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신경과학회지에 대규모 추적 관찰 연구 결과 게재
단기 복용시 위험 연관성 없어…4.4년 이상시 악영향
임상 현장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위장약 양성자 펌프 억제제(PPI)가 장기 복용시 치매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4.4년 이상 장기 복용할 경우 치매 위험이 1.3배나 높아진 것. 하지만 연관성에 대한 분석일 뿐 인과관계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현지시각으로 9일 미국신경과학회 공식 학술지인 ' Neurology'에는 PPI제제와 치매간 연관성에 대한 대규모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10.1212/WNL.0000000000207747).
PPI는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기전으로 다양한 소화기질환에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약물 중 하나다.
하지만 일부 연구에서 PPI가 뇌졸중은 물론 골절과 만성 질환 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보고가 나오면서 학계에서 부작용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상황.
미국 미네소타 의과대학 카막시(Kamakshi Lakshminarayan)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치매와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일부 연구에서 보고된 치매 발병 영향에 대해 확실한 의학적 근거를 찾아보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치매가 없이 PPI를 복용중인 총 5712명을 대상으로 평균 5.5년간 추적 관찰하며 치매와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이들의 PPI사용 기간은 최소 112일이었으며 최대로 복용중인 환자는 20.3년이었다.
분석 결과 추적 기간 동안 총 585건의 치매 사례가 나온 가운데 2.8년 이하, 또한 2.8년에서 4.4년 사이 PPI제제를 꾸준히 복용한 환자는 치매 위험이 전혀 증가하지 않았다.
대조군과 비교해 치매 발병 위험이 1.1배에 그친 것.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다는 뜻이다.
하지만 장기 복용은 상황이 달랐다. 4.4년 이상 PPI제제를 복용한 환자들의 경우 대조군에 비해 치매 위험이 1.3배나 높아진 것.
이러한 경향은 복용중인 PPI의 양과는 관련이 없었고 다만 복용 기간에만 영향을 받고 있었다.
카막시 교수는 "PPI제제와 치매 관련 연관성을 분석한 최대 규모의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분석 결과 단기간 PPI제제를 복용하는 것은 치매와 아무런 연관이 없었고 장기 복용시 위험을 일부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이번 연구가 PPI제제를 끊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또한 연관성에 대한 분석일 뿐 인과관계가 아니라는 점에서 추가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