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 부대사업 – 원장이 피부관리샵을 병원과 동시에 운영할 수 있을까?
병원을 운영하다 보면 의료 서비스만으로는 매출 증진에 한계를 느끼고, 다양한 부대사업을 접목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경우가 있다. 가장 흔한 예로, 피부과 진료를 받은 환자들이 곧이어 피부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피부관리샵”을 함께 운영하는 사례를 들 수 있다.
관련하여, 의료기관 내부에 비의료인들이 상주하며 마사지 서비스를 하거나, 심리 상담을 하거나, PT를 하거나, 각종 물건을 판매하는 것이 가능한지 여부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 있는데, 주변에 물어봐도 누구 하나 이렇다 할 명쾌한 대답을 내놓지 못한다. 법령에서 “의료기관의 비의료 서비스”에 규정을 전혀 두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의료법인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의료법상 “의료법인의 부대사업” 관련 조문에 큰 의미를 부여하며, 그 개정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곤 하는데, 이는 여러분의 병원과는 관련 없는 이야기이므로 이제부터 관심을 끄셔도 좋다. 왜냐하면, 국내 대부분의 병·의원들의 개설자는 개인사업자이지 의료법인(재단법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의료법 제49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부설주차상 사업, 휴게음식점영업, 일반음식점영업, 이용업, 미용업 등은 의료법인에만 국한되는 이야기이므로, 이 조문이 어떻게 개정되는지 더 이상 관심을 두지 말자.
의료취약지역이 아닌 이상, 서울이나 기타 대도시에 의료법인 설립 허가를 받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개인사업자 병·의원의 부대사업의 경우
그렇다면 일반적인 개원가의 병·의원들에게는 위와 같은 부대사업이 전혀 허용되지 않는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우리가 가장 먼저 알아야 할 점은, “의사가 다른 사업을 해서는 안된다다는 금지 조항이 존재하지 않다는 사실” 이다.
보통 사람들이 막연하게 “병원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급여, 비급여 진료비용을 받는 곳이고, 다른 서비스 차지는 하면 안되는 것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사실 꼭 그렇지 않다. 보건복지부 또한 아래와 같이 의견을 표명하고 있다.
○ 「의료법」제3조제1항은의료기관을의료인이공중또는특정다수인을위하여의료업을하는곳임을규정하고있습니다. 이에의료법규에따라개설허가를받은의료기관에서의료업외의타업종을운영하는것은시설내환자와일반인들간의혼재로인한위생및감염취약등을고려하면부적절하겠습니다. ○ 다만, 의료기관이소재하는건물의형태에따라별도의독립된공간에서는관련법에서정하는바에따라제한적으로가능할것으로사료되며, 이에대해서는관할지자체에문의하여주시기바랍니다. -아울러상기한 "별도의 독립된 공간"이란의료기관과비의료기관을별개의기관임을인식할수있을정도로구획되어있고, 별도의출입구와전용의복도(또는통로)가명확히구분되어있는것을의미합니다. |
즉, 공간적으로 분리된 곳에서 서비스를 하는 것은 괜찮다는 것이고, 또 위 질의응답을 선해하면 위생 등에 문제가 없는 경우에는 꼭 분리하지 않더라도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고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서 건강기능식품 판매 같은 경우에는 꼭 구획을 하지 않더라도 병원 한켠에서 판매 영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주의할 점
다만, 병·의원에서 부대사업을 시작할 때에는 다음과 같은 점들은 주의해야 한다.
첫째, 의사가 해야 하는 의료행위를 일반 서비스로 이름만 둔갑하여 비의료인이 행하게 해서는 안된다. 예를 들어서 지방흡입술 이후에 레이저, 고주파 등은 의료행위의 일환으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를 “피부서비스” 라는 명목으로 관리사가 하고 관리비를 받는 것은 곤란하다. 이는 임의비급여로 취급될 가능성도 있다.
둘째, 만약 특정 공간을 “서비스 공간”으로 분리하고 허가/신고된 의료기관에서 배제했다면, 그 곳에서는 의료행위가 이루어져서는 안된다. 의료법에 따르면 의료인이 의료기관이 아닌 곳에서 의료행위를 할 경우에는 자격정지 3개월의 행정처분이 내려진다.
셋째, 의료기관 내에서 기타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고 했지, 무료로 하는 것도 괜찮다고는 안했다. 병원에서 환자들에게 나눠주는 선물과 관련하여, 전국 보건소에서는 휴지, 물티슈, 마스크 1장, 포스트잇 정도는 나눠줘도 좋다고 하지만, 텀블러, USB, 썬크림 등은 과도한 선물이라서 환자 유인·알선에 해당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몇 만원 정도 되는 PT 서비스, 마사지/관리 서비스, 심리 상담, 고주파, 발톱관리, 피부관리 등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은 당연히 문제가 된다고 보아야 한다. 이는 의료법 제27조 제3항에서 금지하는 환자의 유인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넷째, 세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사업자를 개설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을 해봐야 한다. 면세사업자의 경우 일반 서비스 사업자를 추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피부과, 성형외과 등 과세사업자의 경우에도 종소세 등 여러 현실적인 문제를 감안하여 별도의 사업자등록을 하는 케이스가 많다.
다섯째, 만약 병원 사업자와 일반 서비스 사업자를 대표자를 달리하여 별도로 냈다면, 두 사업자가 서로 소개비를 주고받는 것은 금지된다. 제휴 계약을 맺고, 서로 소개하는 것은 괜찮지만, 소개비를 주고받는 것은 유인·알선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