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JM, Clarity AD 임상 3상 풀데이터 공개
ARIA 부작용 발현 우려 불식…관련 협회 "환영"
아밀로이드 베타를 표적으로 하는 알츠하이머 신약 레카네맙의 Clarity AD 임상 3상 풀데이터가 공개됐다.
같은 기전의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이 효과 및 부작용 논란에 시달리면서 '반쪽짜리'라는 오명을 얻은 것과 달리 레카네맙은 인지 기능 저하 감소와 중증 이상반응 모두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1일 의학계에 따르면 예일 의대 크리스토퍼 H. 반 다이크(Christopher H. van Dyck) 등 연구진이 진행한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에 대한 레카네맙 투약 결과가 국제학술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에 공개됐다(DOI: 10.1056/NEJMoa2212948).
바이오젠과 에자이가 공동 개발한 레카네맙은 뇌 속 아밀로이드 단백질 축적이 신경 독성을 유발, 치매의 주 원인이 된다는 '아밀로이드 베타 가설'에 기반한 알츠하이머 신약이다.
같은 기전의 신약 아두헬름이 앞서 미국 FDA 승인을 얻은 바 있지만 효과가 충분치 않다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특히 아두헬름 10mg 고용량 투약군의 약 40%에서 뇌 부종, 뇌 미세혈관 출혈과 같은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 소견(ARIA)이 나타나면서 레카네맙의 임상 결과에도 이목이 쏠렸다.
이번에 공개된 데이터에선 효과는 물론 ARIA 관련 우려도 불식시켰다.
임상은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또는 뇌척수액검사로 확인한 초기 알츠하이머병(경도인지장애 또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경도치매) 환자(50~90세)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1:1 비율로 무작위로 할당돼 정맥 내 레카네맙(2주마다 체중 kg당 10mg) 또는 위약을 받았다.
주요 연구 종말점은 임상 치매 등급 점수(CDR-SB, 범위 0~18, 점수가 높을수록 악화)의 투약 18개월째 변화로 설정됐다. 2차 평가 지표는 PET을 통한 아밀로이드 축적 변화, 14개 항목으로 구성된 알츠하이머병 인지 평가 척도(ADAS-cog14, 범위 0~90, 점수가 높을수록 악화), 알츠하이머병 종합 점수(ADCOMS 범위, 0~197 점수가 높을 수록 악화), 알츠하이머병 일상 활동 척도(ADCS-MCI-ADL, 범위 0~53, 점수가 낮을수록 악화)였다.
총 1795명의 참가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898명은 레카네맙을, 897명은 위약을 각각 투약했다. 투약 전 평균 CDR-SB 점수는 두 그룹 모두 약 3.2였다.
분석 결과 18개월의 CDR-SB 점수 변화는 기준선 대비 레카네맙은 1.21이었고 위약의 경우 1.66이었다. 위약에서 점수가 더 커진 것은 상대적으로 치매가 더 악화됐다는 의미다.
698명을 대상으로 한 하위 분석에서 위약 대비 레카네맙에서 뇌 아밀로이드 축적도 더 많이 감소했다. 투약 전 평균 아밀로이드 수치는 레카네맙 그룹이 77.92 센틸로이드, 위약군이 75.03 센틸로이드였지만 18개월 후 기준선 대비 평균 변화는 레카네맙 그룹의 -55.48 센틸로이드, 위약군이 3.64 센틸로이드를 기록했다.
평균 ADAS-cog14 점수는 레카네맙 그룹이 24.45점, 위약 그룹이 24.37점이었고 18개월 후 기준치 대비 점수는 레카네맙 그룹이 4.14, 위약 그룹이 5.58로 레카네맙 투약 시 임상 지표 악화가 더디게 진행됨을 확인했다.
안전성 프로파일도 기대감을 충족했다. 레카네맙 그룹의 0.7%, 위약 그룹의 0.8%에서 사망자가 발생했지만 연구진은 약제나 ARIA와 관련된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레카네맙 그룹의 14.0%와 위약 그룹의 11.3%에서 심각한 부작용들이 발생했는데 주로 주입 관련 반응(레카네맙 그룹의 1.2%, 위약 그룹의 0%), ARIA-E(각각 0.8%, 0.3%), 심방세동(0.7%, 0.3%), 실신(0.7%, 0.1%), 협심증이었고 전반적인 발생률은 두 그룹에서 유사했다.
레카네맙을 사용한 ARIA-E의 사건은 영상 판독 결과 대부분 경미하거나 중등도 수준(91%)이었다. 이러한 증상은 대부분 증상이 없었고(78%), 치료 기간의 첫 3개월 동안 발생했으며(71%), 검출 후 4개월 이내에 해결됐다(81%).
아두헬름 고용량 투약군의 41%에서 ARIA가 발생했고 ARIA 발생자 중 심각한 부작용에 속하는 부종이 35% 차지한 것과 비교하면 레카네맙의 안전성 프로파일은 용인 가능한 수준으로 판단된다.
연구진은 "레카네맙은 알츠하이머 초기 질환에서 아밀로이드 마커를 감소시켰고 18개월에 위약보다 인지 및 기능 측정의 감소가 덜했다"며 "효과와 안전성을 확증하기 위한 장기 임상의 필요성이 있다"고 결론내렸다.
이와 관련 알츠하이머 협회는 고무적이라는 반응이다.
알츠하이머 협회는 "레카네맙의 CLARITY AD 3상 데이터를 환영하고 결과는 고무적"이라며 "임상 데이터는 이 치료법이 알츠하이머병의 초기 단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병의 경과를 의미 있게 바꿀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준다"고 미국 FDA 신속한 승인을 촉구했다.
미국 FDA는 2023년 1월 6일까지 레카네맙에 대한 신속한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