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청회 통해 설립 타당성 및 연구원 구조와 역할 등 공개
"해외 비슷한 롤 모델 다수 있어…임상-산업화 가교 필요"
대한면역학회가 국립면역학연구원 설립 공론화에 시동을 건다.
일부 의과대학에서 자체 면역연구소를 운용하고는 있지만 개별적인 연구에 그치고 있어 전체를 총괄, 팬데믹 대응 역량 강화와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할 만큼의 여력이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
특히 전 세계적으로 면역을 활용한 신약 개발 및 질환 치료 분야가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에서 국가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1일 면역학회에 따르면 학회는 인천 송도에서 개최 예정인 국제학술대회(KAI 2023)에서 국립면역학연구원 설립 공청회를 진행한다.
알레르기와 면역질환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며 임상 전문가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감염 및 면역 기전의 이해에는 역학적, 유전학적, 면역학적 접근이 필요하고, 통합적인 지식이 뒷받침돼야 최근 각광받고 있는 인체의 면역을 활용한 항암제 개발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
예상규 면역학회 대외협력위원장(서울대 시스템면역의학연구소 소장)은 "일부 의대에서 면역학 연구소를 운용하는 곳이 있지만 개별 연구에 그친다"며 "학계에서는 흩어진 연구 인력을 통합하는 허브 역할을 할 기관 설립에 목말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연구 인력이 모이면 그 규모에 맞게 국가적인 과제를 진행할 수도 있고, 감염 관련 난제 해결이나 치료에서 역할을 모색할 수 있다"며 "실제로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 사태가 일어났을 때 면역 관련 기관이 있었다면 주도적으로 아젠다를 설정하고 추진할 수 있었지만 그렇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경우 면역학자만 모인 것은 아니지만 문부과학성 산하의 자연과학종합연구소인 이화학연구소를 운영하고 있고, 고베 연구소의 경우 제약, 재생 의학 등을 연구하는 등 의학, 임상 쪽에 특화돼 있다.
이스라엘의 경우 세계 5대 기초과학 연구기관인 와이즈만 연구소를 통해 한해 평균 100여건의 특허를 기술이전으로 산업화하고 다학제 연구센터엔 박사과정, 행정 직원을 포함 약 3800명의 인력이 포진해있다.
신종 감염병 사태에서 백신뿐 아니라 면역항암제 개발에서 임상연구와 상업화의 가교 역할을 국가 지원 연구소가 할 수 있다는 것.
예 위원장은 "이스라엘의 와이즈만 연구소를 롤 모델로 가칭 국립면역학연구원을 구상하고 공론화하겠다는 것"이라며 "전창덕 광주과학기술원(GIST) 교수가 면역학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총대를 메고 이를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면역을 중심으로 한 신약 개발이 활성화되고 있어 관련 연구 전문 인력이 필요한데 연구소에서는 이런 인력 양성 역할도 겸할 수 있다"며 "공청회를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필요성에 대해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13일로 예정된 설립 공청회에선 세계적으로 선도적인 면역학연구소의 사례 소개를 시작으로 학회가 구상하는 바이오 정책 현황 및 추진 방향, 면역학 부흥을 위한 정부·국회의 역할, 국립면역학연구원 설립의 타당성, 국립면역학연구원의 구조와 역할에 대해 공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