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풀이] 국회 복지위 아닌 정무위 주목해야 하는 이유
배진교·이종배 의원 이어 박재호 의원 보험사기특별법 추가 발의
국회 정무위원회의 행보가 심상찮습니다. 보험금 청구 간소화,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등 의료계 민감한 쟁점에 대해 물밑작업에 돌입한 모양새인데요.
정무위는 지난 20일 열린 전체회의에 배진교 의원이 대표발의한 '보험업법 일부개정안'과 더불어 이종배 의원이 대표발의한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일부개정안'을 상정, 소위원회로 회부했습니다.
추후 언제라도 해당 법률안을 법안소위로 상정해 심사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셈이죠.
당시 전체회의에 올라온 법안을 살펴보면 보험업법 관련 법안 4건,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개정안 3건으로 총 7건이 올라왔는데요. 의료기관과 관련된 내용을 담은 법안은 각각 1건씩 2건이었지만 관련 법에 대한 정무위 측의 강력한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입니다.
여기에 정무위 박재호 의원은 지난 20일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하면서 힘을 싣고 나선 것도 주목해야합니다.
잠시 박 의원이 발의한 법안 내용을 살펴보면요. 보험사기행위를 알선·권유 또는 유인하는 행위를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관련 종사자의 경우 1년이상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 가중처벌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여기서 관련 종사자에는 의료법에 따른 의료인 또는 의료기관 종사자가 포함돼 있어 의료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인거죠.
특히 해당 개정안에는 보험금의 반환청구 내용이 담겼는데요.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한 의료기관이 의료법 제33조제2항을 위반해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는 자가 개설, 운영한 경우와 함께 의료법 제64조 제1항에 의거해 개설허가가 취소된 경우에도 의료기관 또는 의료기관 개설자에게 보험금 지급액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도록 했죠.
의료법 제64조 제1항에 따라 의료기관 의료업 정지 혹은 개설 허가 취소 및 폐쇄 결정을 받은 경우 해당 개설자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보입니다.
앞서 전체회의에 상정한 이종배 의원이 대표발의한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안 또한 보험사기죄의 형량을 높여 경각심을 주자는 취지가 담겼는데요.
배진교 의원이 발의한 보험업법 개정안을 살펴 볼까요. 해당 개정안은 실손의료보험금 청구 절차를 심평원에 위탁하고 의료기관이 보험금 청구에 필요한 증빙서류를 심평원에 제출, 보험금 지급에 필요한 서류를 보험사에 송부하도록 하는 내용입니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개인정보 유출 및 악용 사례를 막으면서 보험금 청구절차를 간소화하자는 건데요. 의료계는 환자 의료정보가 보험사로 넘기는 게 아닌가 우려를 계속해서 제기하고 있죠.
이와 더불어 검찰청, 경찰청, 금융감독원, 심평원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관과 합동으로 보험사기 정부합동대책기구를 설치·운영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 철저히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리하면 민간보험사의 적자를 최소화하고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있는 셈입니다. 문제는 의료계에는 악재로 작용한다는 점이죠.
이는 의료계만의 우려는 아닙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혜숙 의원(더불어민주당)도 지난 22일 대정부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를 향해 윤 정부의 의료민영화 행보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는데요.
조규홍 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허수아비 장관으로 내세워 민간보험을 활성화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을 제기했죠. 최근 정무위가 보여주고 있는 행보를 보면 충분히 우려할 만한 상황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보험업계에 따르면 윤 정부는 규제개혁추진단을 주축으로 내년 말까지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관련 보험업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죠. 앞으로 정무위원회의 행보에 예의주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