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영 에이티센스 CMO 겸 하트비트분석센터장
디지털 헬스 생태계 구축 속 심전도 데이터 분석 모델 개발
혁신 의료기기로 기대를 모으면서도 그동안 의료현장에서 좀처럼 활성화가 어려웠던 웨어러블 심전도(Wearable ECG) 검사기.
정부의 수가 신설로 본격적인 시장이 형성된 지 1년이 지난 현재, 스타트업과 제약사, 임상현장 활용이라는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생태계'를 형성한 대표적인 분야로 자리매김했다.
이 가운데 최근 들어선 심전도 데이터 분석의 중요성이 한층 커지면서 이를 전문으로 하는 분석 의원까지 탄생했다.
주인공은 하트비트분석센터의원이다.
메디칼타임즈는 10일 하트비트분석센터의원을 이끄는 에이티센스 이만영 CMO(Chief Medical Officer) 겸 데이터센터장(사진)을 만나 웨어러블 심전도 검사기 시장에서의 심전도 분석의 중요성과 앞으로의 과제를 들어봤다.
의료진과 임상병리사 뭉친 분석 '전문의원'
지난해 2월 보건복지부는 선별급여 형태로 웨어러블 심전도 검사기 활용할 수 있는 수가를 신설했다. 심전도 검사를 위한 홀터기록(Holter Monitoring) 항목을 기존 48시간 이내 외에 ▲48시간 초과 7일 이내 ▲7일 초과 14일 이내를 신설해 세분화했다.
기존 홀터기록 행위수가가 24시간 단일 기준으로 한정됐었지만, 고시 개정으로 최대 14일까지 확대되면서 수가도 기존 5만원에서 약 4배 이상 증가한 20만원까지 확대됐다.
이에 따라 웨어러블 심전도 시장에서 경쟁 중인 업체들은 의원급 의료기관부터 상급종합병원까지 검사기 활용에 따라 쌓인 데이터 분석 업무도 신경 쓰고 있다.
다만, 업체마다 방법은 제각각이다. 심전도 데이터 분석을 전담하는 ‘센터’를 운영하는가 하면, 의료기관과 MOU를 맺고 분석을 의뢰하는 기업도 있다. 한 업체는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분석하는 곳도 존재한다고.
이 가운데 심전도 데이터 분석 전담센터를 운영하는 곳은 에이티센스다. 이만영 센터장이 에이티센스의 자체 데이터센터 운영과 함께 의료기관에서 요청한 심전도 데이터센터 분석 업무를 10명의 임상병리사와 도맡고 있는 형태.
이만영 센터장의 경우 30년 간 가톨릭의대에서 순환기내과 교수로 근무한 부정맥 분야 권위자이다. 대한심장학회 부정맥연구회 회장을 역임하고 현재까지 대한내과학회, 부정맥학회 및 아시아·태평양 부정맥학회(APHRS)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년을 1년 앞둔 시점에서 명예퇴직을 선택, 에이티센스와 함께 웨어러블 심전도 시장에서의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이만영 센터장은 "지난 30년 간 순환기내과 전문의로 임상현장에서 힘써왔다. 부정맥 분야를 조금이나마 아는 부분이 있으니 심전도 시장에 보탬이 됐으면 하는 소박한 마음에서 시작하게 됐다"며 "정년을 기다리기보다 이왕 결정했으니 빠르게 시작해보고자 명예퇴직을 한 후 심전도 데이터 분석 비즈니스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웨어러블 심전도 시장에서 다양한 기기들이 존재하지만 3일을 주로 검사하는 것 보다는 최장 14일까지는 데이터를 확인해야 드라마틱한 변화를 확인, 분석할 수 있다고 여겼다"며 "센터를 운영한 지 1년이 됐지만 앞으로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분석의원에서 실감한 AI "데이터 분석적용 이르다"
이 가운데 이만영 센터장이 운영하는 데이터센터는 엄연히 의료기관으로 개설한 '의원급 의료기관'이다.
에이티센스의 웨어러블 심전도 기기를 활용하고 있는 의료기관이 요청한 심전도 데이터 분석업무를 하기 위해 이만영 센터장이 본인 이름으로 의원급 의료기관을 개설하게 된 것이다.
법적인 문제 발생 여지를 처음부터 없애고자 이만영 센터장이 선택한 길이다.
이만영 센터장은 "환자의 심전도 데이터 분석을 전문적으로 하기 위해선 의료기관 개설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며 "기업 산하 법인으로 운영하기에는 부담이 큰 부분을 고려해 의원급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하면서 임상병리사를 채용, 전문적인 심전도 데이터 분석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만영 센터장은 지난 1년 동안 수가 신설에 따라 의뢰받은 심전도 데이터 분석을 경험한 결과 AI 적용은 아직 이르다고 평가했다.
환자 개인마다 심전도 특성이 달라 AI 시스템 적용이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만영 센터장은 "사실 데이터 분석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는 목표 아래 일을 해오고 있는데 아직은 쉽지 않다. 노력을 하고 있지만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느끼지를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래서 데이터 분석사들과 함께 의료기관으로부터 의뢰받은 데이터를 직접 꼼꼼하게 체크할 수밖에 없다"고 개선점을 이야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전도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의료적 처치가 필요한 환자를 찾아낼 때면 의료인으로서의 보람도 상당하다.
이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쌓인 심전도 데이터를 통해 연구한 내용을 주요 학회에 발표하는 것이 이만영 센터장의 향후 계획이다.
이만영 센터장은 "아직 많지는 않지만 지난해부터 다양한 케이스가 쌓이고 있다. 의외로 의미 있는 병적인 소견을 가진 증례들을 드물지 않게 확인이 돼 의료기관에 연락해 처치를 요청하는 사례가 있다"며 "최근 고령화에 따라 의료비용 증가가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데 이러한 활동이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심전도 데이터 분석에 따라 확인된 증례를 부정맥학회 등에 발표해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데이터가 쌓이게 된다면 향후 의료정보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