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득영 비서관, 박민수 제2차관 후속 인사 하마평 거론
의료계 부정적 관측 제시…갈등 해결 소방수 역할 관심
윤석열 대통령이 이르면 이달 중 중폭 개각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보건복지부의 인사 개편이 의정갈등 해소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여부에 의료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일부 부처 장·차관을 교체하는 개각 준비에 착수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개각의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이제 개각이 필요하다"며 "후보 대상자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해서 국민을 위해서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인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 출범 초부터 임명된 장·차관들이 대상으로 보건복지부를 비롯한 행정안전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고용노동부·환경부·교육부 등이 해당한다.
이에 그동안 의대증원 정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왔던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 및 박민수 제2차관 등 또한 교체 대상에 포함될지 여부에 의료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 장관은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8년 제32회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이후 총무처와 관세청, 재무부, 기획예산처, 기획재정부 등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지난 2022년 10월 인사청문회 끝에 5개월 가까이 공석 상태였던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취임했다. 당시 복지부 장관은 정호영·김승희 전 장관 후보자의 잇따른 낙마로 적임자를 찾지 못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의료개혁 및 의대증원 정책의 실무를 이끌어왔던 박민수 제2차관 또한 재임 기간이 길기 때문에, 교체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박민수 2차관은 정부 출범 때 대통령실 보건복지비서관으로 임명됐으며 역시 2022년 10월부터 2차관을 맡았다.
박 차관은 의대증원 정책 발표 이후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을 주관해 오며 '의대정원 규모는 남녀 의사 근로 시간 차이 등을 토대로 추산했다', '의사가 없으면 전세기를 이용해 치료하겠다' 등의 발언을 통해 의료계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의대증원 정책에 반발하며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은 본인들의 복귀 조건으로 박민수 제2차관 경질 등을 요구하며 강력 비판에 나섰다.
박민수 제2차관 후임으로는 2022년 11월부터 대통령실에서 일해온 고득영 보건복지비서관이 유력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득영 비서관은 제37회 행정고시 합격 후 1993년 복지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의료자원정책과장, 보험정책과장, 한의약정책관, 인구아동정책관, 복지정책관, 인구정책실장 등 보건과 복지 정책을 두루 아우르며 경력을 쌓아왔다.
복지부 기획조정실장으로 근무 중 박민수 제2차관 임명이 확정되자 대통령실 보건복지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의대증원을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 갈등이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에서 복지부 장·차관을 모두 교체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의료계 관계자는 "전공의가 아직 돌아오지 않아 비상진료체계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의료정책을 총괄하는 복지부 장관을 누가 선뜻 하려 하겠냐"며 "조규홍 장관 또한 당시 인사청문회로 수차례 후보자들이 낙마한 끝에 힘들게 찾은 인사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사 교체에 성공해도 정부가 이미 의대증원 정책을 확정 지었기 때문에 갈등이 쉽게 해소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예견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인사와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