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림화 추진, 건보공단 184명·심평원 122명 감축 계획 제출
보장성 강화 부서 축소·폐지 대신 '공공정책수가실' 신설
새 정부 국정과제 수행 맞춤형 인력 재배치…경상비 10% 감축
윤석열 정부가 공공기관 혁신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인 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문재인 정권 당시 만들어졌던 업무 축소 중심의 계획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건보공단은 184명, 심평원은 122명을 감축하겠다고 했다.
한정애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최근 건보공단과 심평원을 포함한 복지부 산하 공공기관 정부에 제출한 공공기관 혁신 계획안을 입수, 자료를 공개했다. 메디칼타임즈는 이중 건보공단과 심평원의 혁신안을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 전임 정부 업무 축소 또는 폐지…코로나19 조직 폐지
두 기관 모두 기관 고유 업무는 확대 강화하고 비핵심 기능은 축소 및 폐지하면서 조직을 '슬림화' 하는데 방점을 두고 있었다. 비핵심 기능에는 전임 정부가 추진하던 비급여의 급여화, 그 일환인 MRI 및 초음파 급여화 업무가 포함됐다. 인력 감축은 비핵심 기능 분야에 적용했다.
특히 두 기관 모두 코로나19가 아직 유행인 상황임에도 방역 완화라는 현 정부 기조에 따라 코로나19 관련 업무 폐지 계획을 냈다. 물론, 코로나19 대유행 종료라는 전제조건을 달았다.
건보공단은 정원 102명을 감축하고 82명을 재배치한다는 계획이다. 2022년 현재 건보공단 일반 정규직 정원은 1만5530명이다.
심평원은 정원 43명을 감축하고 79명을 재배치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심평원 일반 정규직 정원은 3545명으로 정원 감축 규모는 1.1% 수준이다. 단순히 비율만 놓고 봤을 때 건보공단의 정원 감축 규모(0.6%) 보다 컸다.
건보공단은 설립 목적과 무관하거나 타 기관 기능과 중복, 민간에서 수행 가능한 경우 등을 비핵심 기능으로 보고 21개를 선정 폐지 또는 축소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비핵심 기능에는 ▲초음파·등재 비급여 급여화 추진 ▲MRI 급여화 추진 및 위원회 관리 ▲문제 의약품 사후관리 ▲희귀질환, 치매, 잠복결핵 등 의료비 국고지원 사업 관리 등이 포함됐다.
건강플러스센터 운영은 폐지하고 건강증진센터 운영 및 관리 기능은 축소하기로 했다. 요양병원 감염병관리시스템 운영 역시 기능 축소 업무에 들어갔다. 코로나19 위기대응 및 방역지원 기능은 폐지하기로 했다.
건강플러스센터는 보건소 기능과 중복된다고 보고 올해 12월까지만 운영하고 폐지, 코로나19 상황이 종료되면 관련 기능을 폐지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26명이 감축된다.
심평원 역시 진료비 심사, 적정성 평가, 건강보험 정책지원 등의 핵심 기능은 유지하고 비급여의 급여화 기능을 축소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코로나19 손실보상 심사기능도 폐지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손실보상 심사 기능을 폐지하면 10명의 정원이 감축된다.
의료급여사례관리단 운영, 의료급여 장기입원 퇴원 지원 기능은 건보공단에 이관하기로 했다. 지난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이 올해를 끝으로 마무리되기 때문에 기능을 축소하면 관련 인력 47명 감축 효과가 발생한다.
의약품 안전 관리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DUR 관리실과 의약품관리종합정보센터를 통합해 조직과 인력 효율화를 꾀했다. 기능 통합을 통한 대부서화로 7명의 정원 감축이 발생한다.
■ 건보공단, 상병수당 인력 재배치…심평원, 공공정책수가실 신설
건보공단과 심평원은 지난 정부의 기능 축소를 통해 감축한 정원은 현 정부의 국정방향에 맞춰 조직과 인력을 재배치했다.
건보공단은 새정부 국정과제 120개 중 18개(세부과제 50개)가 관련 업무라고 보고 성공적 수행을 위해 혁신계획과 연계해 82명을 재배치할 예정이다.
올해는 우선 상병수당 시범사업(37명), 부과체계 2단계 개편에 따른 주택금융부채 공제와 지역가입자 보험료 정산(42명), 보건안전관리강화(3명) 등을 핵심기능으로 분류했다.
심평원은 국정과제 등 신규 사업 등에 79명의 인력을 재배치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우선 필수 공공의료 기능 강화 국정 과제 이행을 위해 심평원 심사평가연구소에 공공정책수가실을 신설하고 37명을 재배치할 예정이다.
내년부터 관리가 필요한 지출보고서 관리를 위한 전담 조직을 비롯해 보장성 강화 항목 중 지출 규모가 큰 항목 중심으로 과다이용 유인에 대한 재점검 및 급여기준 조정을 이끌 부서도 만든다는 계획이다. 디지털 헬스 등 혁신기술 분야의 신속한 시장 진입 및 신 보상체계 도입, 혁신의료기술 등재 신청 결정 업무를 위한 부서도 새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 창립기념일, 전 직원 유급휴일→폐지 또는 정상근무
양 기관은 경상경비도 아끼겠다고 했다. 경상경비는 행정활동을 수행, 운영하는데 필요한 고정적 비용인데 인건비, 부서운영비, 업무추진비 등이 포함된다.
건보공단의 올해 경상경비 예산은 1579억6200만원인데 상반기가 이미 지난 만큼 하반기에는 79억1000만원을 절감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는 일산병원과 서울요양원의 목표가 반영된 금액이다.
심평원 올해 경상경비 예산은 381억2000만원인데 남은 기간 동안 19억700만원을 아끼겠다고 목표했다.
건보공단과 심평원은 복리후생 일환으로 매년 7월 1일 '창립기념일'에는 전 직원 유급휴일을 운영했다. 공공기관 혁신에 따라 건보공단은 내년부터 창립기념일에도 정상근무를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심평원은 유급휴일을 폐지하기로 했다. 양 기관은 다만 단체협약 사항이기 때문에 노조와 합의가 필요하다는 전제를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