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기업 공급망 등 해외 의존도 증가 우려
미국 내 바이오 제조 인프라‧제품 의무구매 확대 전망
미국 정부가 '국가 바이오기술 및 바이오제조 이니셔티브'에 서명하면서 반도체, 전기차에 이어 바이오산업에서도 자국 인프라 우선 활용 기조를 분명히 했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2일(현지시간) '국가 바이오기술 및 바이오제조 이니셔티브(National Biotechnology and Biomanufacturing Initiative, 이하 바이오 이니셔티브)'를 론칭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번 바이오 이니셔티브 정책과 관련해 백악관은 바이오기술은 글로벌 산업 혁명의 정점에 있으며 다른 나라들이 바이오기술 솔루션 및 제품을 위해 각자 자리를 잡는 동안 미국은 외국의 재료와 바이오생산에 너무 크게 의존해 왔다는 점을 지적했다.
즉, 바이오기술과 같은 필수 산업의 해외 진출은 중요한 케미컬과 활성의약품원료와 같은 재료에 대한 미국의 접근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의미.
발표에 따르면 바이오 이니셔티브는 ▲미국 내 바이오제조 역량 강화 ▲바이오 기반 제품의 시장 확대 ▲큰 도전과제에 대한 연구개발 확대 ▲양질의 데이터에 대한 접근성 향상 ▲다양한 숙련된 인력 양성 ▲바이오제품 규제 간소화 ▲미국 바이오기술 생태계 보호 등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러한 정책 기조를 통해 향후 바이오기술의 혁신은 물론 건강, 농업, 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 걸쳐 미국 바이오경제의 성장을 촉진할 것이라는 게 미국 정부의 시각이다.
이와 함께 해외 공급망의 취약점을 보완하고 미국 내 강력한 공급망을 구축하며, 식량 및 에너지 안보를 향상시키고 더 나은 의약품을 통해 더 오래 그리고 더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밝힌 상태다.
바이오 이니셔티브 행정명령은 정책 추진배경, 부처별 역할 및 후속조치사항 등 총 14개 섹션으로 구성됐으며, 14일에 관련부처가 모이는 회의(Summit)를 통해 각 부처별 이행 방향 발표 예정이다.
현재 각 부처는 행정명령 이행 평가보고서를 180일 이내에 대통령에게 제출할 것을 규정하고 있는 상태다.
이를 고려했을 때 세부적인 계획은 9월 14일에 발표되는 내용과 180일 이내에 발표될 평가보고서, 그리고 1년 이내에 발표될 보고서 등을 통해 추가로 파악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산업에서 미국은 국내기업 입장에선 이미 진출했거나 진출을 노리고 있는 가장 큰 규모의 시장인 만큼 향후 전략을 구상하는데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바이오협회는 현재 공개된 행정명령만으로 국내에 미칠 영향을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미국의 '바이오제조 역량 강화' 및 '바이오 기반 제품의 의무구매 확대'를 어떤 방식으로 지원할 계획인지에 대한 부분을 주시해야 된다는 시각이다.
향후 미국 내 바이오제조 인프라 구축 및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한 세제 혜택이나 인센티브의 수준, 바이오 기반 제품의 구매시 대상 제품 및 해외산 원료 사용여부 등에 대한 조건에 따라 미국에 수출하거나, 미국 현지 진출을 모색하거나, 해외에서 미국기업과 경쟁하고 있는 기업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
한국바이오협회는 "미국 정부의 R&D 투자 우선분야 선정이나 규제 개선 등 정책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인지에 따라서도 우리나라와의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이 정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국내 기업의의 강점이 활용되고 동맹국으로서의 참여가 확대될 수 있다면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결국 각 국가가 바이오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책과 지원을 넓히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정부의 대응책 마력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바이오협회는 "바이오경제에 대한 각국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음. 중국과 미국이 연이어 바이오 경제를 위한 전폭적인 투자와 지원을 발표하고 있다"며 "유럽이나 일본 등의 선진국들도 투자 확대를 검토할 것으로 예상돼 우리 정부의 대응 지원책이 늦어진다면 우리의 바이오산업 경쟁력은 그만큼 더 뒤처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