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노사협상자리에서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 이런 질문을 던졌다.
"토끼를 잡으려면 두 귀를 웅켜 잡으면 되고, 닭을 잡으려면 두 날개를 잡으면 됩니다. 그러면 사람을 잡으려면, 어디를 잡으면 될까요?"
"목이요"란 답이 제일 먼저 나왔다. 한참후 노조위원장이 답을 맞췄다.
"마음이요"
가장 쉽게 '관리'하는 방법은 역시 '완장'를 차는 것이다.
완장을 찬 관리자는 지시만 한다. 보고 받으면 흠결을 찾아 말 폭력을 가한다. 흠결을 찾는 데 귀신이고 지적질에는 도사다.
요즈음은 '직장내괴롭힘금지법'이 있어서 그 수위를 조절하느라고 애쓴다. 그래도 그분 앞에 서면 작아진다.
무슨 지적이 언제 어디서 나올 줄 모르기 때문이다.
이런 분의 결정판은 뭐니뭐니 해도 '공개석상의 지적'이다. 교과서에 나와있는 "지적은 개별적으로 칭찬 공개적으로"는 귓등으로도 안듣고 안중에도 없다. 거꾸로 한다.
"지적은 공개적으로 칭찬은 개별적으로"
회의중에 일을 잘 못한 직원의 가슴에 집중 화살을 꽂는다.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의 무대포(배우 유오성역)처럼 "난 한 놈만 팬다"이다.
맞는 동료는 한명인데 그 자리에 참석한 팀원들이 더 떠는 이유가 뭘까?
"나도 언젠가는 저렇게 당할 것이다."
"10번 잘하다가 한번 잘 못하면 저렇게 당하니...당해낼 자 누구인가?"
그가 회사에서 잘 나가는 관리자면 큰일이다. 희망이 없다.
블라인드에 올려도 끄떡없다.
안으로 곪는다. 암이 조직 전체 퍼진다.
하바드대에서 분쟁,협상을 가르치고 있는 존엄성 연구 전문가 도나 휙스는 그의 저서 일터의 품격(원제: Leading with Dignity)에서 나와 같은 주장을 한다.
"조직내 갈등 1호는 리더가 성과를 내지 못하는 구멍 직원을 지목하고, 질책하는 수단으로서 회의를 활용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회의석상에서 상사에게 모욕을 당한 직원이라면 '이제 더 잘 해야겠다'는 결심보다는 1차 감정인 모멸감, 수치심 등을 느끼고, 2차 감정인 '분노'가 표출된다. 언제가는 되돌려 주겠다는 '복수심'을 품는다.
이런 관리자는 리드를 못하기에 리더가 아니다. 직원들이 마지 못해 끌려가는 것이다.
이런 조직은 '경조사부부'와 같다.
무늬만 같은 팀이다. 모래알 조직이다. 이런 팀이 오래 가는 것은 아주 드물다.이런 팀이 성과가 지속되는 것도 아주 드물다. 이런 팀에 무슨 생산성향상을 기대할 것인가?
학자들이 많은 변수로 리더십/관리 타입을 구분한다. 블레이크(Blake, R. R.)와 무튼(Mouton, J. S.) 교수는 concern for people, concern for production 두 변수를 활용해 처음엔 ‘관리격자(Managerial Grid), 이를 보안해
리더십격자(Leadership Grid)발표했다. 리더십유형을 81개 박스로 만든것이다.
리더십/관리 스타일이 '모'아니면 '도'는 없다. 그렇다고 81개도 아니다. 모와 도 사이에 무수히 많은 리더십/관리 타입이 있을 뿐이다.
나는 리더/관리자를 2 가지로 구분한다.
- '완장'을 찬 분
- '완장'을 안 찬분
가장 쉽게 '지속적 관리'하는 방법은 역시 '완장'을 벗어 버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