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불참, 협의체 3차 회의…심평원 난감 "검증된 DUR 바람직"
복지부 비대면 진료 사전작업…병협 "보안·소요 비용 신중 검토"
의료계가 반대하는 전자처방전 시범사업 논의가 표준화와 요양기관 지원 등 제도 도입을 위한 빠른 행보를 보여 주목된다.
건강보험공단은 전자처방전 실증사업을 통한 관련 법령 개정과 가이드라인 마련 등 실행기관 입지를 강화하고 있는 형국이다.
14일 메디칼타임즈 취재결과, 보건복지부는 최근 안전한 전자처방 협의체 3차 회의를 열고 표준화 방안과 외국 현황 등을 논의했다.
비공개 회의에는 복지부와 병원협회, 약사회, 환자단체. 관련 업체. 건보공단 및 심평원 등이 참석했다.
의사협회는 민간기업 서버 해킹과 대체조제, 성분명 처방 등 전자처방전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불참을 고수했다.
지난 2월 약사회의 공적 전자처방전 도입 건의로 출발한 협의체에서 건보공단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당초 환자 정보 유출과 보안 등을 감안해 심평원 DUR 시스템을 활용한 시범사업에 무게가 실렸다.
건보공단은 회의에서 의료기관 전자처방전 표준화 그리고 의료기관 및 약국 프로그램 개발 지원 추진 입장을 피력했다.
또한 현재 강원도 등 일부 지역에서 진행 중인 마이 헬스웨이(나의 건강기록) 시범사업에 추가한 전자처방전 모형을 실증사업으로 전환해 재설계하고 후속연구를 진행하겠다고 의견을 전달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실증사업 결과를 토대로 법령 개선 및 가이드라인 마련 등 전자처방전 도입을 명문화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전자처방전은 의료법 제17조 2(처방전)에서 이미 허용되어 있으나 의료기관 대부분이 종이 처방전을 발행하고 있는 현실이다.
복지부가 전자처방전 도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향후 진행될 비대면 진료 제도화의 필수 항목이기 때문이다.
■심평원 "안전성과 신뢰성 중요"…환자단체 "공적 전자처방전 논의 변질"
건보공단의 급발진에 심평원은 난감한 상황이다.
심평원 임원은 "전자처방전 도입은 안전성과 실효성 그리고 신뢰성 등을 전제하고 있다. 감염병 사태에서 처방과 조제의 DUR 시스템은 이미 검증됐다"면서 "옥상옥이 아닌 안전한 DUR 도로에 전자처방전 트랙을 마련하는 것이 안전성과 비용 효과성 등을 감안할 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환자단체는 공적 전자처방전에서 안전한 전자처방전으로 협의체 성격이 바뀐 부분에 불만을 표출했다.
환자단체 임원은 "복지부가 무슨 생각으로 전자처방전 모형을 구상하는 지 모호하다. 공적 전자처방전을 얘기하다 의료단체 반발로 안전한 전자처방전으로 협의체 논의 성격이 변질됐다"고 꼬집었다.
병원협회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협회 측은 "건보공단의 표준화 추진은 의료기관 간 정보 이용 등 전반적인 검토를 전제해야 한다. 보안 문제와 소요 비용 발생, 시스템 장애 발생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