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역외상센터도 '응급환자 수용불가'로 거절
의료계 "외상 환자 치료 비일상적, 시스템 문제"
건물에서 떨어져 다친 외상 환자가 치료 가능 병원을 찾아다니다가 구급차에서 끝내 숨을 거두는 사건이 발생했다. 의료계는 외상 환자 치료에 대한 시스템의 한계라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29일 경찰 및 의료계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대구에서 4층 높이 건물에서 떨어져 골절 등의 외상을 입은 한 10대 소녀 A양이 치료가능한 병원을 찾다가 사망에 이르렀다.
구급대는 종합병원과 대학병원 총 4곳의 문을 두드렸지만 치료 전문의 부재, 응급환자가 많다는 이유로 거절을 당했다. 그 중에는 경북대병원 권역외상센터가 있었는데 당시 경북대병원 측은 응급환자가 많아 수용이 불가능하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은 약 2시간 동안 병원을 전전하다가 응답을 한 B종합병원으로 가는 과정에서 심정지가 왔다. 구급대는 CPR 등을 실시하며 대학병원인 대구가톨릭대병원으로 환자를 옮겼지만 이미 늦었다.
해당 소식을 접한 의료계는 외상 치료 시스템의 한계라는 우려를 내놨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결과만 보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약 2시간 동안 환자 의식이 있었다는 것을 봤을 때 초기에 치료를 했으면 생존 가능성이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우리나라에서 외상 외과가 일상적으로 잘 갖춰진 병원이 별로 없고, 있어도 소수이기 때문에 늘 바빠 응급환자마다 바로 투입될 수 없다"고 현실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