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구로 서재홍 교수, 의사과학자 양성 8개 병원협의체 성과 설명
500억원 가까운 정부 예산 투입됐지만 올해 종료 "연속성 아쉬워"
전 세계 바이오헬스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의사과학자 양성이 국가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핵심 인재(의사과학자) 부족으로 바이오헬스 산업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이 가운데 최근 총 500억원에 가까운 정부 예산 지원으로 병원들이 기대 이상의 혁신형 의사과학자 양성 성과를 보여줘 주목받고 있다. 바이오헬스 연구에 있어 핵심인력인 의사과학자 양성의 가능성을 엿본 것이다.
해당 연구 과제를 지난 4년 간 이끈 주인공은 고대구로병원 서재홍 교수(혈액종양내과).
서재홍 교수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 예산 지원을 받아 수행한 '혁신형 의사과학자 공동연구사업'을 통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이뤄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사업은 과기부와 복지부 주관으로 병원 차원에서 신진 의사과학자를 양성하고, 임상의와 연구자 간 협업연구를 통해 임상현장의 아이디어에 기반한 맞춤형 의료기술 개발을 추진하기 위해 기획됐다.
임상현장에서 활동하는 30~40대 젊은 교수진을 중심으로 의사과학자 양성과 연구를 지원하는 것이 핵심으로 임상의(MD)와 연구자(PhD)의 공동연구를 통해 임상 현장의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의료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총 예산만 약 477억원 규모로 연구사업에 참여하는 병원마다 크게는 연마다 15억원을 지원하고 이들이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임상 현장에서의 부담을 줄여줬다.
연구사업의 참여한 병원은 고대구로병원을 필두로 한양대병원, 고신대 복음병원, 순천향대 천안병원, 영남대병원, 인하대병원, 충남대병원, 화순전남대병원 등이다.
이들 병원들은 '병원협의체'를 구성, 연구사업에 참여한 총 80여명의 젊은 교수진의 연구성과를 공유했다.
그 결과, ▲의료기기 17건‧소프트웨어 3건 등 총 20건 ▲기술이전 24건 ▲교수 창업 8건 ▲(비)임상 28건 ▲연구과제 수주 125건 ▲인력고용 337명 등 80여명의 젊은 교수진이 연구에 집중했더니 기대 이상의 성과를 끌어냈다.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해 병원협의체를 이끌어 온 서재홍 교수는 "그동안 임상 교수들은 진료 부담으로 인해 연구에 집중할 수 없는 환경이었다. 진료를 해야지만 일정수준의 소득이 보장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라며 "이번 사업을 진행하면서 젊은 교수들 중심으로 진료 부담을 줄여 줬더니 연구 성과가 기대 이상이었다"고 강조했다.
서재홍 교수는 "간단하게 젊은 교수들에게 외래를 줄이고 정부 예산으로 지원받은 연구비와 연구공간을 제공했다. 행정인력도 제공해 잡일도 줄여줬다"며 "그 결과, 기대 이상의 연구와 기술이전 성과가 창출됐다. 인하대병원 등에서는 교수 창업까지 이뤄지며 임상현장의 경험을 살린 의사과학자 양성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연구과제 성과 불구 사업 종료 '아쉬움'
하지만 기대 이상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정부 예산이 지원되는 탓에 올해 말 의사과학자 양성 사업도 종료될 예정이다.
자연스럽게 8개 대학병원이 힘을 합친 '병원협의체' 운영도 종료를 앞두고 있다.
그나마 고대구로병원의 경우 연구중심병원 등 그동안 의사과학자 양성에 관심을 가져왔던 탓에 정부 과제 종료 뒤에도 자체 예산을 투입해 젊은 교수들의 연구를 지원하겠다는 계획.
서재홍 교수는 "신진 의사과학자 양성과 임상현장의 아이디어에 기반한 맞춤형 의료기술 개발해 바이오 메디컬 산업 활성화로 이어지기를 희망했다"며 "지난 4년 간 결과적으로는 성공적인 연구사업이었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이 같은 성과가 추가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이어 서재홍 교수는 "아쉬운 것이 이번 연구사업을 계기로 참여 병원들의 연구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점이다. 구로병원뿐 아니라 인하대병원 등 참여 병원에서 의사과학자 양성의 중요성이 강조된 것"이라며 "정부 예산 과제가 중단됨에도 불구하고 구로병원은 크지 않지만 자체 예산을 투입해서라도 젊은 교수들의 연구 지원을 도울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