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 중심 필수의료 대책 한계…중소병원 역할 중요"

발행날짜: 2023-05-17 18:17:10
  • 중병협, 정기총회 및 세미나 통해 중소병원 기능 강조
    의료질평가 등 상급병원 위주 정부정책에 아쉬움 토로

"3차병원 중심의 문제해결책으로는 한계가 있다. 의료전달체계 확립, 수가제도 정비 등 큰 틀에서 추진해야 한다."

대한중소병원협회 이성규 회장은 17일 열린 정기총회 및 학술세미나 개회식에서 비장한 표정으로 대형병원 중심의 의료정책의 한계를 짚었다.

중병협 이성규 회장은 3차 병원 중심의 응급 및 필수의료 대책에 대해 지적했다.

이 회장은 중소병원 중심의 의료인력난, 의료전달체계, 의료 질 평가를 개선대책과 함께 지역 책임병원 육성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최근 발생한 10대 소아환자 사망사건의 이유는 과밀화와 의료인력 부족이다. 정부는 그 해법으로 중증의료센터 확대를 추진했지만 적절치 않다"며 "그보다는 지역 내 응급의료기관이 역할을 하고 어려운 경우 권역응급의료기관으로 전원조치하는 편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병원 규모를 떠나 모든 병원이 의사구인난에 인건비 폭등으로 대출 규모가 커지고 있다"면서 "게다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로 고질적인 인력난은 해소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우려했다.

이 회장은 의료질 평가 제도 또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지적하며 "중소병원에 맞는 역할을 부여해 노력한 부분에 대해선 평가,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소병원이 지역사회 의료 인프라를 발전시키고 기여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을 부탁한다"며 "지역책임병원제도 신설 과정에 있어 지역완결형 의료를 만드는 데 힘써달라"고 덧붙였다.

중병협 세미나에 참석한 패널들도 지역 거점병원의 역할에 맞는 정부 지원체계를 강조했다.

학술세미나 주제 발표를 맡은 서울의대 노홍인 교수(휴먼시스템의학과)는 "공공의료 개념을 기능중심으로 적용해 지원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면서 "지역 거점병원도 공공의료 역할을 한다면 공공병원으로 봐야한다"고 했다.

그는 같은 맥락에서 지역 내 종합병원을 '필수의료지원센터' 지정을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중병협 박진식 지역병원살리기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 또한 의료전달체계 붕괴로 의료기관간 무한경쟁이 벌어지는 상황을 지적하면서 초고령화 시대에 맞는 해법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박 공동위원장은 "의료질 평가 지원금 상황을 보면 상급종합병원이 7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기능중심의 평가제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원 대책도 대형병원 중심으로 흘러가는 것에 대해 우려했다. 그는 "이는 결국 지역 거점병원의 응급실을 약화시키겠다는 것"이라며 "실제로 정부가 제시한 권역응급의료센터 진료 리스트를 보면 70%이상이 지역 중소병원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역 중소병원이 탄탄하게 받쳐줘야 권역응급의료센터도 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복지부 강준 의료보장혁신과장은 "10여년전 중소병원살리기TF협의체를 시작했는데 지금도 바뀐 게 없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라며 "의료전달체계가 각자도생, 무한경쟁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을 정부도 진지하게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역 거점의료기관 최우선 정책으로 기능 재정립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지역 병원이 지역의료를 책임질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지불보상체계 개편도 필요하다고 본다. 행위별수가도 장점이 있지만 어떤 방식으로 해야 지역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할 수 있을 것인지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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