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마다 매출 증가세…HK이노엔, 종근당 계약 연장 관심
펙수클루, 의원급 의료기관 '매출' 정체 현상은 숙제 남아
HK이노엔이 주도하던 P-CAB(Potassium Competitive Acid Blocker)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이 경쟁 체제로 전환된 지 1년.
출혈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기존 PPI(Proton Pump Inhibitor, 프로톤펌프억제제) 계열 약물이 차지하던 처방시장에 빠르게 진입하며 P-CAB 계열 약물들이 매출 동반상승을 이뤄내는 모습이다.
1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사 P-CAB 계열 치료제인 HK이노엔 케이캡(테고프라잔)과 대웅제약 펙수클루(펙수프라잔) 모두 처방 매출이 증가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 펙수클루가 국내 내과 병‧의원 중심 처방시장에 본격 출시, 경쟁체제로 돌입했음에도 불구하고 두 품목 모두 점진적인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구체적으로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케이캡은 지난해 1321억원의 처방 매출을 기록한 후 올해 1, 2분기 각각 357억원, 384억원을 국내에서 거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의 분위기대로라면 전년도에 기록을 갈아치울 태세다. 올해 2분기까지 케이캡 매출을 병원과 의원별로 구분해도 매출은 모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승 분위기는 경쟁 치료제인 대웅제약 펙수클루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후 129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데 더해 올해 1, 2분기 각각 108억원, 127억원을 기록하면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웅제약의 강력한 영업‧마케팅 능력으로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다.
특히 펙수클루는 경쟁 품목인 케이캡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보험약가가 책정된 상태에서 거든 매출 성적표라 그 의미가 더 크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와 관련해 정당 1300원인 케이캡 50mg와 비교한다면 펙수클루 40mg의 정당 보험약가는 939원이다.
의사 출신인 국내 제약사 임원은 "지난해 PPI 계열 치료제 시장의 경우 국내사 간 판권 이동에 따른 경쟁이 치열해진데다 대웅제약이 펙수클루 출시로 P-CAB 시장 확대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며 "제일약품 자회사 품목도 향후 처방시장에 진입한다면 시장이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다면 올해 하반기 케이캡과 펙수클루 두 P-CAB 계열 품목의 상승세는 계속될까.
일단 케이캡의 경우 하반기 예정돼 있는 종근당과의 공동 영업‧마케팅 연장 논의와 함께 제형 다양화 및 급여 확대 적용에 따른 임상현장 처방 건수 증가 여부가 매출 상승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케이캡은 지난해 5월 구강붕해정을 출시한 데 더해 올해 1월 25mg 저용량 제품도 처방시장에 본격 내놓은 바 있다.
반면, 펙수클루는 상대적으로 매출 상승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는 의원급 의료기관에서의 영역 확대가 하반기 숙제로 여겨진다.
대한내과의사회 곽경근 총무부회장(서울내과)은 "개인적으로 케이캡 구강붕해정 출시 이후 함께 처방하고 있는데 맛이 느껴진다는 부분에서 처방을 부담스러워 하는 환자가 존재한다"며 "구강붕해정 처방은 전체의 10분의 1 정도로 아직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저용량의 경우는 유지요법으로 활용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펙수클루가 지난해 하반기 출시되면서 전체 P-CAB 시장이 커졌다"며 "PPI 시장의 일정 부분을 차지해가면서 하반기 매출 상승세를 이어가야 하는 제약사 입장에서는 고무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