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에 병원계 전운 고조…쟁점은 간호인력 지원방안

이창진
발행날짜: 2021-08-31 05:45:59
  • 복지부·보건노조, 실무 협의 지속 "기재부·총리실 결단 필요"
    정부 재정 부담 협상 지연…지방의료원들 "파업 파국은 막아야"

다음달 2일 보건의료노조의 총파업을 앞두고 코로나19 전담병원을 비롯한 병원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정부와 노조 모두 최악의 상황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으로 전담병원 간호사 확충을 위한 정부의 수용 여부에 따라 파업 사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건복지부와 보건의료노동조합은 30일 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서 제12차 노정 실무협의를 진행했다.

복지부와 보건노조는 30일 인증원에서 실무협의를 이어갔다.
앞서 보건의료노동조합(위원장 나순자)은 지난 27일 기자회견을 통해 136개 의료기관 조합원 파업 투표결과, 4만 1191명(찬성률 89.76%)이 파업에 찬성했다고 발표했다.

노조 측은 정부 요구안 미 수용 시 9월 2일 오전 7시부터 응급실과 중환자실, 분만실, 신생아실 등 생명과 직결된 필수인력을 제외하고 방호복을 착용한 총파업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복지부와 보건노조 간 협상의 핵심은 의료인력 중 간호인력 확충이다.

양측은 국립중앙의료원 기능 강화와 국립대병원 소관부처 이관 논의, 사립대병원과 민간 중소병원 공공성 강화, 의료안전망 구축 등은 입장을 좁힌 상태이다.

반면, 감염병전문병원 설립과 공공병원 확충, 코로나 의료인력 기준 마련, 직종별 적정인력 기준 마련, 생명수당 제도화, 간호등급제도 개선,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 의사인력 확충 등에서 여전히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중 보건노조 측이 사활을 거는 현안은 코로나 의료인력 기준 마련과 간호등급제도 개선,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 등이다.

코로나 감염병 전담병원인 지방의료원 등에서 발생하는 간호인력 번 아웃과 사직 등을 막기 위해 정부의 제도적, 재정적 지원을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감염병 전담병원 투입 간호사의 환자 당 인력기준은 명확하지 않다. 노조 측은 환자 중증도에 따라 간호사 인력기준을 마련해야 환자 치료와 함께 간호사 사직과 번 아웃을 방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보건노조 측은 코로나 간호인력 확충을 위한 법적, 제도적 지원책을 강하게 요구했다.
복지부도 감염병 전담병원와 중증환자 병상 의료진 업무가중을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재정이다.

복지부 이창준 보건의료정책관은 지난 27일 브리핑 답변을 통해 "코로나 환자를 보는 데 인력기준을 마련해 즉각적으로 시행하는 부분은 코로나 의료 대응체계의 여러 가지 문제점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사항"이라고 답변했다.

이창준 보건의료정책관은 이어 "환자 수를 줄여 이직률이 높은 간호인력 부담을 줄여주자는 간호등급제 개선과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충 문제도 간호인력 쏠림과 투입해야 할 재정을 고민해야 될 부분"이라며 재정당국과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보건노조 측은 기획재정부와 국무총리 등 윗선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보건의료노조 강연배 홍보실장은 "복지부는 제도적, 재정적 지원의 어려움만을 반복하고 있다. 무엇보다 감염병 전담병원 간호인력의 선순환을 위해 명확한 인력기준이 시급하다. 재정당국과 총리실 등의 명확한 입장이 필요하다"면서 "코로나 의료인력 중 간호인력 기준을 명확히 마련해야 현재와 같은 간호사들의 사직과 번 아웃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담병원인 지방의료원들은 정부와 노조 협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복지부는 간호인력 확충 관련 재정적 부담으로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왼쪽부터 이창준 보건의료정책관, 박향 공공보건정책관.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의료기사 등 보건의료 인력이 대거 파업에 동참할 경우, 코로나 병상과 중환자실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다.

조승연 지방의료원연합회장(인천의료원장)은 "보건의료노조 요구 중 핵심은 코로나 간호인력 기준 마련으로 보인다. 간호등급제 개선과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충은 간호인력 기준 마련을 위한 제도화로 무리한 요구는 아니다"라면서 "복지부 입장은 이해하지만 파업이라는 파국을 막기 위해 기재부와 총리실 등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보건의료노조와 지속적인 협상을 통해 요구안의 입장 차이를 좁혀나간다는 방침으로 9월 2일 이전 타결 방안이 도출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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