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방 제한·수가 신설 등 관련 전문가 단체 논의 공회전
"낙태 입법 공백 상태…내달 약제 허가 기대 어려워"
"11월 12일로 예정된 허가 처리 기한까지 해결이 안 될 것 같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서 임신중절약의 연내 허가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나온 가운데 실제 올해 상용화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조제 권한을 둘러싼 의약사간 직역 갈등부터 산부인과 의사로 처방권한을 제한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직능 문제, 의약분업 예외 적용 여부 및 76개국의 리얼월드데이터 종합 검토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연내에는 어렵다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
지난 7월 2일 현대약품은 경구용 임신중절의약품인 미프지미소(성분명 미페프리스톤+미소프로스톨) 품목허가 신청서를 식약처에 제출한 바 있다.
신약의 법정 처리기간은 근무일 기준 120일이지만 자료 보완 요청 등에 따른 심사 지연으로 보통 실제 허가까지는 짧게는 6개월에서 1년까지 늘어난다.
식약처 국정감사에서 정춘숙 의원은 "허가 과정이 진행이 되고 있는데 11월 12일까지 허가 처리 기한까지 해결이 안 될 것 같다"며 "약물 처방 권한에 대한 쟁점이 있는데 처방과 투약을 산부인과로 제한하면 산부인과 없는 곳은 대응이 어렵다"고 우려했다.
현재 허가를 둘러싼 쟁점은 ▲가교임상 면제 ▲산부인과 전문의로 처방 권한 한정 ▲의약분업 예외 인정 ▲관찰 수가 신설 등으로 압축된다.
문제는 해당 내용들이 산부인과를 포함한 타과 학회, 의사회의 논의를 거친다고 해도 원만한 의견의 일치점을 찾기 어렵다는 점.
직역, 직능간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식약처가 자체적으로 판단을 내리기 부담스런 상황이다. 허가 이후 터져나올 안전, 남용의 책임 소재가 당국의 몫으로 고스란히 남기 때문이다.
김재연 산부인과의사회장은 "처방 권한, 의약분업 예외 인정, 수가 신설 등을 위해 당국과 논의가 필요한데 낙태죄 헌법 불합치 결정 이후 초반에만 논의가 있었을 뿐 현재 이뤄지고 있는 것이 없다"며 "산부인과의 의견을 무시하고 식약처가 허가 사항을 단독으로 결정하기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프지미소 투약 후 불완전 유산이 발생할 경우 자궁내 잔여물이 산모 패혈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투약 결정이나 임신 중절 성공에 대해 판단할 전문성 및 의료기기가 필요하기 때문에 산분인과 의사들에게 처방을 한정하는 것이 안전상 가장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제약사가 주장한 미프지미소의 약가는 비급여로 35만원 안팎인데 이같은 가격의 산정 근거 및 적절성 여부도 따져야 한다"며 "낙태죄 헌법 불일치 결정 이후 낙태에 대한 법이 없는 입법 공백 상태라 법 마련 전에 식약처가 자체적으로 약물 허가를 내기란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모낙폐)도 연내 허가 불발에 대비, 정치권을 통해 식약처를 압박한다는 계획이다.
이동근 집행위원은 "약물 허가 신청 및 처리 과정에서 법정 처리 기한이 있지만 이는 확정된 기한은 아니다"라며 "식약처가 보충 자료를 요청할 수 있고 그 기간 동안은 기한이 연장되기 때문에 보통 최종 허가까지 시일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속한 약물 도입을 위해 중앙약사심의위원회 개최 당시 가교 임상 면제 근거 등을 종합해 의견서로 제출했다"며 "이후 시민단체의 의견을 접수하거나 논의를 해보자는 요청은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과거 식약처는 보도자료를 통해 임신중절약의 신속 허가 입장을 밝힌 바 있다"며 "이를 근거로 국회의원들의 질의를 통해 식약처 입장에 변화가 없는지 다시 한번 확인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식약처도 자체적인 근거 자료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식약처는 제약사 제출 자료 및 WHO 가이드라인, 이미 앞서 해당 약제를 사용한 76개국의 리얼월드데이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프랑스 등 해외의 경우 임신중절약의 30년 장기 추적 자료가 있지만 가교 임상을 생략할 경우 인종적인 유사성이 있는 동아시아의 인접국의 데이터 수집 및 분석에 최소 수개월이 필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약제의 안전성 확인 이외에 안전한 복용 방법 역시 지침이 필요한 상황.
식약처 관계자는 "현재 임신중절의약품 안전 사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다"며 "산부인과 전문의 외 여성 단체 등 관련 단체 및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허가 자료 검토 과정 중 추가 자료의 필요 등에 따라 처리기한은 변동되는 것이 일반적이고 임신중절약 품목도 마찬가지"라며 "처방, 투약장소, 안전한 사용 등에 관해서는 복지부 등 관련 부처, 단체, 전문가 등과 협의가 필요하지만 아직 구체적 사항은 정해진 바 없다"고 덧붙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서 임신중절약의 연내 허가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나온 가운데 실제 올해 상용화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조제 권한을 둘러싼 의약사간 직역 갈등부터 산부인과 의사로 처방권한을 제한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직능 문제, 의약분업 예외 적용 여부 및 76개국의 리얼월드데이터 종합 검토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연내에는 어렵다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
지난 7월 2일 현대약품은 경구용 임신중절의약품인 미프지미소(성분명 미페프리스톤+미소프로스톨) 품목허가 신청서를 식약처에 제출한 바 있다.
신약의 법정 처리기간은 근무일 기준 120일이지만 자료 보완 요청 등에 따른 심사 지연으로 보통 실제 허가까지는 짧게는 6개월에서 1년까지 늘어난다.
식약처 국정감사에서 정춘숙 의원은 "허가 과정이 진행이 되고 있는데 11월 12일까지 허가 처리 기한까지 해결이 안 될 것 같다"며 "약물 처방 권한에 대한 쟁점이 있는데 처방과 투약을 산부인과로 제한하면 산부인과 없는 곳은 대응이 어렵다"고 우려했다.
현재 허가를 둘러싼 쟁점은 ▲가교임상 면제 ▲산부인과 전문의로 처방 권한 한정 ▲의약분업 예외 인정 ▲관찰 수가 신설 등으로 압축된다.
문제는 해당 내용들이 산부인과를 포함한 타과 학회, 의사회의 논의를 거친다고 해도 원만한 의견의 일치점을 찾기 어렵다는 점.
직역, 직능간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식약처가 자체적으로 판단을 내리기 부담스런 상황이다. 허가 이후 터져나올 안전, 남용의 책임 소재가 당국의 몫으로 고스란히 남기 때문이다.
김재연 산부인과의사회장은 "처방 권한, 의약분업 예외 인정, 수가 신설 등을 위해 당국과 논의가 필요한데 낙태죄 헌법 불합치 결정 이후 초반에만 논의가 있었을 뿐 현재 이뤄지고 있는 것이 없다"며 "산부인과의 의견을 무시하고 식약처가 허가 사항을 단독으로 결정하기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프지미소 투약 후 불완전 유산이 발생할 경우 자궁내 잔여물이 산모 패혈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투약 결정이나 임신 중절 성공에 대해 판단할 전문성 및 의료기기가 필요하기 때문에 산분인과 의사들에게 처방을 한정하는 것이 안전상 가장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제약사가 주장한 미프지미소의 약가는 비급여로 35만원 안팎인데 이같은 가격의 산정 근거 및 적절성 여부도 따져야 한다"며 "낙태죄 헌법 불일치 결정 이후 낙태에 대한 법이 없는 입법 공백 상태라 법 마련 전에 식약처가 자체적으로 약물 허가를 내기란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모낙폐)도 연내 허가 불발에 대비, 정치권을 통해 식약처를 압박한다는 계획이다.
이동근 집행위원은 "약물 허가 신청 및 처리 과정에서 법정 처리 기한이 있지만 이는 확정된 기한은 아니다"라며 "식약처가 보충 자료를 요청할 수 있고 그 기간 동안은 기한이 연장되기 때문에 보통 최종 허가까지 시일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속한 약물 도입을 위해 중앙약사심의위원회 개최 당시 가교 임상 면제 근거 등을 종합해 의견서로 제출했다"며 "이후 시민단체의 의견을 접수하거나 논의를 해보자는 요청은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과거 식약처는 보도자료를 통해 임신중절약의 신속 허가 입장을 밝힌 바 있다"며 "이를 근거로 국회의원들의 질의를 통해 식약처 입장에 변화가 없는지 다시 한번 확인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식약처도 자체적인 근거 자료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식약처는 제약사 제출 자료 및 WHO 가이드라인, 이미 앞서 해당 약제를 사용한 76개국의 리얼월드데이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프랑스 등 해외의 경우 임신중절약의 30년 장기 추적 자료가 있지만 가교 임상을 생략할 경우 인종적인 유사성이 있는 동아시아의 인접국의 데이터 수집 및 분석에 최소 수개월이 필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약제의 안전성 확인 이외에 안전한 복용 방법 역시 지침이 필요한 상황.
식약처 관계자는 "현재 임신중절의약품 안전 사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다"며 "산부인과 전문의 외 여성 단체 등 관련 단체 및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허가 자료 검토 과정 중 추가 자료의 필요 등에 따라 처리기한은 변동되는 것이 일반적이고 임신중절약 품목도 마찬가지"라며 "처방, 투약장소, 안전한 사용 등에 관해서는 복지부 등 관련 부처, 단체, 전문가 등과 협의가 필요하지만 아직 구체적 사항은 정해진 바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