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홍 장관 "병상 수 축소 유도" 의지 밝혔지만 불안 여전
중소병원들 "뒤늦은 수급책 안타까워...의료인력 고갈 우려"
"대학병원 분원 6600병상에 더해 종합병원 병상까지 늘면서 그 이상의 병상 수 확대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정부가 대학병원 분원 병상 관리 의지를 내비쳤지만, 대한중소병원협회 한 임원은 대학병원 분원 설립에 따른 병상 수 확대 우려를 거듭 드러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신현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보건복지부 국정감사 첫날인 지난 11일, 대학병원 분원 설립으로 약 6천여병상이 늘어나게 된 상황을 짚고 정부 대책을 촉구했다.
앞서 복지부는 제3기 병상수급 기본시책(2023~2027)을 통해 과잉 공급된 병상관리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신 의원은 정부의 대책은 높게 평가했지만 이미 분원설립이 확정돼 추진 중인 6천여병상에 대책을 촉구했다.
특히 신 의원은 복지부가 병상 과잉지역으로 꼽은 인천서구 서울아산청라병원, 경기 평택 아주대부속병원과 함께 관찰지역인 송파구 길병원, 김포 인하대병원, 남양주 고대병원에 대한 정부의 대책 여부를 물었다.
복지부 조규홍 장관은 "(병상 수 과잉지역에 대해서는)공급제한은 물론이고 점진적으로 병상 수 축소도 유도할 계획"이라며 강력한 의지를 거듭 밝혔다.
이어 "(관찰지역에 대해)해당 병원은 원칙적으로 병상공급을 제한해야한다"면서도 "지역 필수의료 수요가 있으면 기능전환을 유도해 병상자원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방안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의사 수는 지난 18년간 의과대학 정원이 묶여 있었던 반면 병상 수는 지자체에 관리 권한이 있다보니 병상관리가 제대로 안된 측면이 있다"면서 "3기 병상수급 시책을 제대로 이행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을 통한 추가적인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복지부 장관이 대학병원 분원 확대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지만 의료현장의 우려를 뒤집지는 못했다.
경기도 한 중소병원장은 "이미 분원설립이 확정된 6천여병상을 뒤집을 수 없다는 점이 문제"라며 "그 이후로 종합병원들까지 병상을 늘려 8천여병상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우려했다.
대한중소병원협회 이성규 회장은 "뒤늦은 병상수급 시책이 안타깝다"면서 "중소병원들의 우려는 병상 확대로 인한 의사, 간호사 등 의료인력 고갈"이라고 말했다.
병상 수가 늘어난 만큼 인근 의료기관에서 의사, 간호사 인력을 대거 흡수할 것이고 그에 따라 중소병원 의료인력 블랙홀 현상이 우려스럽다는 지적이다.
이 회장은 "이 같은 의료인력 고갈현상은 인건비 폭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장기적으로 의료생태계에 긍정적이지 못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