자인으로 일차의료에 디지털 헬스케어를 접목시켜 나갈지 집중할 계획"으로 전했다.
이어 "단계적으로 정책적 대안을 가지고 플랜을 만들 계획"이라며 "중장기적 과제를 선제적으로 연구하고 각종 경우의 수를 예측해 준비하려 한다"고 말했다.
우 소장은 "정책적 고민없이 단기적인 시각에 머무른다면 부작용만 키울 수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올바른 정책에 청사진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근거자료들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의학적 유효성과 기술적 안전성 문제를 비롯해 법, 제도 등 의료관리체계도 준비가 안된 상황이라 여전히 의료계 내부에서도 원격의료에 대한 우려가 있는 상황"이라면서 "대면진료와 원격진료에는 동일한 책임을 묻기 어렵다. 염려하는 부분들에는 계속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