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전 동네안과로 시작…망막 전문의 20명 규모로 키운 김안과

발행날짜: 2022-08-18 05:30:00 수정: 2022-08-18 08:53:59
  • 개원 60주년 기자회견…다음 미션은 녹내장 병원 설립 추진
    안과 개원가와 DHL 구축해 상생 추진…토요가산 반영 제안

1962년 서울 영등포에 작은 안과 의원이 생겼다. 이곳은 60년 후 77병상 규모의 병원으로 성장한다. 단일 진료과목으로서는 처음으로 국제의료기관평가(JCI) 인증을 받았고 정부가 지정하는 전문병원이다.

김안과병원 이야기다. 김안과병원은 15일자로 개원 60주년을 맞았다.

김용란 대표원장은 17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골프채에 눈을 맞아 실명 위기에 처한 환자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김안과병원 존재의 이유를 설명했다.

김안과병원은 지난 15일 개원 60주년을 맞았다. 김용란 대표원장(왼쪽)과 장재우 원장

김 원장은 "인공 수정체 삽입, 망막 수술 등으로 실명 위기였던 환자 시력이 0.8까지 나왔다"라며 "눈에서 여러 군데를 다쳤는데도 모든 것을 한자리에서 다 해결한 것"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김안과병원 망막병원에는 망막 전문의만 20명 넘게 있는데, 이들이 다양하게 많은 환자를 치료했기 때문에 경험이 충분히 쌓였다"라며 "망막 전문의뿐만 아니라 다른 안과 세부 전문의도 포진하고 있다. 여러 명이 있어야 외상 환자에 대해 넓고 깊게 대처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의료의 트렌드가 전문 진료과목에서도 더 세부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대형병원 시스템에서는 다양한 대처가 필요한 환자를 치료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가 있다는 것.

장재우 병원장은 "우리 병원이 대학병원 보다 못하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은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내과 협진 정도이고, 이외 수술이 필요한 질환은 진료량에서부터 월등한 경험을 갖고 있다"라며 "김안과병원은 하루 만에 눈 관련 질환에 대한 진료는 모두 볼 수 있다는 게 김안과병원의 저력"이라고 말했다.

김안과병원은 중증 안과질환을 비롯해 모든 안과질환을 치료하고 있다. 망막센터, 사시센터 등 모든 분야를 센터화해 전문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단일병원에서는 잘 하지 않는 각막이식도 한다.

안과 개원가와 'DHL(Doctor's Hot Line)'을 구축해 상생도 도모하고 있다. DHL은 안과의원에서 망막, 녹내장 등 치료가 어려운 환자와 백내장 수술 도중 문제가 발생한 환자를 김안과병원에 의뢰하는 네트워크 시스템이다. 2001년 처음 제도를 마련했고 올해 7월 기준 600곳의 안과의원과 협약을 맺고 있다. 지난해만 총 1만3959건의 협력이 이뤄졌다.

60년 동안 쌓인 경험을 바탕으로 김안과병원은 '안과의 표준을 만들겠다'는 비전을 공개했다. 그 일환으로 '빅데이터' 사업을 중점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임상연구센터를 설립해 외부에서 의뢰되는 연구를 수주해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지난해는 데이터센터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장 원장은 "지난해부터 대학병원과 컨소시움을 구성해 데이터 사업 부분에 참여하고 있다"라며 "망막, 특히 황반변성 분야는 대학병원 보다 많은 숫자를 갖고 있기 때문에 데이터 사업에 참여해서 중점적으로 이어나가려고 한다. 녹내장도 데이터를 모으면 앞으로 진료방향에 대해 자료가 보완될 것 같다"이라고 밝혔다.

또 "질환 치료가 약물치료, 수술치료도 있지만 유전자 치료가 중점으로 가게 될 것"이라며 "유전자 치료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전자에 대한 데이터를 모으는 사업도 중요하다. 몇몇 질환에 대해 유전자 자료를 축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녹내장'을 특화한 병원 추가 설립이 꿈이다.

김 대표원장은 "녹내장은 환자가 평생 갖고 가야 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불안해하고, 걱정한다"라며 "망막병원이 20년 됐는데, 장기적으로 녹내장병원을 만드는 게 꿈"이라고 조심스럽게 전했다.

우리나라에서 전문병원이자 중소병원으로서 존재하는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없을까.

장 병원장은 "중소병원이자 전문병원은 개원가와 대학병원 사이에 껴서 이도 저도 아닌 상황"이라며 "1년 365일 진료를 표방하고 있지만 전문병원은 토요가산도 적용 받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꾸준하게 건의해서 개선해 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이카와 협력해 캄보디아에 국립안과병원을 설립하고 해외 의료진 대상 연수도 진행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비자 발급에 어려움이 있다. 현재는 대학병원이 아니면 의료연수를 오는 사람에게 비자발급이 안된다"라며 "외국에서 연수를 위해 들어오는 의료인에 대해 장기간 비자를 발급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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