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진기 칼럼]"예나 지금이나?”(16편)

백진기 한독 대표
발행날짜: 2023-07-20 05:30:00 수정: 2023-07-24 09:50:05

직원들이 보기에 의아한 인사발령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회사에서 왜 그렇게 중요한 자리에 그런 사람을 앉혔는지 모르는 경우가 꼭 있다.

그런 사람이 피드백을 안주거나 피하는 분이다. 책임(responsibility)을 회피하는 분이다.

내 머리속에는 피드백하면 떠오르는 [주임급임원]이 한분 저장되어 있다.

지금도 그분을 생각하면 어떻게 임원까지 됐는지 궁금증이 안 풀린다.

그때는 기안지가 여행을 다녔다. 급할 것이 하나도 없는 시대였다.

급한 놈은 기안자인 "나" 밖에 없었다. 결재가 안내려오면 그 결재판이 어느 임원의 자리에서 잠자고 있는지 추적해야 했다.

결재난에 도장 찍힌 것이 협조까지 최고 20개나 되는 것을 봤다(1980,90년대 당시는 회사마다 조금 다르지만 사원-주임-대리-과장-차장-부장.....등의 직위가 임원포함 13-15개의 단계가 존재했다.)

인사는 고정결재라인에 15명의 결재자가 도사리고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쓸데 없는 짓이란 생각이든다.
도장찍는 분은 많은데 진정한 결재자(decision maker)가 아주 드물었다.

왜 중간에 도장을 찍었는지 지금도 모르겠다. 아마 정보공유 정도 아닌가 추측한다.

도장만 화려하게 찍히고 아무런 커멘트 없이 결재판이 내손으로 돌아온게 98%였다. 나머지 2%도 기안방향이 틀렸다는 내용이 아니고 오탈자를 잡아낸 자구수정뿐이었다.

자구수정은 그 [주임급임원]이 전담이었다. 어떻게 그렇게 오탈자를 잘 찾아 내는지 모르겠다.

그것도 빨간볼펜으로. 이거 잘해서 임원이 된 분은 아닐텐데. 중간에 아무도 커멘트해주지 않아서 덕분에 나는 내맘대로 기안하고 실행한 것은 사실이다. 100%책임은 내게 있으니까.

주니어가 단독으로 한 기안(proposal)이 얼마나 심도 있고 회사에 공헌도가 높았겠는가? 안 봐도 비디오다.

좀 건방진 얘기지만 회사내에 '내 성장(progress,growth)'에 대해 관심이 있는 분이 적었다.

스스로 동기부여(self motivation)를 하는 방법을 터득한 때가 그시기였다

지금도 피드백이 부족한 것은 마찬가지다.

리더들에게 피드백을 리얼타임으로 하라고 주문한다.

관련 스프트웨어도 많이 발전해 실시간 성과관리 프로그램(real time performance management program)이 많이 나왔다.

이것을 이용하면 1)업무지시부터 2)업무과정 3)업무평가 등 일련의 과정에서 피드백을 서로 주고 받을 수 있다.
평가도 카톡의 대화처럼 디지털 흔적들만 봐도 고과자 피고과자가 서로 놀라지 않은(not surprise) 공정한 평가가 가능하다

그래도 우리 리더들은 피드백을 낯설어 한다. 거북해 한다. 괜히 피드백을 주면 갈등의 원인이 된다고 생각해서 피한다.

직원들은 어떤가? 리더가 나중에 딴 소리하지 않기를 바란다. 명확한 업무지시를 요구하고 일을 하는 중이든 일이 끝나든 리더의 피드백을 원한다. 리더의 피드백이 없으면 그 직원은 '업무완성 기준'이 없는 것이고 발전이 없는 것이다.

가장 기초적인 인정욕구(recognition)도 충족시키지 못한다. 일할 맛(motivation)이 안난다는 말이다.

리더가 되서 왜 피드백을 주지 못할까? 이유를 보면 대강 3가지이다.

첫째는 그 업무에 대해 직원보다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둘째는 윗분에게만 관심이 있고 팀원에게는 일만 주고 받는 '거래관계'이기 때문이다.

셋째는 팀원의 일이 내 일이 아니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 세가지 요인중 2개이상이면 최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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