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전담 공공병원 수익 회복까지 4년 이상 걸린다"

발행날짜: 2022-09-26 20:19:39
  • 월별 병상 가동률 평균 40% 수준 "추가 손실보상 절실"
    총액계약제·대학병원 분원 유치 제한 등 대안으로 등장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전담병원'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공공의료기관이 코로나 이전 진료 수익 회복을 위해서는 4년 이상 걸린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에 따라 정부가 지급하고 있는 손실보상 지원을 코로나19 이후로도 확대해야 한다는 제안도 이어졌다.

보건복지위원회 정춘숙 위원장(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소속 국회의원 6명은 26일 국회 박물관에서 공동으로 공공보건의료 회복과 필수의료 국가책임 강화를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이흥훈 NMC 전략기획센터장

이흥훈 국립중앙의료원 기획조정본부 전략기획센터장은 감염병 전담 공공병원의 코로나19 대응 현황을 발표하고 회복을 위한 대안을 내놨다.

올해 3월 기준 전국 감염병 전담병원은 총 287곳으로 이 중 77곳(26.8%)은 공공의료기관이다. 지역거점공공병원의 전담병원 지정 기간은 약 1년 8개월 정도였다.

코로나19 대유행 1년만에(2019~20년)지역거점공공병원을 방문한 환자와 진료건수는 코로나19 대유행 1년 만인 2019~20년 감소했다. 내과, 외과, 신경과, 신경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 등 7개 필수진료과 개설률은 2019년 3월 85.3%에서 올해 8월 현재 80.6%로 대폭 감소했다. 이는 필수의료 커버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것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전후로 의료수익도 줄었는데, 국립중앙의료원(NMC)의 2020년 의료수익은 2019년보다 28.2% 감소했고, 지방의료원과 적십자병원도 같은 기간 28.9% 줄었다. 지난해와 비교해도 NMC 의료수익은 1%, 지방의료원과 적십자병원은 10.7% 감소했다.

그럼에도 코로나19 손실보상금 지급률은 줄었다. 국립대병원 보다 NMC와 지방의료원 손실보상금 평균 증가율은 환자 수 증가율을 따라가지 못한다. NMC만 놓고 봤을 때 2020년 코로나19 환자 수는 1만85명, 손실보상금은 329억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는 환자수가 2만885명으로 두배 가까이 증가했지만, 손실보상금은 383억원으로 6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흥훈 센터장은 올해 월별 병상이용률, 코로나19 전후 진료비 연평균 증감률 등을 적용해 손실된 수익 회복 기간을 산출했다. 지방의료원의 평균 월별 병상이용률은 1월 36.3%에서 8월 40.6%로 더디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 지방의료원이 2019년 진료실적을 회복하는 데 52개월(4.3년)이 걸릴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2022~26년 월별 의료손익을 추계한 결과2022년 8210억원 적자, 2023년 6699억원 적자, 2024년 5055억원 적자, 2025년 2745억원 적자에 이서 2026년 2분기는 돼야 428억원의 이익이 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를 종합해 이 센터장은 2022년 하반기부터 2026년 상반기까지 4년의 추가적인 손실보상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병상이용률 등 진료기능 회복 정도를 감안해 병원별 기준을 마련, 지원을 이어나가는 방식 말이다.

지방의료원은 정부의 직접적 재정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이는 다른 지방의료원의 입장과도 일맥상통했다. 정부의 재정 지원이 절실하다는 것. 나아가 지방의료원만큼은 총액계약제를 적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주장이 나왔다.

용왕식 속초의료원장은 "매월 말이면 환자가 얼마나 줄었나, 직원 인건비를 줄 수 있나, 수익이 얼마나 나왔나를 고민하고 있다"라며 "손실보상금으로 나름 흑자였지만 3~4개월 전부터 적자가 나고 있다. 14~5년 전부터 총액계약제 이야기는 나오고 있지만 정책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는데 공공부터 먼저 시행해 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회복 기간으로 산정된 4년 동안 어떻게 재정을 확보해서 임금을 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뿐"이라며 "4년을 기점으로 본다면 정부 차원에서 예산을 투입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 조세 투입, 특별기금 형태 지원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자체에서 지역의료 살리기 방안으로 '대학병원 분원'을 내거는 현실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윤창규 충주의료원장은 "충청북도 북부지역 유일한 종합병원이지만 병상가동률이 40%밖에 되지 않는다. 감염병 전담병원 인식이 아직까지 주민에게 남아있다"라며 "필수과 의사도 없다. 원장 월급의 2배 이상 준다고 해도 삶의 질 때문에 오지 않는다"고 현실을 토로했다.

이어 "충청북도 북부에 충북대병원 분원을 세운다, 서울 대학병원 분원을 유치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어리석은 생각"이라고 지적하며 "의료기관 유치를 위한 예산 반의반만 줘도 잘 운영할 자신이 있다"고 덧붙였다.

권태형 원주의료원장도 "정부가 공공병원에 직접적인 정책 수단을 확보하고 강화할 필요가 있다"라며 "필수의료는 공공병원이 우선적으로 역량을 강화해야 하고 역량을 발휘해 장기적으로 민간을 이끌어야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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