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노조 90% 파업 찬성 "9월 2일 방호복 총파업 돌입"

이창진
발행날짜: 2021-08-27 12:10:59
  • 정부와 마라톤 협상 합의 불발 "여당·정부 해결책 결단해야"
    공공의료 확충·감염병 재원 촉구…복지부 "노조와 지속 협의"

보건의료노조가 의료기관 조합원 90%의 압도적 찬성으로 9월 2일 총파업 수순에 돌입해 주목된다.

보건의료노동조합(위원장 나순자)은 27일 오전 11시 조합 사무실에서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전국 136개 의료기관의 파업 찬반 투표(8월 18일~26일) 결과, 총 조합원 5만 6091명 중 4만 5892명이 투표했고 이중 4만 1191명인 89.76%가 파업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는 27일 조합원 90% 찬성을 담은 파업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보건노조는 보건의료 인력 확충과 처우개선 등 요구안이 관철되지 않을 시 9월 2일 총파업을 예고해 왔다.

이날 보건노조는 "남아 있는 6일 동안 정부가 인력확충과 공공의료 확충 요구에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예정대로 9월 2일 오전 7시를 기해 전면 파업에 돌입한다"고 공표했다.

노조 측은 "이대로는 버틸 수 없어 벼랑 끝에 내몰린 코로나19 최전선 보건의료노동자들이 피눈물을 호소하는 세상에서 가장 절박한 파업"이라고 자평하고 "만에 하나 일어날 수 있는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모두 방호복을 입고 페이스 쉴드와 마스크를 착용한 '방호복 파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파업 중 환자안전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응급실, 중환자실, 분만실, 신생아실 등 생명과 직별된 업무에는 필수인력을 배치해 안전한 파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파업 찬반 투표가 가결됨에 따라 총파업은 가시권에 들어왔다"면서 "정부가 얼마나 강력한 의지를 갖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내놓는가에 따라 보건의료노동자들의 전면 파업은 실제 상황이 될 수도 있고, 사전에 극적으로 해결될 수도 있다"며 정부의 압박했다.

앞서 보건노조는 26일 오후 4시부터 27일 새벽 3시까지 보건복지부와 11시간 마라톤 교섭을 진행했다.

노조 측은 "일부 조항에서 의견을 좁혔으나 공공의료 확충과 보건의료인력 확충 등 핵심 쟁점에서 입장 차이가 확인되어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종료됐다"고 설명했다.

세부적으로 국립중앙의료원 기능 강화와 국립대병원 소관부처 이관 지속 논의, 사립대병원 및 민간 중소병원 공공성 강화 등은 입장 차이를 좁혔다.

반면, 감염병전문병원 설립과 공공병원 확충, 코로나 의료인력 기준 마련, 생명안전수당 제도화, 직종별 적정인력 기준 마련, 간호등급제도 개선,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 의사 인력 확충 등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복지부와 보건노조는 11시간 마라톤 협의를 벌였으나 주요 핵심 사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보건노조는 "정부는 언제까지 예산 탓을 할 것이냐. 코로나 최전선에서 희생하고 있는 의료인력 확충과 처우개선 예산을 마련하고, 새로운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한 공공의료 예산을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복지부의 보건의료인력 확충 과제 해결을 위한 획기적이고 전향적인 인력정책 추진 ▲기재부의 공공의료 확충과 감염병 대응 과감한 재원 투입 ▲여당과 청와대 합동회의 통한 의료인력과 공공의료 확충 법과 예산 해결책 마련 등을 정부와 여당에 촉구했다.

나순자 위원장은 "보건의료노조의 파업은 벼랑 끝에서 움켜쥔 마지막 희망"이라면서 "보건의료노동자들이 더 이상 의료현장을 떠나지 않도록,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들이 응원과 격려를 해 달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보건노조와 지속적인 대화를 통한 설득에 나설 예정이다.

손영래 대변인은 27일 브리핑에서 "정부는 공공의료 확충 등 보건의료노조와 장시간 심층 논의했다"면서 "상호 간의 입장 차이를 좁힌 부분도 있고 여전히 입장 차이가 있는 부분도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다시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정부는 노조와의 협의에 성실히 임하며 추후 진지한 대화를 이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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