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진 의료경제팀 기자
윤석열 정부 출범(5월 10일)을 앞두고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을 바라보는 감사원의 시각이 예사롭지 않다.
표면적으로 문케어로 명명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사후 평가이나 속내는 코로나19 사태 종합감사로 확대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2년 넘게 진행 중인 코로나 사태에서 복지부와 질병관리청은 방역 최일선에서 국민들의 찬사와 비판을 한 몸에 받았다.
연일 진행된 대국민 브리핑으로 의료계를 포함한 국민들조차 복지부와 질병관리청 주요 공무원 얼굴이 익숙해진 상태이다.
특히 질병관리청 정은경 청장은 한 때 국민들과 언론으로부터 위기 사태 해결의 영웅으로 불리며 칭송을 받았다.
정권 교체를 앞두고 감사원은 문케어 감사를 인수위원회에 보고하며 권력 이동에 따른 생존 전략을 드러냈다.
의료계는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기억하고 있다.
당시 감사원은 186명이 확진자가 발생한 메르스 감사를 통해 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현 질병관리청) 공무원들의 대량 징계를 발표했다.
징계 대상 대부분은 의사 출신 질병관리본부 공무원들이였다.
복지부와 함께 공동 브리핑 일선에 나선 정은경 센터장을 포함한 10여명이 넘는 의사 공무원들이 해임과 강등 등 최고 수준의 처분을 받았다.
의료계는 격분했고, 최종 처분은 다소 완화됐지만 이를 계기로 질병관리본부를 떠난 의사 공무원들이 줄을 이었다.
감사원 메르스 감사는 박근혜 정부의 잔혹사로 평가되고 있다.
윤 정부에게 바짝 엎드린 감사원의 그동안 행태를 볼 때 단순히 문케어 감사로 끝나지 않을 것을 의료계도 알고 있다.
결과론적으로 코로나 방역의료정책 운영 과정에서 무리가 있었다는 점은 복지부도, 질병관리청도, 의료계도 인지하고 있다.
감사원의 칼끝이 어디로 향할지 아직 속단하기 이르다. 분명한 점은 메르스 감사와 같은 희생양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우려되는 부분은 문재인 정부에서 질병관리청으로 격상 이후 의사 공무원들이 자천타천 질병관리청으로 대거 이동한 점이다.
코로나 방역의료 결정 과정에서 직·간접으로 관여한 많은 의사 공무원들이 긴장하는 이유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감사원이 문케어에 그치지 않고 코로나 감사로 이어질 것이라는 사실은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면서 "행정고시 중심 복지부 관료주의 특성상 책임지는 공무원은 없을 것이다. 메르스 감사와 같은 악몽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현재 코로나 백서를 작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관례에 비춰볼 때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복지부와 질병관리청 정무직과 함께 공모를 통해 임명된 고위공무원들은 공직에서 내려온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라 남는 자와 떠나는 자의 평가가 어떻게 갈릴지 의료계는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