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통해 스프링클러 의무화 확대 주장…"중소 의료기관 취약"
해당 의원 입원실 없어 설치 대상 제외 "소방안전 전면 재검토해야"
보건의료노조가 이천 투석 의료기관 화재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 중소 의료기관에 대한 시설 기준 강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보건의료노조(위원장 나순자)는 9일 성명서를 통해 "규모가 작은 병원이나 의원은 여전히 화재 예방 시설이 취약하다. 정부는 의료기관의 소방 안전 문제를 전면 재검토하고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일 이천 투석 의원급 건물 화재로 환자 4명과 간호사 1명이 사망했다.
보건의료노조는 "보도에 따르면, 당시 병원 안에는 환자 33명과 의료진 13명 등 총 46명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의료진 13명이 규정대로 근무를 했는지, 투석 이원의 적정인력에 대한 냉철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환기시켰다.
이어 "화재가 발생한 건물 1층과 2층에는 간이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었지만 투석 의원 3층과 4층에는 스프링클러가 없었다. 2019년 개정된 법에 따라 스프링클러를 의무로 설치해야 하지만 사고가 난 의원의 경우 입원실이 없다는 이유로 소방시설 의무 설치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2018년 1월 화재로 192명 사상자가 발생했던 밀양 세종병원 사고 이후 중소 병원도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하도록 법률이 정비됐다. 의원급도 간이 스프링클러 설비와 자동화재 속보 설비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방청은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경영악화와 설치 공사 어려움을 반영해 병원급 스크링클러 설치 유예기간은 올해 8월 31일에서 4년 4개월 연장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시민의 안전을 경영 문제나 규제 완화 입장에서 고려하는 한 불상사를 막을 수 없다. 이제라도 정부는 의료기관 소방 안전 문제를 전면 재검토하고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