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와 환자의 적절한 거리는?

김가연 학생(경상의대)
발행날짜: 2022-07-04 05:30:00
  • 김가연 학생(경상의대 본과 3학년)

요즘 시대는 인터넷에서 몇번의 검색만으로도 각 질병의 증상, 치료에 대한 정보를 많이 볼 수 있을 정도로 정보가 흐르다 못해 넘치는 세상이다. 외래를 참관하다 보면 인터넷에서 얻은 정보를 묻는 환자분들도 많았고 심지어 실손보험을 적용받는 기준을 알고 있어서 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는 특정 단어를 진단서에 넣어달라고 요구하시는 분들도 있다. 확실히 요즘 환자는 흔히 말하는 '똑똑한 소비자'처럼 변화했다.

이전과는 다르게 의료 소송도 많아지고 의료관련 전문 변호사의 영역도 확장됨에 따라 의사가 환자를 대할 때 더욱 방어적인 모습을 갖는 것도 확연하게 다른 시대적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의사의 한마디 한마디를 녹음하는 환자도 있고 치료 방법에 대해 설명할 때 의심 어린 눈빛을 볼 때마다 증상이나 진단명, 여러 치료법에 대해 설명할 때 확실한 태도가 필요하다고 느낀다.

이런 설명 중 제일 중요한 치료 방법을 정할 때 환자에게 온전히 선택을 하도록 할지 의학적인 지식이 많은 의사의 권고가 들어가야 할지 그 기준은 애매한 듯 했다. 전자의 경우, 치료 결과에 대해 환자가 만족하지 못하면 권고를 한 의사의 책임이 클 수 밖에 없다. 의사의 권고가 환자에게 큰 영향을 주는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후자의 경우, 아무래도 인터넷의 정보보다는 의학적인 전공 지식이 있는 의사의 선택을 조금 더 환자가 따르도록 하는 것이 이론적으로는 좋은 결과를 내거나 더 원칙적인 치료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여러 치료법 중에서도 환자들은 수술을 처음 권유 받을 때 제일 당황하는 것 같았다. 아무래도 수술적 치료는 일상적인 제약, 시간적/금전적 비용이 들기 때문에 다른 비수술적 치료와 달리 고민하는 환자가 꽤 많았고 수술적인 치료가 더 근본적인 치료지만 이걸 다르게 생각하는 환자도 있었다.

여러 치료법 중 고민하는 경우에는 금전과 연관된 상황도 많이 있다. 특히 보험 적용이 되지 않지만 더 효과적인 치료를 권고할 것인지 보험 적용이 되는 일반적인 치료를 권할 것인지도 고민이 많은 부분이다. 특정 드라마에서 비추었던 것처럼 돈벌이하려고 일부러 비급여를 처방하는 것처럼 보여질 수 있지만 다른 연구나 논문에서 의미있는 효과를 내는 약이나 수술법들이 보험이 적용이 안되는 경우가 꽤나 있었다. 보험이 적용되는 기준도 실제 임상에서 필요한 상황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이런 차이가 하나의 요인이 아닐까 싶었다.

의대생이라면 누구나 수업을 들었을 법한 환자-의사 관계는 시대에 따라 특성이 변화한다고 생각한다. 개개인의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어디까지 의사가 관여해야 할지는 변화된 시대상에 맞게 개인의 가치관대로 대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는데, 변화된 임상현장에 맞게 시스템도 변화한 곳에서 환자를 생각하는 마음이 다르게 왜곡되지 않는 곳에서 일하고 싶은 작은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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