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재정 누수 원인 요양병원 지목…현미경 관리 예고

발행날짜: 2023-03-02 05:20:00
  • 12월 공개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 방안 구체화 건정심 보고
    금융위와 백내장·도수치료 등 중점 관리 비급여 10개 관리 협업

정부가 인구 고령화에 따라 요양병원 급여비 증가 추세를 건강보험 재정 누수 원인으로 지목, 요양병원 관리를 강화한다. 입원 필요성이 낮은 환자의 장기입원을 막기 위해 기능을 재정립하고 성과 연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건강보험 재정 지속가능성을 위해 근골격계 MRI 초음파 급여를 제한적으로 실시하고, 매년 1조원씩 증가하는 약품비 관리 강화, 치료재료 전품목 모든 요양기관을 대상으로 실거래가를 조사하기로 했다. 재정을 관리하는 건강보험공단 조직 재정비 계획도 포함시켰다.

복지부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안)를 구체화해 28일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보고했다.

복지부는 일찌감치 예고했던 데로 지난 정부가 중점 추진했던 보장성 강화 항목을 재점검하고 예정됐던 보장성 강화 계획도 제한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이미 급여화된 MRI·초음파 항목 중 재정 목표 대비 지출 초과 항목, 이상 사례 발견 항목을 중심으로 급여기준을 명확화하고 개선한다는 게 골자다. 더불어 전문심사를 확대하고 전산 시스템을 개선해 선별집중심사 등 진료비 심사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영상 촬영 청구량이 높은 다촬영 의료기관 현장점검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이미 보장성 강화가 예정됐던 근골격계 MRI 초음파는 의학적 타당성 등을 검토해 필수 항목 중심으로 '제한적' 급여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본인부담률 결정기준을 정비하고 평가 우선순위 결정 절차 마련 등 선별급여 관리도 개선할 예정이다.

5년 동안 해마다 1조원씩 늘고 있는 약품비 관리도 강화한다.

이미 등재된 약제에도 약가 차등 적용 기준을 확대한다. 기준요건 충족 여부를 평가해 미충족 요건 하나당 155씩 최고 27.75%까지 인하한다. 임상적 유용성 등이 불분명한 약제 중 청구액이 연간 약 200억원 이상이고, 외국 1개국 이하에서 급여되고 있는 약을 재평가한다. 특허만료 만성질환약 등을 외국 약가와 비교하는 재평가 방안도 마련한다.

사후관리 일환으로 의약품 청구 내역을 활용해 실거래가 조사를 하고 실거래가 수준까지 약가 인하도 계속 추진한다. 사용량이 예상 청구액 또는 전년도보다 일정 비율 이상 증가하면 사용량-약가 연동 협상을 통해 최대 10%까지 가격을 조정한다.

일부기관, 일부 품목에 대해서만 현장조사하던 치료재료 실거래가를 청구자료 기반 모든 품목(2만432개)과 요양기관(약 7만곳) 대상으로 확대한다. 연구 등을 통해 실거래가 조사 개선 방안을 마련해 12월까지는 고시를 개정한다는 계획이다. 가격 재평가를 할 때 관세청 수입원가 정보도 활용한다.

요양병원 장기입원 방지…가산수가도 종합점수 기반으로

2011년 976곳이었던 요양병원은 2021년 1462곳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환자수도 약 25만명에서 42만명으로 증가했으며, 급여비는 2조2000억원에서 4조4000억원으로 2배 더 증가했다.

복지부는 입원 필요성이 낮은 환자의 장기입원 방지를 위해 의료적 필요도를 고려해 환자분류체계를 개선할 예정이다. 상반기까지 관련 연구를 추진하고 하반기에는 수가 개편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의료-요양 통합판정체계로 요양병원-요양시설 기능 재정립을 추진해 필요에 맞는 적절한 의료와 돌좀 서비스 체계를 구축 하는 게 정부의 방향이다.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안) 추진 방향

퇴원환자의 원활한 지역사회 복귀 지원을 위해 대상자 기준을 완화하는 등 요양병원 퇴원환자 지원사업 활성화도 추진한다. 하반기까지는 퇴원환자지원사업 대상자 기준 완화 등 수가 개편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현행 사업 기준은 입원 후 120일이 지나야 하지만 90일로 완화한다는 것. 요양병원 내 환자지원팀이 대상자별 심층평가를 하고 퇴원지원계획을 수립해 사회복지시설, 보건소, 통합돌봄 등 지역사회 자원 연계를 추진하는 식이다.

요양병원 가산수가도 종합점수 기반으로 지급을 제한한다. 현재는 평가 결과 구조, 진료 두 영역 모두 하위 20% 일 때만 수가를 제한하고 있다. 그 대상기관도 35곳 수준이다. 7월부터는 종합점수가 하위 5%일 때 수가를 제한하는 식으로 바뀐다. 수가 제한을 받는 요양병원은 69곳으로 늘어난다.

요양기관 자격 확인 의무화 추진, 관련 법 개정안은 계류 중

복지부는 실손보험 관리를 위해 금융위원회와 협업 체계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다. 비급여 규모가 크거나 증가세가 빠른 비급여를 선정해 실손보험 지급기준 개선 및 합동조사 등의 협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중점 관리 비급여는 ▲백내장 다초점렌즈 ▲도수치료 ▲하이푸시술 ▲맘모톰절제술 ▲비밸브재건술 ▲갑상선고주파절제술 ▲오다리교정술 ▲비급여약제(영양제 등) ▲재판매 가능 치료재료(제로이드MD 등) ▲하지정맥류수술 등이다.

건강보험 자격 도용을 방지하기 위해 요양기관도 환자 자격확인을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다만, 현재 요양기관 본인확인 의무화 건강보험법 개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인 상황이다. 복지부는 모바일 앱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격 확인 편의를 제공하고 미성년자, 응급상황 등 신분확인 예외사유도 구체화 할 예정이다. 더불어 우편 등으로 발송 중인 진료내역 확인서비스도 문자메시지, SNS 등으로 확대한다.

건강보험 과다 이용을 막기 위해서는 외래의료 이용량 기반 본인부담률 차등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외래이용이 연간 365회를 넘으면 환자 본인부담률을 90%까지 적용하는 식이다. 물론 중증질환 등 의료이용이 불가피한 경우에 대한 예외기준도 함께 마련할 예정이다. 본인부담 면제나 할인하는 등 과다이용 조장 의료기관에 대한 기획조사도 나선다.

복지부는 건강보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는 방안에 '건강보험공단 조직 재정비 및 경영 혁신' 항목을 추가했다. 지난해 발생한 46억원에 달하는 횡령 사건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재정 누수 사건 발생 시 신속보고 및 초동조치를 위한 긴급조치 매뉴얼을 마련해 적용하고 책임보험 보장한도도 최대 5000만원에서 20억원까지 상향을 검토하고 있다. 준법경영시스템 인증을 비롯해 건보공단 자체적으로 꾸린 경영혁신추진단을 통해 경영혁신 추진계획도 수립할 예정이다.

정부는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 방안을 바탕으로 올해 추진 가능한 단기 과제는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중장기 구조개혁 방안은 전문가, 의료계 및 국민과 충분한 소통을 통해 구체화해 올해 하반기 발표할 '건강보험 종합계획(2024~28)에 반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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